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대만 의회에서 돼지 내장과 주먹이 날아다니는 격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면서 벌어진 일.

  • 허완
  • 입력 2020.11.27 17:31
대만 의원들이 돼지 창자를 집어던지며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대만 의회는 '공성전'을 방불케 하는 격렬한 몸싸움이 종종 벌어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타이베이, 대만. 2020년 11월27일. 
대만 의원들이 돼지 창자를 집어던지며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대만 의회는 '공성전'을 방불케 하는 격렬한 몸싸움이 종종 벌어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타이베이, 대만. 2020년 11월27일.  ⓒAnn Wang / Reuters

타이베이 (로이터) - 대만 주요 야당인 국민당(KMT) 의원들이 27일 의회에서 행정원장(국무총리)의 질의응답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돼지 내장을 집어던지고 동료 의원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완화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차이잉원 총통은 지난 8월 정부가 내년 1월1일부터 성장촉진제인 락토파민이 함유된 미국산 돼지고기와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럽연합과 중국은 락토파민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은 환영의 뜻을 밝혔으며, 오랫동안 미국과 대만의 자유무역 협정 체결의 걸림돌이 되어왔던 이 조치에 국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발생한 사건들로 커진 안전성에 대한 대중의 불안을 활용한 것이다.

9월 중순에 의회 회기가 시작된 이래로 국민당은 쑤전창 행정원장이 정기 현안보고 및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연단을 점거해 이를 저지하면서 돼지고기 수입 결정에 대한 시위를 벌여왔다.

의회 마비가 길어지자 참다 못한 집권여당 민주진보당(DPP)은 이날 쑤전창 행정원장의 질의응답을 강행하기 위해 입장에 맞춰 보호막을 구축했다. 그러자 국민당 의원들은 호루라기를 불고, 현수막을 들어보이고, 에어혼을 불었다. 

대만 의원들이 돼지 창자를 집어던지며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타이베이, 대만. 2020년 11월27일. 
대만 의원들이 돼지 창자를 집어던지며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타이베이, 대만. 2020년 11월27일.  ⓒAnn Wang / Reuters
의회 회의장 바닥에 내던져진 돼지 내장들. 타이베이, 대만. 2020년 11월27일. 
의회 회의장 바닥에 내던져진 돼지 내장들. 타이베이, 대만. 2020년 11월27일.  ⓒAnn Wang / Reuters

 

쑤 행정원장이 발언을 시작하자 국민당 의원들은 돼지 내장이 들어있는 양동이를 집어던졌고, 일부 의원들은 주먹질을 했다. 국민당 의원들이 소수정당인 국가건설당의 첸바이웨이 의원과 짧지만 격렬하게 충돌하기도 했다.

쑤 행정원장은 곧 발언을 멈췄지만 이후 다시 돌아와 질의응답을 시도했다. 그러나 그의 말은 국민당 의원들의 고성 때문에 잘 들리지 않았다.

민진당은 이 시위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의사당 회의장에 ”냄새를 진동하게 만든” 돼지 내장을 내던진 건 음식물 낭비이자 ”구역질 나는” 행동이었다며 이성적인 논의로 복귀하라고 밝혔다.

국민당은 돼지고기 수입 허용 결정은 졸속으로 이뤄진 데다가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민진당은 이같은 문제제기를 일축하고 있다.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핵심적인 식품 안전을 지키기 위해 야당으로서 저항하지 않을 수가 없다.” 국민당이 이날 시위에 대해 밝힌 입장이다. 

대만은 떠들썩한 민주주의 국가이며, 의회에서 싸움을 하는 게 드문 일은 아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대만 #차이잉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