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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3일 11시 51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11월 13일 11시 51분 KST

넷플릭스 히트작 '퀸스갬빗'이 만들어지기까지 30여 년간의 비하인드 스토리 (제작자 인터뷰)

퀸스갬빗 작가 및 제작자 앨런 스콧과의 인터뷰

Netflix
주인공 베스 역의 안야 테일러조이

영화 제작자이자 작가인 앨런 스콧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전 세계 메가히트작 ‘퀸스갬빗’을 마침내 제작하기 전까지 무려 30년 동안 이 대본을 여러 스튜디오에 팔려고 시도해왔다.

실제로 넷플릭스가 선택하고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영화 ”아웃오브사이트”와 ”로건”의 감독 스콧 프랭크가 이 대본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제작되기까지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지도 모른다.  또 제작되기까지 감독과 스튜디오 간의 완벽한 짝을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퀸스갬빗’은 운이 좋았다. 앨런 스콘은 30년 동안의 기다림의 승리가 빠르게 보상받았다는 듯 ”모든 것이 완벽하게 제자리에 떨어졌다”고 허프포스트UK에 말했다.

‘섈로우그레이브‘와 뮤지컬 ‘프리실라:사막의 여왕‘을 제작하기도 한 앨런은 체스 드라마 ‘퀸스갬빗‘을 얻은 것은 ‘인력과 행운’의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12년 전 그는 월터 테비스의 1983년 ‘퀸스갬빗’ 원작 소설에 대한 영화 판권을 거의 잃을 뻔 했다. 

앨런은 ‘퀸스갬빗’ 판권에 대한 권리금을 매년 지불해왔으나 거의 20년 만에 ‘할리우드에 있는 어떤 사람’으로부터 권리를 완전히 포기하거나 영구적으로 살 수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짧은 시간 동안, 앨런은 이 쇼에 대해 고민에 빠졌다.

그는 ”얼마나 비용이 드는지 물어봤더니 그들이 말해줬고, 돈이 많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해 일이 잘 됐고 돈을 모아서 판권을 구입했다. 그것은 나에게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긁어모아 돈을 찾아내고 갚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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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쯤 앨런은 체스를 사랑하는 배우 히스 레저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히스는 ‘퀸스갬빗’의 장편 영화 버전을 연출하고 싶어 했다. 그는 ”다 좋은데 우리가 어떻게 스튜디오를 설득해서 당신이 감독을 맡게 할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그는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스튜디오와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의 단편 영화들을 보았고, 스튜디오는 하자고 말했다. 우리는 대본 작업을 하며 대본 초안을 완성했다. 나는 그에게 50~60년대의 음악을 즐겁게 소개해 주었는데 어느 날 그가 사망했다.”

앨런은 이어 ”그는 영화에서 작은 역할을 맡겠다고 했지만 우리는 서로 확정은 짓지 못했다. 히스 레저는 호주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직을 맡으려고 했다. 또 히스는 호주에서 체스 챔피언이었다. 그는 진정으로 관심이 많고 헌신적인 사람이었다.”

앨런은 ”히스는 재정적인 면에서 그가 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에 기꺼이 자금을 대려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히스가 어떤 역할이라도 맡는 게 조건이었다... 나는 그가 미국인이든 러시아인이든 남자 역할 중 하나를 맡았을 거라고 추측한다. 우리는 이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할 시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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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퀸스갬빗은 원래 계획했던 장편영화가 아닌 8부로 구성된 넷플릭스 시리즈로 제작됐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베스라는 이름의 어린 체스 신동의 평범해 보이는 이야기가 이렇게 매력적인 드라마로 바뀔 수 있었을까?

″영화계에는 체스 영화는 매우 전문적인 관객들만을 위한 거라는 통념이 있었다”고 앨런은 말했다. 그는 ”하지만 우리 중 그 누구도 그 말을 믿지 않았다”면서 ”반대를 믿었기 때문에 잘 됐고 우리의 예감이 맞아서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퀸스갬빗은 리뷰 집계 웹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 100% 점수를 자랑하는 몇 안 되는 TV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물론 퀸스갬빗은 단순히 체스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보여준다. 안야 테일러조이가 연기하는 주인공 베스는 고아로 약물과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고 망가진 가족 관계를 겪는 와중에 체스에 대한 집착과 놀라운 재능을 보이는 인물이다.

대본을 쓰고 제작을 담당한 앨런은 ”멋진 중심인물과 흡입력 있는 좋은 이야기라는 게 내게는 분명히 보였다”고 말했다.

체스를 해본 적이 없는 시청자들이 체스를 쉽게 이해 가능하게 하기 위해 앨런 스콧과 스콧 프랭크는 창의적으로 생각해야 했다. 동시에 세계 무대에서 높은 판돈을 가진 체스 선수가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보여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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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그들은 체스의 실제 규칙들을 이해할 수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는 시청자들을 위해 어떻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지 알아내야 했다. ”관객들은 체스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주인공이 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했다”고 앨런은 요약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한 십여 가지 방법이 있다.”

″관중이 체스의 기술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체스 실력 대신 베스의 인간성을 강조하는 게 목적이었다. 모든 좋은 드라마가 그렇듯 주인공은 취약한 점이 있고 시청자는 그런 점을 주목하고 따라간다. 알코올 또는 약물 중독이든 승부 전 긴장하는 모습이든 스킬 부족이든 뭐든 좋다. 그게 바로 드라마다. 드라마는 시청자가 주인공을 주목하고 감정 이입하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 주인공은 잘하길 원하는 아이이고, 그 아이는 고아다. 시청자들을 자극하고 감정이입 하도록 도와주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

퀸스갬빗은 사실 체스보다 게임을 둘러싼 강박관념과 중독의 문화를 보여준다. 즉 게임을 할 때마다 약물 의존은 베스에게 도움을 주지만 현실에서 더 멀어지고 정신 건강을 해치게 되는 요소다.

지루한 체스판을 계속 보여주는 게 아니라 퀸스갬빗은 술자리를 보여주거나 화려하게 스타일링된 의상을 매력적으로 보여주고 여러 등장인물의 관계를 긴장감 있게 선보인다. 앨런은 ”체스게임에 대한 이해 없이도 스토리를 따라가게 만드는 원작 책이 얼마나 영리한지 놀랍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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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은 대체 퀸스갬빗에서 뭘 보고 무려 30년 동안이나 스튜디오에서 제작하길 기다릴 수 있었던 걸까? ”단지 상상력을 자극하는 아이디어에 기반했다”고 앨런은 말했다. ”만약 당신이 내게 미래에 있을 어떤 이야기를 내게 들려준다면 내 상상력을 자극하거나 아니면 아무 매력도 없거나 둘 중 하나다. 비밀은 없다”고 말했다.

다음 작품은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지도 모른다. 앨런은 할리우드에서 대필로 대본을 쓰기도 하는데 ”속편에 대한 압박감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답했다. ”고려할 게 너무 많다. 이야기가 있는지, ‘전제’가 있는지 등”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계약 문제도 있다. 주인공 역 테일러조이가 다시 이 역을 맡을지?”

거의 반평생이 걸려 만든 이 작품이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지 불과 30일만에 시청자들이 속편을 바라는 상황이 한편으로는 아이러니하다. 

″시청자들의 반응과 인기에 모두 놀랐다”고 앨런은 고백했다. ”하지만 지금 앉아서 책을 읽고 싶은 누구라도 이 드라마가 정말 드라마 그 자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퀸스갬빗은 지금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허프포스트 영국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