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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15일 07시 34분 KST

텔레그램 n번방에 현직 교사 4명이 연루돼 수사 중이다

초등학교 교사부터 특수학교 교사까지, 정교사 3명에 기간제 교사 1명이다.

뉴스1
성 착취 동영상 공유 텔레그램 대화방 'n번방'을 최초 개설해 운영한 '갓갓' 문형욱(24·구속)이 5월 18일 오후 검찰 송치를 앞두고 경북안동경찰서에서 얼굴이 공개된 채 포토라인에 서 있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유료회원으로 활동하는 등 현직 교사 여러명이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에 가담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텔레그램 엔(n)번방 사건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뒤 교사들의 가입 사실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한겨레>가 1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탄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을 통해 입수한 ‘시·도별 텔레그램 성착취방 가담 교사 현황 자료’를 보면,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은 현재까지 인천·강원·충남 등에서 4명의 교사가 엔번방 사건에 연루돼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정교사 3명과 기간제 교사 1명이다.

 

충남 아산의 고교 교사는 200여개 내려받아 

강원도 원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지난 1월 텔레그램에서 ‘엔번방 영상을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판매자에게 20만원을 보내 아동 성착취물을 내려받은 혐의를 받는다. 충남 천안의 한 특수학교 교사는 회원제로 운영되는 한 성착취물 누리집에서 3만원을 내고 엔번방 자료 등 성착취물 1100여건을 내려받았다.

충남 아산의 고등학교 교사는 엔번방 주범인 ‘갓갓’ 문형욱(25)씨가 텔레그램에서 공유한 국외 클라우드 누리집 주소로 접속해 성착취물 200여개를 내려받았다. 이들 세명은 현재 직위해제된 상태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한 ㄱ씨의 경우 박사방에 가상화폐를 내고 들어가 유료회원으로 활동한 혐의를 받는다. <한겨레> 취재 결과 경찰은 ㄱ씨를 최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1
6월 11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우리의 연대가 너희의 공모를 이긴다'에서 참석자들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문구가 적힌 피켓을 부수고 있다. 

교사가 범죄를 저질러 재판을 받으면 형이 확정된 뒤 소속 교육청의 징계위원회에 따른 징계를 받는다. 교육공무원인 정교사들은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형이 확정될 때까지 직위해제를 통해 교단에 서는 걸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기간제 교사인 ㄱ씨에겐 교육공무원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계약제 교원 운영지침’에 따라 성범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근무성적 평정에 수사 개시 사실을 기록해 재취업에 영향을 줄 순 있지만 형 확정 전까지 교사직 재취업을 법적으로 금지할 순 없다. ㄱ씨는 경찰이 학교 쪽에 수사 개시를 통보하기 전 학교를 스스로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촬영 교사도 감봉 3개월

교육당국이 디지털성범죄에 대해선 여전히 미온적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014년 교육부는 교사 성범죄를 근절한다며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했지만 그 뒤에도 디지털성범죄에 대해선 경징계 관행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이 제출받은 인천시교육청의 관련 징계 현황 자료를 보면, 인천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2016년 버스 안에서 여성의 치마 속을 촬영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됐지만 징계는 감봉 3개월에 그쳤다. 같은 해 또다른 고등학교 교사는 성착취물을 내려받아 인터넷에 배포했지만, 구두 경고 수준인 견책 처분에 그쳤다.

이 의원은 “박사방 사건을 비롯한 모든 디지털성범죄를 교단에서 뿌리 뽑을 수 있도록 교육부 차원에서 이번에 밝혀진 4명의 교사 외에 연루된 교원이 더 없는지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 이런 범죄자들이 다시 교단에 서는 걸 막기 위해 기간제 교사에게도 징계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법적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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