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헌터 와트는 19살이던 2020년 당시 만 달러(한화 약 1천만 원)를 모아 15명의 생명을 구했다.
헌터는 고등학교를 재학하면서 약 1년 동안 잔디를 깎는 일과 금속을 모아 파는 일을 했다. 그가 이렇게 열심히 일한 이유는 그가 사는 인디애나주 세이모어 소방서에 ‘베이비박스’를 설치하는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베이비박스는 부모가 키울 수 없는 아기를 맡기고 갈 수 있는 장소다. 갈 곳 없는 아기를 보호하려는 목적이다.
CNN에 따르면 헌터의 어머니 줄리아는 ”아들이 정말 피땀을 흘리며 돈을 마련하기 위해 일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침내 헌터는 베이비박스 설치에 필요한 돈을 지역 소방서에 기부했다. 소방서에 베이비박스가 설치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 신생아가 그 베이비박스 안에서 발견됐다.
보어드판다에 따르면 당시 발견된 아기는 태어난 지 약 한 시간 정도 지난 상태였다. 즉시 소방대원들이 아기의 건강 상태를 검진했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아이는 건강했다.
소방서 베이비박스 담당자인 브래드 루카스는 ”우리는 아이를 출산한 여성들에게 선택을 할 수 있는 길을 제공하고 싶었다. 또 아이들이 건강하길 바라고 아이에게 또 다른 미래를 주기 위한 선택이다”라고 말했다. 베이비박스는 아이를 유기하거나 안 좋은 상태에 방치하는 걸 막을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인 것이다.
비영리 단체, ‘세이프헤이븐 베이비박스’의 설립자 모니카 켈시는 ”아이를 키우기 힘든 상황의 엄마들에게 익명으로 신생아를 맡길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널리 제공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모니카도 신생아일 때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경험이 있다. 그는 ”미국 내 인디애나주 한 곳에서만 매년 2~3명의 아기가 유기돼 생명을 잃었다. 쓰레기통에 버려진 아이도 있었다. 병원 앞에 유기돼 발견되기 전에 동사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아기들은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다. 엄마가 나를 베이비박스에 맡긴 이유는 나를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다른 아이들도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헌터는 지역사회에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첫 아기의 이름을 ‘베이비 미아’로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모니카는 ”베이비박스를 도입한 이후 이 지역에서 유기되는 아기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15명의 아기가 헌터가 기증한 돈으로 설립된 베이비박스에 맡겨져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민간인이 자체 운영하는 베이비박스가 운영되고 있다. 아이를 보호할 수 있는 하나의 장치라는 의견도 있지만 사회적 반발도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거세다. 그럼에도 베이비박스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인 것은 분명하다.
헌터는 ”계속 더 일을 하며 지역의 베이비박스를 늘릴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그의 어머니 줄리아도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안정윤 기자: jungyoon.ahn@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