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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왕실 여성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질병은 다름 아닌 '산후병'이었다

왕비가 후궁보다 단명했다.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스틸컷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스틸컷 ⓒMBC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은 끝내 천수를 누리지 못하고 사망한 후궁 ‘의빈 성씨’의 이야기로 많은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드라마에서 정조의 일편단심 사랑을 받은 궁녀 ‘덕임’은 마침내 후궁이 되어 문효세자와 옹주를 출산했으나, 이후 셋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병에 걸려 사망했다.

이야기에 따르면 의빈 성씨는 후궁이 된 후 단기간에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유산을 반복해 몸이 많이 쇠약해지고, 마음의 병을 앓았다는 것이다. 의빈 성씨의 죽음에 대한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지만 역사학계에서는 의빈의 증세를 임신중독증으로 추측하기도 했다.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스틸컷.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스틸컷. ⓒMBC

이를 뒷받침할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학계에 따르면 조선시대사 연구자인 이미선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는 학술지 ‘한국사연구’ 최신호에 낸 논문에서 ”조선시대 왕비 평균 수명은 51세였으며, 당시 최고의 의료 지원을 받았음에도 후궁보다 수명이 6년 짧았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왕실 여성 221명 중에서 인적 정보를 알 수 있는 왕비 46명과 후궁 43명을 대상으로 평균수명, 질병, 임종장소 등에 관한 기초적인 자료를 통해 조선시대 왕실 여성들이 어떤 질병을 겪었는지를 분석하고 사망 장소가 변화하게 된 요인이 무엇인지를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조선시대 왕비의 평균 수명은 50.84세였고, 출생과 사망 기록이 있는 후궁 47명의 평균 수명은 56.8세였다. 60세보다 오래 산 왕실 여성은 전체의 47.79%인 65명이었다.

물론 이는 양반가의 평균 수명보다 높은 편으로, 왕실의 여성들이 일반인보다 비교적 오래 살았던 것은 일반인보다 나은 생활 수준이었고 또 좋은 약재와 최고의 명의들로 구성된 내의원의 치료를 받는 등 높은 의료 혜택을 누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비교적 장수를 누렸던 왕실 여성들이 사망하게 된 원인 중 가장 많이 손꼽히는 질병은 다름 아닌 산후병이었다. 현대사회에서 흔한 정신병이나 우울증도 왕실 여성들을 죽게 한 질병이었고, 이 외에 출산과 관련된 질병, 천연두 등의 전염병, 천식, 중풍, 종기, 돌연사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

특히 그 중에서 왕비가 후궁보다 단명했다는 사실에 대해서 이 박사는 ”왕비 중 환갑을 넘긴 사람은 18명에 불과했다”며 ”평균 수명이 47세였던 조선시대 왕들처럼 내명부(궁녀 조직) 최고 여성으로서 정신적 중압감과 스트레스에 짓눌려 살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최서영 기자 sy15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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