LIFE

캐나다 공항에는 승객들의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치료견들이 있다

공항은 스트레스가 심한 곳이다
랄프. 사스카툰 국제 공항
랄프. 사스카툰 국제 공항

랄프는 폭넓은 훈련을 받고 엄격한 심사를 거쳐 작년에 일자리를 얻었다. 엄격한 행동 수칙을 따르고 보안 프로토콜을 거쳐야 한다. 동료들은 랄프가 이 직업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안다.

랄프는 7세 알래스카 맬러뮤트이며, 사스카툰 국제 공항에서 정기적으로 일하는 치료견(therapy dog) 5마리 중 하나다.

체중이 71킬로그램인 랄프는 덩치가 제법 나간다. “랄프가 터미널을 돌아다니면 못 보고 지나칠 수가 없다.”고 사스카툰 공항의 소비자와 터미널 서비스 매니저 재키 포터가 허프포스트 캐나다에 말했다. 그러나 랄프의 조련사 마티아스 하크네스는 랄프가 “진정한 신사”라고 한다.

랄프는 다른 치료견과 친구가 되기도 했다. 랄프를 작게 만들어 놓은 것 같이 생긴, 어린 오스트레일리언 셰퍼드 로우얀이다. 포터에 의하면 가끔 이 둘이 함께 일할 때는 사람들이 놀라서 한 번 더 보곤 한다. “랄프가 줄어들었나?”

랄프와 로우얀
랄프와 로우얀

캐나다의 공항들에서는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해 치료견을 배치하는 것이 흔해지고 있다. 에드먼턴 국제 공항이 2015년에 가장 먼저 시작했고, 곧 인기를 얻었다. 에드먼턴 공항은 이제 다른 공항들에게 치료 반려동물 프로그램 자문을 해주고 있다. 현재 포트 맥머레이, 앨버타, 할리팩스, 밴쿠버, 위니펙, 몬트리올, 선더베이, 온타리오, 리자이나, 토론토, 사스카툰 공항 등이 치료견을 두고 있다.

공항은 스트레스가 높은 곳이다. 불안해하는 승객들, 엄격한 데드라인, 출발 지연, 좁은 공간 등이 전반적으로 불안한 환경을 만든다. 게다가 휴가와 명절에 따르는 스트레스도 있다.

개들이 어떻게 도움을 주는가

UBC 오카나간의 존-타일러 빈펫 교수는 치료견들이 “차분하게 해주는 기제로 작용하며, 사람들에게 생리적, 심리적 영향을 준다”고 허프포스트 캐나다에 설명했다. (빈펫은 UBC 오카나간의 개 세라피 프로그램 담당자이기도 하다.)

개들이 도움이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인간이 본질적으로 자연계에 끌리게 되어있다는 ‘생명애(生命愛) 가설’에서 찾을 수 있다고 빈펫은 말했다.

“공항의 상황은 스트레스가 심하고, 우리는 선천적으로 자연과 시간을 보내는 행위에 끌린다. 자연이 없는 사막 같은, 금속과 플라스틱, 가구 등으로만 이루어진 공항에서 개들은 그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개들은 신선하고 위안이 되어준다.”

모든 개들에겐 자원봉사 조련사가 있다고 포터는 설명한다. 포터가 일하는 사스카툰 국제 공항은 세인트 존 앰뷸런스와 파트너를 맺고 있다. 치료견 프로그램이 자원봉사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개들이 공항에 나타나는 시간은 미리 정해져있지 않지만, 공항측은 되도록이면 승객이 많은 시간에 와달라고 요청한다.

뱅쿠버 국제 공항
뱅쿠버 국제 공항

개에 대한 기억은 몇 년이 지나도 생생히 남아있다

존 치들리-힐이 공항에서 치료견을 만난 것은 3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도 그 경험을 생생히 기억한다. 사스케차완주 스위프트 커런트에서 토론토로 돌아오던 길이었는데, 아침 일찍 리자이나에서 3시간 동안 버스를 타는 것부터 시작하는 여정이었다.

“나는 비행기 탑승을 불안해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 날은 긴 하루였다.”고 한다. 스포츠 기자인 그는 2주 동안 스위프트 커런트에서 여성 컬링 세계 챔피언십을 취재하고, 자신보다 며칠 더 긴 이동 시간을 가졌던 이탈리아와 스위스 선수들과 함께 이동하고 있었다.

“공항에서는 정말 지친 출장자의 기분이었는데, 버터스카치가 나타났다.”

버터스카치는 ‘치료견’이라고 쓰인 빨간 조끼를 입은 작은 스카치 테리어였다.

“솔직히 내가 본 중 가장 귀여운 개였다.”라며, 버터스카치가 공항 분위기에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모르는 사람들끼리 버터스카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분위기를 정말 가볍게 해주었다.

버터스카치
버터스카치

치들리-힐은 버터스카치의 목적 의식을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마치 절차를 다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능률적으로 X-레이 기계와 보안 게이트를 통과했다고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가가 멈춰서고 쓰다듬어 줄지 기대하는 눈빛으로 보았다가,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갔다.”

치들리-힐이 5~10분 정도 버터스카치를 쓰다듬으며 논 뒤 버터스카치는 다른 사람에게 갔다.

“다들 신이 났다. 버터스카치가 가는 곳마다 행복감이 느껴졌다.”

개들은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찾아낼 수 있다

물론 누구나 개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이 개들은 관심이 없는 사람 근처에 있으면 다른 곳으로 가도록 훈련 받았다. 하지만 가끔은 치료견이 정말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알아볼 때도 있다고 캘거리 국제 공항 고객 경험 매니저 페기 블랙록은 말한다.

이 공항에는 50마리에 가까운 치료견(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도!)이 있다. 비탄에 빠진 사람들, 심각한 불안을 겪는 사람들을 알아볼 때가 많다고 한다. 캘거리 국제 공항은 치료견 머레이에 대한 영상을 만들기까지 했다. 머레이는 딸을 잃은지 얼마 안 된 승객에게 다가갔다.

빈펫 교수는 공항은 개들에게도 스트레스가 높은 환경일 수 있기 때문에, 공항에서 일할 수 있는 개는 따로 있다고 말한다. “조용한 병원에서 일했던 치료견들을 갑자기 공항으로 데려갈 수는 없다. 사람들이 전부 달려들어서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개들을 희생해서 승객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서는 안된다.”

개들에게 필요한 것도 꼭 고려해야 한다고 한다. “좀 오프라 윈프리 같은 말이지만, 우리는 언제나 ‘개들이 이 일을 하고 싶어 하나?’를 묻는다.”

공항의 스트레스는 치료견들이 철저한 심사를 받는 이유 중 하나라고 블랙록은 말한다. 캘거리 공항의 개들은 보통 한 번에 90분 정도 근무하지만, 그 시간은 개들에게 달려있다고 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개들은 자기 일을 사랑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