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05월 21일 16시 01분 KST

대만 차이잉원이 두 번째 취임식에서 '일국양제'를 거부했고, 중국은 맹비난 중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례적으로 축하 인사를 보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역대 최고 지지율을 기록하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차이 총통이 취임식에서 중국의 ‘일국양제’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중국 정부와 언론은 이에 대해 비난했다.

 

두 번째 임기

20일 차이 총통은 타이베이 총통부 내부에서 취임식을 갖고 15대 중화민국 총통으로서 업무를 시작했다. 취임식은 코로나19 여파로 약식으로 치러졌다.

이날 차이 총통은 ”우리는 중국이 대만을 약화시키기 위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적용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 원칙을 고수하고 중국과 대등한 관계 속에서 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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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식 참석 중인 차이잉원 대만 총통(가운데). 2020. 5. 20.

‘일국양제‘는 지난 1997년,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될 때 ‘홍콩은 중국의 일부분이지만 중국의 사회주의 체제가 아닌 기존의 자본주의 제도를 따른다‘는 점에 중국이 합의하면서 나온 개념이다. 차이 총통은 ‘일국양제’ 하에서 홍콩의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대만에 대한 중국의 ‘일국양제’ 수용 압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중국과 대만은 1992년, 민간단체를 내세워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양측이 해석에 따라 국가명을 달리 하자는 ’92 컨센서스’에 합의한 바 있다.

차이 총통은 4년 전 취임식에서 ’92 컨센서스’ 자체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92 회담’의 역사적 사실은 존중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두 번째 취임식에서는 이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의 비난

취임식 이후 중국은 대만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중국 대만판공실 마샤오광 대변인은 21일, ”대만 민진당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합의한 ’92 컨센서스’를 인정하지 않고 평화 발전을 위한 정치적 기반을 파괴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어떤 국가 분열 행위나 중국 내정에 관여하려는 외부 세력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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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양 초상화 앞에서 손을 들어 선서 중인 차이잉원 대만 총통. 2020. 5. 20.

마 대변인이 말한 ‘외부 세력’은 미국을 언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취임식 전날,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공개 성명을 통해 차이 총통의 연임에 축하를 전했던 것이다. 미 국무장관이 성명을 발표하고 대만 총통의 취임을 축하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중국 외교부도 입장을 밝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대만은 중국에서 분리할 수 없는 일부분”이라며 ”폼페이오 장관의 성명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상호 불간섭 관련한 양국 간 협의인 중·미 3대 연합 공보를 심각하게 위배하는 동시에 중국에 대한 내정 간섭”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 국방부 역시 ”대만은 중국의 불가분한 일부분”이라는 성명을 냈다. 중국 국방부는 ”미국의 행동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크게 위반하고 중국 내정에 대한 엄중 간섭”이라며 ”극단적 잘못이며 매우 위험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중국 언론도 반발의 목소리를 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영문판은 ”차이 총통의 취임사는 진부하고 새로울 게 없는 내용”이라며 ”‘평화’를 언급하며 대만을 미국에 더 밀착시켜 중국과 대치하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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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2020. 5. 20.

또 ”차이 총통은 ‘하나의 중국’을 깨뜨릴 힘이 없다”라며 ”두 마리의 큰 코끼리가 싸우는 게임에서 대만은 호랑이나 하이에나가 못 된다. 개미일 뿐”이라고도 표현했다.

 

미국의 ‘선물’

이 가운데 미국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공식 승인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대만에 1억8000만달러(한화 약 2212억원) 규모의 MK48 Mod 6 AT 중어뢰를 판매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국무부는 이와 함께 ”어뢰 판매는 대만군의 안보 향상과 더불어 정치적 안정, 군사적 균형과 경제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미국의 ‘선물’에 중국이 거세게 반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미중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전문가들은 차이 총통이 대만을 이끄는 동안 대만과 중국의 대화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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