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회사로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 대퇴사 시대(the Great Resignation) 속 기업과 근로자들에게 생길 변화

올라가는 퇴사율과 변화하는 업무 트렌드.

직장인 퇴사짤
직장인 퇴사짤 ⓒ온라인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전 이 세상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 벗어 던지고 제 행복을 찾아 떠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꿈꿔봤을 퇴사 멘트지만, 용기가 부족해 희망사항으로만 모셔두던 이 소망이 점점 현실화되는 듯하다. 실제로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로 퇴사율은 점점 치솟아 작년 11월 퇴직한 미국 직장인의 수만 450만명에 달했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OECD에 따르면 백신 접종 이후 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되었지만 회사를 그만 둔 사람들은 돌아올 기미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대(大)퇴사시대(the Great Regression)가 도래했다고 한다.

미국 월별 퇴사자 수, 퇴사율
미국 월별 퇴사자 수, 퇴사율 ⓒ미국 노동통계청 자료

대퇴사시대

대퇴사시대란 미국 경영학 교수 안토니 클로츠가 작년 5월 처음 사용한 단어로, 1929년 미국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처럼 하나의 용어로 자리잡게 되었다. 

아데코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을 그만둔 사람들의 비율을 봤을 때 저연차나 고연차가 아닌 10~15년가량 직장생활을 지속해온 사람들, 그리고 남성보다 여성의 비율이 더 높다고 한다. 연봉의 경우엔 호텔, 레스토랑 등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았던 직종의 퇴사비율이 고임금 직종의 비율보다 높았다.

미국 년도별 퇴사율 그래프
미국 년도별 퇴사율 그래프 ⓒ미국 노동통계청 자료

더 배탈리온이 최근 미국인들의 퇴사 이유를 조사한 결과,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는데, 그 대부분의 시간이 행복하지 않아서’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코로나 이후 직장인들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다는 점도 큰 이유였다.

이는 직장인들이 일을 단순히 생계 유지의 수단으로 보던 과거와 달리, 일 속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자아실현만이 아니라 워킹-라이프 밸런스, 사회적 가치 창출/실현 등 본인의 성향에 따라 추구하는 우선순위도 달라졌다. 근무자들의 선호도와 우선순위가 뒤바뀐 만큼 앞으로의 일터 환경도 많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Plan Shoot / Multi-bits via Getty Images
ⓒ게티이미지

2022 업무 트렌드

다음은 위포럼콘페리에서 언급한 2022년의 업무 트렌드 중 우리나라가 주목하면 좋을 사항들을 꼽아 봤다.

 

1. 워크케이션

워크(work)와 베케이션(vacation)의 합성어인 워크케이션은 단순 재택 근무에서 더 나아가 휴가지에서 일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바다가 보이는 관광지도, 전망 좋은 호텔 방도 될 수 있다. 원격 근무가 ‘뉴 노멀’이 되며 꼭 사무실이나 집에서 일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기업 스트라이프의 경우 작년 4분기 신입직원의 74%를 회사가 위치한 지역 외 다른 곳에서 채용했으며, 우리 나라의 메리어트 호텔 포함 다른 호텔들도 쉬면서 일을 하고 싶은 직장인에게 워크케이션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워크케이션 상품
워크케이션 상품 ⓒ메리어트 호텔 홈페이지

2. 직업 다양성과 부업

CNBC에 따르면 디지털 경제가 커지며 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네이티브 직업이 많아지고 있다. 거창하게 들리지만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운동화 리셀러 등도 이에 포함된다. 10년 전만 해도 해당 직업이 돈을 잘 벌고 인기를 얻을지 아무도 몰랐지 않은가. 부업의 가장 큰 예로는 근무 시간에 직장인 브이로그를 촬영하며 유튜버로도 활동하는 이들이다. 실제로 한 사람이 10년 뒤엔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사람들은 이미 다른 일을 하지 않더라도 주식, 재테크 등을 통해 수입의 수단을 늘려가고 있다.

 

3. 피고용자들의 해

콘페리는 올해를 피고용자들의 해라고 정의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직원들의 복지가 중요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복지 강화를 장려하고 있다. 영국의 일부 기업들은 올해 6월부터 주 4일제를 시범 도입하고(직원 급여와 혜택은 그대로다), 일본의 유니클로는 지난 16일, 유능한 경력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회장 연봉의 2.5배인 최대 10억엔(약 100억원)의 연봉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국내 기업들 또한 사내 상담사 채용 및 정신건강 진료비 지원을 통해 직원들의 신체건강에 이어 정신건강에 주목하는 등, 직원 복지는 점점 좋아지는 추세다.

ⓒ게티이미지

4. SNS=포트폴리오

대외활동을 지원한 경험이 있는 자라면, 팔로어가 많은 SNS를 보유하고 있는 지원자에게 가산점이 부여되는 경우를 봤을 것이다. 예전엔 SNS가 개인의 일상을 기록하는 곳이었다면 이제는 이 또한 하나의 스펙이 되었다. 기업 입장에서는 유명한 인플루언서를 고용하여 기업을 홍보하고, 그의 과거 게시물을 보고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을 높게 사고 있다. 이제는 종이 이력서 대신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디지털 공간의 활용이 더욱 중요해질 날이 멀지 않았다.

 

문혜준 에디터: huffkorea@gmail.com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