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타르틴베이커리가 서울에 문을 열었다. 개점 초반, 매장 앞에는 영하의 추위에도 불구하고 개장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섰고, 진열된 빵은 몇 시간 만에 동이 났다. 현재는 매장 밖까지 줄이 이어질 정도는 아니지만, 오후에도 매장 내 좌석이 꽉 차는 등 그 인기는 여전하다.
지난 14일 오후, 타르틴베이커리의 공동 창립자이자 셰프 베이커인 채드 로버트슨이 타르틴베이커리 서울에서 처음으로 베이킹클래스를 진행했다. 그가 이날 레시피를 시연한 메뉴는 타르틴베이커리의 대표 메뉴 ‘컨트리브레드’다.
컨트리 브레드는 채드 로버트슨이 만들어낸 사워도우의 일종으로, 특유의 신맛과 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다. 로버트슨은 발효종을 만드는 방법부터 오븐에 빵을 넣는 순간까지 컨트리브레드 베이킹 전 과정을 시연했다.
채드 로버트슨은 이날 베이킹클래스 직후 허프포스트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컨트리브레드는 매일 먹을 수 있는 간단한 빵으로, 타르틴베이커리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다. 레시피는 오랜 시간에 걸쳐 변화했지만 기본 테크닉은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로버트슨에 따르면 컨트리브레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는 밀가루, 물, 소금뿐이지만, 레시피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컨트리브레드의 기본이 되는 스타터(배양액)는 하루에 적어도 두 번은 신선한 밀가루를 섞어줘야 하며, 르뱅(천연 발효종)은 워낙 온도에 민감해 기온에 따라 발효 시간을 달리해야 한다. 반죽을 섞는 것부터 오븐에서 빵을 꺼내기까지는 총 두 시간 밖에 소요되지 않지만 사전 발효 과정이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걸린다.
로버트슨은 ”신선한 밀가루를 자주 섞어줘야 하며, 적정 온도를 유지하지 않으면 엉망이 될 수도 있다. 또, 르뱅은 온도 변화에 민감해 서울 같이 여름에는 덥고 습하며 겨울에는 영하로 내려가는 곳에서는 계절에 따라 발효시간 등 레시피를 달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로버트슨의 ‘컨트리브레드’ 레시피가 담긴 책은 한국에서도 번역돼 출판된 바 있다. 타르틴베이커리의 한 관계자는 앞서 허프포스트코리아에 “로버트슨은 누구나 맛있는 빵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많은 사람이 그의 레시피를 알고 있어야 자신도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빵을 개발할 수 있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로버트슨은 서울 매장 개점 후 새로운 메뉴를 여럿 개발했다. 그는 이날 ”서울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새로운 메뉴를 추가했다. 한국을 다녀온 뒤 샌프란시스코 매장에서 판매 중인 사골 육수에 미역과 생선을 더했고, 김치 버터도 만들었다. 한국인들에게는 익숙한 재료일지 모르지만 샌프란시스코 사람들은 독특하게 받아들인다”라고 말했다.
로버트슨은 컨트리브레드를 와인, 치즈와 비교했다. 그는 이날 “필요한 건 정말이지 기본적인 재료 세 가지뿐이다. 와인이나 치즈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사실상 필요한 건 포도, 혹은 우유뿐이지만 만드는 방법은 굉장히 다양하다. 정말 기본적인 재료로 색다른 풍미를 만들어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게 바로 내가 컨트리브레드에 끌리는 이유다. 발효되는 과정을 전혀 볼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맛있는 빵이 만들어진다”라고 덧붙였다.
로버트슨은 끝으로 “나는 지난 25년간 컨트리브레드를 만들어왔다. 이 빵 덕에 나는 전 세계 좋은 사람들과 탄탄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라며 컨트리브레드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타르틴베이커리는 지난 4월 홍대 라이즈호텔에 2호점을 열었으며, 향후 국내 매장을 추가로 개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 박사연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