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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12일 17시 07분 KST

"깡마른 몸매 되고싶다" : 국내 거식증 환자 중 10대 여성 청소년 비중이 가장 많았다

세계보건기구는 '거식증'을 우선적으로 치료해야하는 청소년 질환으로 꼽기도 했다.

Getty Images

“‘먹토’(먹고 토하기)합니다. 같이 조여요.”

“지금 120시간 단식 시작했습니다.”

“03년생 ‘뉴비’(신입)예요. 170㎝, 45㎏이 목표예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렇게 극단적인 방식으로 살을 빼고 있다거나, 같이 다이어트를 하자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주로 10대 여성 청소년이 올리는 글로, ‘프로아나’(pro-ana) 같은 해시태그가 달려 있다. 프로아나는 거식증(신경성 식욕부진증·anorexia)을 동경하거나 지지(pro)하는 것을 가리키는데, 이들은 무작정 굶거나 ‘먹토’, ‘씹뱉’(씹고 뱉기) 등의 방법을 통해 깡마른 몸을 만드는 데 몰두한다.

이러한 흐름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11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국내 거식증 환자 중 10대 여성 청소년이 14.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거식증으로 진료를 받은 이는 모두 8417명으로, 5년 동안 1590명(2015년)에서 1845명(2019년)으로 16% 증가했다. 이들 중엔 여성이 6346명(75.4%)으로 남성(2071명·24.6%)보다 3배 이상 많다.

성별·연령별로 보면 10대 여성이 14.4%(1208명)로 가장 많았고, 20대 여성(11.4%, 957명)도 적지 않아 ‘마른 몸 강박’이 이들에게 집중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80살 이상(13.1%, 1103명)과 70대(13.0%, 1093명) 등 고령층 여성 비중도 큰 편이지만 이들의 경우는 우울증에 수반되는 현상 등으로 풀이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한겨레
최근 5년간 거식증 진료 현황

거식증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가장 우선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보는 청소년 질환 가운데 하나다. 남 의원은 “건강하게 성장할 시기인 10대가 대중문화 등이 부채질하는 ‘마른 몸 신화’에 압박을 받으며 건강을 해치고 있다”며 “거식증은 사망률도 높아 초기에 개입해 신속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한국의 비만 기준이 국제 기준에 견줘 낮은 탓에, 식욕억제제 처방의 ‘문턱’이 낮다는 점도 이런 현상을 부추기는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을 비만으로 보는 반면,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통계는 체질량지수 25 이상을 비만으로 본다. 이에 기반해, 마약류인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의 수입 허가 기준은 체질량지수 30 이상이지만 ‘안전한 사용을 위한 처방 기준’은 체질량지수 25 이상이다.

남 의원은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향정신성 식욕억제제가 최근 5년간 13.1% 늘었는데 식욕억제제 수입 허가와 처방 기준이 각각 상이한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비만 기준도 세계적인 기준과 다르고 국내에서도 각각 달라 혼란을 주고 있다”며 “합리적인 기준을 다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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