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상당수 국제항공편의 운항이 중단된 7일,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 도심에 위치한 쑹산공항 입국장에 승객들이 나타났다.
승객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한 걸 빼면, 모든 건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66명의 승객들은 체크인을 하고 탑승권을 받아들었다. 그리고는 보안검색과 출입국사무소를 거쳐 마침내 비행기에 올라탔다. 자리를 잡은 승객들에게는 간단한 음식과 음료도 제공됐다.
달랐던 건, 이 비행기가 그 어디로도 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목적지도, 이륙할 계획도 없었다. 승객들도 그걸 알고 있었다.
AP는 대만 항공청이 마련한 이 ‘판타지 비행’ 행사의 풍경을 전했다. 코로나19로 대폭 강화된 방역지침과 탑승 절차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도를 높이자는 게 이번 ‘탑승 체험’ 행사의 취지다. 승객들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예습인 셈이다.
1차 탑승 체험 행사는 지난 2일에 열렸고, 4일에 이어 이날 세 번째로 열렸다. 이 행사는 앞으로도 몇 차례 더 진행될 예정이다.
실제로 비행기가 이륙하는 게 아닌데도 온라인으로 진행된 참가자 모집에는 1만명 넘는 사람이 몰렸다. 그 중 추첨으로 선정된 180명 중 3차 탑승객 66명이 이날 ‘비행’에 나섰다. 실제 비행은 아니었지만, 사람들은 이 순간을 만끽했다.
″드디어 비행기에 탔다. 해외에 나가는 척을 하면서 말이다.” 친구와 함께 행운의 탑승객이 된 조이스 니씨가 AP에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해외여행 계획을 취소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되어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지난주에 있었던 첫 번째 행사는 중화항공이, 두 번째와 세 번째 행사는 에바항공이 참여했다.
기내에 탑승한 승객들은 방역지침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비행기에서 내린 뒤에는 70주년을 맞아 새단장을 마친 공항 시설을 둘러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