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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마네킹은 교리 위반” 탈레반이 서부 아프가니스탄 상점 내 여성 마네킹의 머리를 모두 자르고 있다 (영상)

아프가니스탄 여성 인권의 현주소.

머리가 잘린 채 전시된 마네킹
머리가 잘린 채 전시된 마네킹 ⓒAFP통신

1893년, 전 세계에서 여성에게 처음으로 참정권이 부여된 연도다. 여성 참정권을 처음 인정한 나라는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던 뉴질랜드였다. 그리고 2022년, 뉴질랜드의 반대편에 위치한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정 반대의 일이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논란을 야기한 행동의 주체는 역시 탈레반. ABC뉴스에 따르면, 헤라트 지역의 권선징악부장 아지즈 라흐만은 “여성 마네킹의 모양새는 이슬람 교리를 위반한다”며 서부 아프가니스탄 상점 내 여성 마네킹들의 머리를 자르라고 명했다. 이는 작년 8월 탈레반이 다시 권력을 장악하며 여성 인권을 탄압한 일의 연장선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머리가 가려진 채 전시된 마네킹
머리가 가려진 채 전시된 마네킹 ⓒAFP통신
마네킹의 머리를 가리는 상점 주인
마네킹의 머리를 가리는 상점 주인 ⓒAFP통신

그는 이어 ”마네킹의 머리를 가리거나 전신을 가리는 것만으로는 알라신이 가게를 방문하거나 축복해 주지 않을 것”이라며 마네킹의 머리를 자르지 않고 대응하는 가게들에게 일침을 놓기도 했다.

탈레반 식으로 해석한 이슬람 교리에 따르면, 실제 사람의 크기와 형태를 한 조각상은 우상숭배를 부추긴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1990년 처음 정권을 장악한 후 탈레반은 두 대의 고대 부처 조각상을 폭발시키며 국제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탈레반은 카불에서 장거리 이동을 하는 여성에게는 가까운 남자 친척의 동행이 있어야 하며, 이를 어길 시엔 통행권을 부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들은 여학생에게서 중등 교육 기회를 박탈하고 여성을 공공기관과 정부 기구 내 업무에서 배제하는 것부터 시작해 계속해서 여성 기본적인 권리를 박탈하고 있는 중이다.

탈레반은 지난해 다시 권력을 잡으며 이번에는 1990년대에 행했던 부당한 탄압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여성들은 또다시 억압받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비단 여성 인권의 문제가 아닌, 인간으로서 당연히 지녀야 할 기본권에 대한 문제다. 

 

문혜준 에디터: huffkorea@gma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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