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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공부를 안 한 혐의로 수감된 미국 흑인 10대가 시위에 의해 석방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학습 환경으로 급변하는 상황 속에 놓인 학생들.

전세계에서 '블랙라이브스매터' 시위가 열리고 있다(영국)
전세계에서 '블랙라이브스매터' 시위가 열리고 있다(영국)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미국 미시간주에 사는 15세 흑인 소녀는 학교 공부를 소홀히 했다는 죄로 수감된 지 몇 달 만인 지난 7월 31일 보호소에서 석방됐다. 

디트로이트뉴스(The Detroit News)에 의하면 ‘미시간주 항소법원은 그레이스라는 이름의 흑인 10대 소녀를 석방하여 즉시 어머니의 품으로 돌려보내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그레이스는 ADHD를 앓고 있고 학교에서 따로 특별 교육을 받고 있었다. 이후 관내 정신건강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했다.

이와 별개의 사건으로 그레이스는 지난해 폭행 및 절도 혐의로 기소되어 지난 4월 21일부터 보호관찰에 놓였다. 5월 5일, 보호관찰 직원은 그레이스가 학교도 가지 않고 학업에도 소홀히 했다며 보호관찰 규정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보호관찰에 의해 의무화된 규칙들은 그레이스가 학교 공부를 마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락다운 기간 동안 학교는 오프라인 수업을 중단했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 그레이스는 온라인 학습에 적응하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그는 과제를 완수하지 못했다.

7월 초 그레이스는 석방을 호소했지만, 오클랜드 카운티 순회재판소의 메리 엘렌 브레넌 판사는 이를 불허했다.

″엄마가 보고 싶어요”라고 그레이스는 3시간여 진행된 재판에서 호소했다.

디트로이트 뉴스에 따르면 당시 판사는 ”스스로 무언가를 끝까지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금은 너와 네 어머니가 떨어져 있는 게 옳은 판단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레이스를 석방하라는 문구가 차에 붙어있다.
그레이스를 석방하라는 문구가 차에 붙어있다. ⓒHuffPost US
  

온라인 학습에 적응하기 힘든 학생들

그레이스의 구금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미국 전역에서 15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사망한 가운데 이루어졌다. 보호소는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한 곳으로, 이런 상황에 그를 수감하는 것이 논란이 되었다. 그레첸 휘트머 민주당 주지사가 지난 3월 보호관찰을 위반한 청소년이 사회에 즉각적인 위험을 야기하지 않는 한 억류조치를 중단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린 상황에서 구금이 이루어졌다.

힐러리 클린턴을 비롯해 그를 석방하라는 행진 시위가 이어졌다. 여론의 압박에 못 이긴 미시간주 항소법원은 결국 그를 석방할 것을 명령했다.

그레이스의 변호사는 ”코로나19 유행으로 갑작스럽게 그레이스는 온라인 수업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다른 학생들과 부모 모두 전례 없는 이 사태 속 온라인 수업이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업 수행의 어려움이 보호관찰 위반에 해당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15세의 학생이 수갑과 족쇄를 차고 법정에서 끌려갔다. 하급 법원의 냉담한 접근법이 이번 사건에서 확연히 드러난다”고 전했다.

앤디 레빈 미국 하원의원은 31일 코로나 상황 속 ‘그레이스 사건’ 등이 ”우리 시스템의 많은 부분에 깔린 부당성”을 표면화시켰다고 주장하며 항소심 판결을 환영했다. 

운동가들과 시위자들은 이 사건에서 ”만약 그레이스가 흑인이 아니었어도 수감되었을까?”라는 의문을 제시했다. 흑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미국의 ‘뿌리 깊은 인종차별 문화’가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대유행 상황 속, 온라인학습이 처음으로 시행되면서 그레이스처럼 ADHD를 앓고 있는 학생들은 더욱 온라인 학습을 따라가기 힘들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거의 9만 명의 사람들이 그레이스의 석방을 요구하는 탄원서에 서명했다. 지난주 수백 명의 동료 학생들은 ”그레이스를 석방하라,” ”나도 학교 공부를 하지 않았다,” ”블랙라이브스매터”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버밍엄 공립학교는 지난주 성명을 통해 ”온라인 학습 환경으로 급변하는 상황 속에 아이들에게 적응할 시간을 주지 않고, 단기적으로 수업을 따라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그레이스같은 사태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라고 발표했다.

 

*허프포스트 미국판 기사를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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