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2021년 08월 23일 16시 35분 KST

"좀비보다 탈레반이 무서워" 아프간 성소수자가 가족의 반대에도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했지만 여전히 상황은 안타깝다 (인터뷰)

아프가니스탄의 모든 성소수자는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간다.”

Johanna Geron via Reuters
'아프가니스탄을 구해달라'

아프가니스탄에는 성소수자를 위한 인권은 없다

탈레반이 재집권하기 전에도 아프가니스탄의 성소수자들은 정당한 권리를 찾기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탈레반이 집권하면서 아프가니스탄 내 성소수자들의 상황은 급속도로 더 안 좋은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탈레반은 극단적 샤리아 법 해석을 강행하며 여성과 성소수자들의 삶을 통제한다. 탈레반에게 성소수자들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사람들로, 성소수자들은 눈에 띄면 생명을 지키기 어렵다. 

메어샤드라는 가명의 아프가니스탄 출신 양성애자 남성이 탈레반으로부터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며 핑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핑크뉴스는 주로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다루는 미디어다. 

메어샤드는 안전을 위해 가명으로 인터뷰했다. 그는 미군이 탈레반과 협상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기로 결심했다. 양성애자인 그가 계속 아프가니스탄에 머무르면 살아남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해 유럽에서 불법 이민자로 생활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더 이상 희망이 없었다. 어머니께 ‘나는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처음에 나를 말렸다.” 메어샤드의 말이다. 

 

Christian Hartmann via Reuters
"아프간 시민의 생명은 소중하다"

 

”어머니는 먼저 합법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을 떠날 방법을 찾으라고 하셨다. 어머니는 예를 들어 다른 나라로부터 공식 초청이나 학위를 얻기 위한 방법을 제시했지만, 그런 걸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나는 항상 내 정체성을 숨겨야 했다. 정말 힘들었다. 내 정체성과 사상 모두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지난 3년간 거의 집에만 머물렀다. 가끔 가장 친한 친구 및 가족과 2시간 외출하는 게 전부였다. 무서웠기 때문이다.” 메어샤드의 말이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기 위해 파란만장한 방법을 택해야 했다. 불법이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 돈을 주고 이란에서 유럽으로 건너갔다. 망명 신청서를 작성했지만 행정상의 실수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낯선 유럽에서 그는 한동안 노숙자로 지내야 했다. 그러다가 그를 도와줄 남성을 만나 현재는 머무를 집을 구한 상태다. ”아프가니스탄에 머무르고 있는 성소수자의 상황은 말도 못 하게 안 좋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다고 해서 모두가 좋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새로운 나라에 정착하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법적으로 어려운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 

메어샤드는 ”미래가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생활 중인 국가가 아닌 자신의 망명 신청을 받아 줄 다른 나라를 알아보고 있다.  

Yevhen Borysov via Getty Images
자료사진

 

아프가니스탄의 모든 성소수자는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간다”

메어샤드는 아프가니스탄의 모든 성소수자는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간다”고 말했다. 

″성소수자를 위한 숨겨진 커뮤니티나 알려진 커뮤니티도 없다. 아무도 자신의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숨겨야 한다. 나와 가장 친한 친구도 내가 양성애자란 사실을 모른다. 이 사실을 아는 유일한 사람은 내 사촌밖에 없다.”

″좀비 사태로 유명한 시리즈 ‘더워킹데드’와 현재 탈레반 재집권이 비슷한 상황이다. 되돌릴 수 없는 가장 안 좋은 상황이라는 뜻이다. 좀비가 세상을 지배하듯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했다. 성소수자에게 안전한 곳은 그 어디에도 없다.”

 

Handout via Getty Images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려는 시민들

 

현재 탈레반으로부터 아프간 성소수자를 돕기 위해 자원한 국제 비정부기구(NGO) ‘레인보우 레일로드’는 ”새로운 탈레반 정권은 이전보다 여성에게 좀 더 많은 권한 및 자유를 주겠다고 인터뷰했다. 하지만 여전히 성소수자에게는 조금의 관용도 허락되지 않는다. 탈레반은 성소수자들의 생명을 아무렇지 않게 다룰 것이다”라고 말했다.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도로의 여성 이미지를 페인트로 마구 지우고 있다.

 

7월 탈레반의 한 판사는 독일 매체 블리드에 ”동성애자들은 벽 아래 깔려 숨져 마땅하다”고 말한 바 있다.  

Giorgos Moutafis
탈레반 판사

 

레인보우 레일로드에 따르면 벌써 50명 이상의 아프간 성소수자들이 단체에 도움을 요청했다. 현재 이 단체는 이들을 돕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탈레반이 따르는 샤리아 법에 따르면 성소수자들은 이단자이다. 샤리아 법에 따르면 성소수자들은 돌을 맞거나 목을 매달아야 한다. 탈레반은 실제로 이런 일을 벌이는데 망설임이 없기 때문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정윤 에디터:  jungyoon.ahn@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