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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THAAD), 선택의 기로에 선 한국

한국은 핵탄두가 장착될 가능성이 있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주변국과의 관계 악화를 무릅쓸 것인가? 미국의 사드(THAAD) 미사일 방어(MD) 체계를 배치하는 것은 일 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국의 발목을 잡아온 문제입니다. 한국 내의 다양한 정치세력뿐 아니라 외국 정부까지 우려를 표하는 등 다양한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한국 정부는 사드와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가 각각 가지는 손익을 고려하고 사드가 가지는 군사적 효용이 중국과 러시아의 우려를 감수할 만한 것인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 NK News
  • 입력 2015.04.09 06:02
  • 수정 2015.06.09 14:12
ⓒWikimedia Commons

한국은 핵탄두가 장착될 가능성이 있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주변국과의 관계 악화를 무릅쓸 것인가?

미국의 사드(THAAD) 미사일 방어(MD) 체계를 배치하는 것은 일 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국의 발목을 잡아온 문제입니다. 한국 내의 다양한 정치세력뿐 아니라 외국 정부까지 우려를 표하는 등 다양한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한국 정부는 사드와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가 각각 가지는 손익을 고려하고 사드가 가지는 군사적 효용이 중국과 러시아의 우려를 감수할 만한 것인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역할과 기능

사드(THAAD, 고고도 지역 방어체계)는 미군이 중단거리탄도탄을 종말단계에서 차단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탄도탄 방어시스템입니다. 이는 스커드 미사일이나 이와 유사한 종류의 미사일을 차단할 때, 특히 높은 고각으로 아치를 그리며 날아올 때 가장 효과적인 방어 수단입니다.

사드는 사거리 200 킬로미터에 최대 150 킬로미터의 고도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AN/TPY-2 X-밴드 레이더(육상 및 항공 수송이 가능한 세계에서 가장 큰 X-밴드 레이더)를 갖추고 있어 발사된 미사일을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습니다. 사드의 요격체에는 폭발물이 실린 탄두가 없습니다. 대신 미사일 목표물을 직접 타격하는 방식, 즉 운동에너지를 이용해 목표물을 파괴하는 직격파괴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 방식은 흔히 총알로 다른 총알을 쏘아맞추는 것에 비견됩니다.

이 방식은 패트리엇 지대공미사일의 변형인 PAC-3를 비롯한 다른 체계에서 성공적으로 사용되던 것입니다. 1990년대 초기 모델 이후 미군은 2001년 이래로 최소 39번의 시험을 해보았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 시험을 통해 사드는 지상에서 발사된 것 미사일 뿐 아니라 대기권 안팎의 항공기에서 발사된 크루즈 미사일과 탄도탄 역시 차단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미군은 사드가 동시에 발사된 여러 개의 목표물을 다루는 능력이 있다는 것과 기존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아지스와 패트리엇이 여러 개의 미사일에 대해 합동으로 방어할 수 있도록 상호운용이 가능하다는 것 역시 성공적으로 검증했습니다.

사드 발사체 | 사진출처: MDA

초기의 사드

1987년 처음 고안된 이후 1990년대와 2000년대를 거치며 사드는 발전과 시험의 과정을 겪었습니다. 미군은 2008년 5월 텍사스 포트 블리스(Fort Bliss, Texas)에서 최초로 사드를 도입하였습니다. 미군은 2009년, 2012년, 그리고 2014년에 사드 포대를 추가로 활성화시켰으며 최종적으로 최소 6개의 사드 포대를 배치하는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최초의 사드 사용은 2009년 6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하여 미 국방장관 로버트 게이츠(Robert Gates)가 하와이에 사드 배치를 명령한 것입니다. 2013년 4월, 미국은 태평양 괌에 사드 포대를 배치했고,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주대상임을 다시 한번 천명하였습니다.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관심은 2013년 10월, 한국의 국방장관이 사드와 패트리엇 시스템의 최신형인 PAC-3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며 제기되었습니다.

한국의 관심과 반대

미군은 한국이 일본 자위대의 미사일 방어 장비에 이어 태평양 지역에 있는 미군의 미사일 방어체제와 통합될 수 있는 사드를 구입하고 설치하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14년 여름까지 한국정부는 미국에서 생산된 사드를 구입하는 것을 망설여왔으며, 대신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KAMD, Korea Air and Missile Defense)를 개발하고 설치하는 일에 더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정부는 국방의 독립성과 무기 수출을 위해 한국형 군사 장비와 무기 체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모든 사람들이 이 시스템이 효과적이라고 믿는 것은 아닙니다." 호주국립대학 한국학연구소의 리오니드 페트로프(Leonid Petrov) 연구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국은 이미 점진적으로 KAMD를 개발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최근 14억 달러를 지불하고 미국으로부터 136개의 PAC-3 요격체를 구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사드 발사 | 사진출처: MDA

2013년 여름, 한국정부는 주한미군이 사드 포대를 한국에 배치하는 안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연속적으로 고각도 고고도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한국의 기존 미사일 방어 능력을 피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오가던 6월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정부와 국회, 국민 사이에 불협화음이 일었습니다. 한국의 여당인 새누리당은 최근 사드 배치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3월 9일 당내 지도부 회담에서 "몇몇 의원들이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사드 배치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오랜 기간 동안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도입을 주장해왔으며, 가을 대정부 청문회 기간에도 이 이슈를 제기했습니다."

반면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사드 배치에 대해 반대를 표명해왔습니다. 야당의 대변인 김영록은 한국정부의 행위를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평가하며, 박근혜 정부와 국가안전보장협의회가 "외교적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중국이 한국 내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것에 대한 한국 정부의 껄끄러운 입장을 언급한 것입니다.

한국의 시민단체들 역시 사드 배치에 집회의 형식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약 120개의 시민단체들은 합동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를 파괴하고 한중관계를 손상시키는 사드 배치를 반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주변국의 반대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과 한국의 시민단체들의 성명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것은 한반도내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대에 대처하는 한국정부의 입장입니다. 중국정부는 한국군 소속이든 주한미군 소속이든, 한국 내 사드 배치에 반대해왔습니다.

페트로프 연구원은 NK News와의 인터뷰에서 "이 시스템이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대한 대응일 뿐, 이 지역의 기본적인 군사적 균형에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는 미국의 확언은 주변국들에게 여전한 긴장감을 남깁니다. 한반도 내에서의 새롭게 고조되는 대결구도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에서 생산한 탄도미사일 방어 장비의 한국 배치를 우려하면서 새로운 긴장이 발생했고, 한국과의 경제 협력에 균열을 가져올 것입니다."

AN/TPY-2 X-밴드 레이더 | 사진출처: MDA

중국은 사드 포대를 포함되는 발사체와 레이더를 비롯, 미군의 대규모 통합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일부가 될 수 있는 추가적인 장비 배치에 우려를 표해왔습니다. 중국정부는 AN/TPY-2 X-밴드 레이더의 사정거리가 1,000 킬로미터 이상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북한이 아니라 중국이 이 시스템의 주요 목표물이라고 주장합니다. 중국은 한국에 미사일 방어체제를 배치하는 것이 이란의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동유럽에 배치된 미사일이 러시아 역시 마주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North Korea: The Struggle against American Power>과 <Crisis in Korea: America, China, and the Risk of War>의 저자인 팀 빌(Tim Beal)은 "중국은 미국이 어떻게 설명하든 사드 배치를 위협과 도발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긴급상황'은 언제든 꾸며낼 수 있으며 무기체계나 기지는 한번 설치되면 그대로 지속되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빌은 "한국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조심스럽게 계산해야 한다"고 말하며, "결국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철수할 것이지만 중국은 계속해서 그곳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앵글로 주립대학교의 정치학과 교수이자 국제위원회의 한국학 연구소장인 브루스 벡톨(Bruce Bechtol)은 중국은 한국 내 사드 배치에 반대할 합당한 이유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는 "중국은 한국이 그 어떤 국가보다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의 공격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하며 "그들의 공포는 미국이 미사일 시스템을 중국을 대상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편집증에서 비롯한다. 이는 합당한 우려가 아니며 청와대와 백악관의 결정에서 고려할 요소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으로서는 미국보다 가까운 중국의 지리적 위치와 중국의 지역적 패권, 그리고 가장 큰 무역 대상국이라는 점 때문에 중국의 반대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최근 한국정부는 중국의 우려가 한국이 사드 배치를 허용하는 데 고려하는 요소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중국의 우려에 역행해왔습니다.

"인접국이 우리의 국방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 해서는 안됩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3월 17일 기자회견에서 말했습니다. "주변국들도 나름대로의 입장은 있을 수 있지만 미국 정부가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를) 결정해 협의를 요청해오면 군사적 이익 등을 고려해 우리 주도로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고 이는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부산대의 정치외교학과 교수 로버트 켈리(Robert Kelly)는 이를 한국정부의 올바른 방향성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켈리 교수에 따르면 한국은 중국의 요구에 "굴복"해서는 안 되며 북한의 핵 개발이 남한에게 "실재하는 위협"으로 존재하는 만큼 이는 부정적인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역시 사드 배치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주한 러시아 대사인 알렉산더 티모닌(Alexander Timonin)은 3월 19일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에 대해 "일방적이고 부정적"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우리는 (사드 배치가)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시아 전체에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러시아 정부와 중국 정부는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군사적 입지와 역량이 증가하는 것과 특히 넓은 지역을 아우르고 해당 지역의 군사력을 미국의 군사망에 포함시키는 체제에 대한 반대 의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북한 역시 남한의 사드 배치에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작년 9월, 북한의 국영 언론인 로동신문은 사설에서 미국이 "주변 열강들을 압도"하려 한다며 "이 지역의 잠재적인 도전자, 특히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고안된 의 미국의 군사 전략 정책의 일부라고 주장했습니다. 3월 들어 조선중앙방송은 "사드 배치는 이 땅의 안보에 위협을 가하고 남한 경제에 부담을 가져올 것"이라며 미국은 "그들의 군사적 목표를 달성하고 패권을 위한 야욕을 실현하고자 사드 배치를 강행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사드, 정말 배치될까?

한국의 군사력이 사드와 동일한 기능을 하는 독립적인 국방 시스템을 개발하고 실전에 도입하는 방향으로 기울어 있는 만큼, 한국 내 사드 배치에 관련해서 두 가지 의문이 가능합니다. 주한미군이 자체적으로 한국에 사드를 배치할까? 그렇다면, 어디에 어떤 조건으로 배치할까?

주한미군의 한반도 내 사드 배치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미군은 한국 정부와의 완전한 협의 하에만 사드를 배치할 것이며 일방적으로 진행하지 않을 것임을 명시한 바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3월 19일 오는 4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고위급회의에서 양국 고위급 인사들이 "비공식적으로" 사드 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드 배치를 지지하는 입장인 주한미군 사령관 커티스 스커패로티(Curtis Scaparrotti)는 3월 19일, 미국 하원 세출위원회의 국방분과위에 제출한 서면진술서에서 미국과 한국 정부가 다층의 미사일 방어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고 서술한 바 있습니다.

아직 한국 내 사드 배치에 대한 뚜렷한 결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 3월 12일, 주한미군은 작년에 사드 배치 후보지를 물색하기 위한 현지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3월 15일 미군이 비상 상황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사드 배치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히며 공개되었습니다. 주한미군 측의 현지 조사 결과는 비상 시 배치 상황뿐 아니라, 한국이 승인과 함께 사드가 배치되는 상황에도 적용될 여지가 있습니다. 사드 배치 후보지로 거론된 곳은 경기도 평택과 강원도 원주, 부산 기장이 있습니다. 한국 언론들은 3월 19일 대구 역시 목록에 들어가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네 곳 모두 미국에서 비행기를 통해 운송된 사드를 신속히 배치할 수 있는데 유리한 조건인 군대 주둔이 가능한 커다란 비행장을 갖추고 있으며 군사, 행정, 물류 측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각 후보지에 사드를 배치할 경우 사거리 범위 | 이미지 출처: 구글 어스

현재 한국에서 주로 사용 중인 대공 방어 시스템인 미국제 패트리엇은 소규모 지역을 적의 공습과 직접적인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제작되었습니다. 미군이 신형 PAC-3을 사용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PAC-2의 변형 모델을 사용 중입니다. 패트리엇의 최대 고도는 24 킬로미터가 조금 넘고, PAC-3이 요격 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는 최대 범위 역시 고작 35 킬로미터밖에 되지 않습니다.

사드 체제는 도달하는 미사일의 공격으로부터 더 넓은 지역을 방어하고 패트리엇보다 더 심화된 위협을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더 넓은 범위를 방어할 수 있는 요격기는 방어체제가 미사일 차단 시도를 더 빨리 시작할 수 있게 하고 놓쳤을 경우 두 번째 시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남겨두기에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시도는 패트리엇의 사정거리 안에 도달한 경우 패트리엇에 의해 시행될 수도 있습니다. 사드 시스템은 더 높은 탄도를 그리며 날아오는 미사일을 차단하기 위한 훨씬 훌륭한 체제인 것입니다.

결론

미국은 주한미군을 통해서든, 비상사태를 대비한 배치 방식이든, 한국에 사드 배치를 하기 위한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방어 체계로서 위기 상황이 닥치기 전에 사드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이득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군은 한국 정부가 상시적인 사드 배치를 허용할 것을 바라는 듯합니다. 반면 한국 정부는 비슷한 성능을 가진 자체적인 미사일 방어 체제를 갖추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입니다. 북한이 꾸준히 탄도탄 역량을 키우고 있어, 남한이 더 나은 미사일 방어체제를 구축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 글쓴이 존 그리사피(John G. Grisafi)는 주한미군에서 애널리스트로 복무하였으며, 미국의 국방외국어학교에서 한국어를 공부했습니다. 현재 펜실베니아 대학교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롭 요크(Rob York)가 이 기사의 작성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최하영이 번역하였으며 메인 사진의 출처는 Wikimedia Commons입니다.

** 이 글은 NK News 한국어판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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