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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진보 진영의 아이콘 긴즈버그 대법관이 '염증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연방대법원의 최고령 대법관이자 미국 진보 진영의 희망이다.

  • 허완
  • 입력 2020.07.15 15:14
미국 진보 진영의 응원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대법관이자 두 번째로 오랫동안 재임한 대법관이다.
미국 진보 진영의 응원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대법관이자 두 번째로 오랫동안 재임한 대법관이다. ⓒASSOCIATED PRESS

미국 연방대법원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염증” 관련 증상에 대한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고 대법원이 14일(현지시각) 밝혔다. 올해 87세인 긴즈버그는 인권과 여성 및 소수자 인권에 관한 진보적인 판결들로 진보 진영과 젊은층의 열렬한 응원과 지지를 받는 인물이다.

법원이 이날 낸 공식 자료에 따르면, 긴즈버그는 전날 밤 발열과 오한 증세를 보여 워싱턴DC의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이어 볼티모어의 존스홉킨스병원으로 옮겨졌고, 지난해 8월에 삽입됐던 담관 스텐트 세척 내시경 시술을 받았다. 

법원은 ”평온하게” 안정을 취하고 있는 긴즈버그가 며칠 동안 병원에 더 머무르며 항생제 치료 등을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5월 염증을 유발하는 담석 관련 비수술 치료를 받았으며, 병원에서 원격으로 진행된 구두 변론에 참여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은 미국 사회의 흐름을 바꾼 진보적인 판결들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왔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은 미국 사회의 흐름을 바꾼 진보적인 판결들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왔다. ⓒASSOCIATED PRESS

 

긴즈버그의 건강 상태는 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곤 한다. 미국 연방대법관은 종신직이어서 사임(은퇴)하거나 사망하지 않는 한 교체되지 않는다. 이렇게 결원이 발생할 경우에만 대통령이 후임을 지명할 수 있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3년 반만에 벌써 두 명의 대법관을 지명하는 ‘행운’을 누렸다.

현역 대법관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긴즈버그가 어떠한 이유에서든 물러나게 되면 트럼프는 세 번째 대법관을 지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반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 8년 동안 고작 한 명을, 조지 H. 부시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각각 8년 동안 두 명을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긴즈버그의 후임을 지명하게 될 경우 현재의 ‘보수 5 대 진보 4’ 구도는 한층 보수 쪽으로 치우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최종심(3심)을 다루는 미국 최고(最高) 법원이자 한국의 헌법재판소 기능까지 담당하는 연방대법원이 보수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의 진보 진영이 긴즈버그를 향해 ‘제발 트럼프 임기가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건강하게 버텨달라’고 기도하는 배경이다.

(자료사진) '여성행진(Women's March)'에 등장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RBG) 피켓. 뉴욕, 미국. 2020년 1월18일.
(자료사진) '여성행진(Women's March)'에 등장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RBG) 피켓. 뉴욕, 미국. 2020년 1월18일. ⓒIra L. Black - Corbis via Getty Images

 

빌 클린턴(민주당) 대통령의 지명으로 1993년 대법관에 취임한 긴즈버그는 임신중절(낙태)과 성차별, 소수자 인권 등에 관한 판결에서 진보적 목소리를 내왔다. 현역 대법관 중 두 번째로 오래 재임하고 있는 터라 9명의 대법관 중에서 ‘어른’의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긴즈버그는 그동안 네 번이나 암 치료를 받았고, 2018년에는 낙상 사고를 당해 갈비뼈 세 개가 부러지는 일도 있었다. 당시 트위터에는 ‘내 갈비뼈라도 빼드리겠다’는 응원 메시지가 쇄도했다. 이 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후속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폐암으로 의심되는 종양이 조기에 발견돼 치료를 받기도 했다. 

긴즈버그는 평소 철저한 자기 관리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을 관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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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