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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중재와 남북미 삼각대화

통일도, 평화도, 북핵 해결도 과정이다. 지혜를 모아서 함께 가자.

  • 김연철
  • 입력 2018.03.07 15:41
  • 수정 2018.03.07 15:42
ⓒhuffpost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다. 우려하는 분들의 논리에 공감한다. 다만 이제 시작이고, 함께 지혜를 모아서 난관을 헤쳐갔으면 좋겠다. 확실한 것은 ‘첫걸음을 제대로 내 딛었다.’는 점이다.

이번 특사 합의의 성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한국 주도의 남북미 삼각대화의 본격적 가동이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북핵 해법으로 출구 비핵화-입구 동결 구상을 밝혀 왔다. 북한이 이 구상에 동의하면서 삼각 대화가 가동하기 시작했다.

ⓒKCNA KCNA / Reuters

첫째, 출구 비핵화가 북한이 그동안 주장해온 핵 억지의 기존 논리와 다르지 않다는 의견이 있지만, 꼭 그렇지 않다.

알다시피 트럼프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의사를 대화의 조건으로 주장했다. 이번 합의로 미국은 대화할 수 있는 명분을 마련했다. 다시 말해 특사가 가서 비핵화가 선대의 유훈이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이끌어 냄으로써, 국면이 전환되었다.

둘째, 입구에서의 동결이 갖는 현재적 의미도 중요하다. 상황 악화 중단, 즉 트럼프 정부 입장에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이 갖는 의미를 생각해보자.

미국에서 북핵문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정책의 우선순위가 올라간 이유는 바로 북한의 핵 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었다. 물론 미국 내부적으로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기술적 성능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중요한 것은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를 중단하면, 재진입을 비롯한 기술적 동결도 이루어진다. 다시말해 북한의 본토 타격 능력도 현재 수준에서 멈추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이 부분을 얼마든지 국내 정치적으로 이용해도 좋다. 알다시피 트럼프 정부는 중간선거에서 도움이 된다면 뭐라도 한다. (총기 규제에 대한 입장을 180도 바꾸듯이)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 본능을 자극할 수 있는 합의다. 미국에 가는 특사들이 이 부분을 주목하기를 바란다.

셋째, 정상회담을 판문점에서 한다는 뜻은 자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3차 정상회담부터는 실무적이고 실용적으로 접근하자는 뜻이다. 아침에 가서 저녁에 올 수 있다. 며칠동안 합의 할 때까지 출퇴근 하면서 왜 정상회담을 못하겠는가? (한때 키프로스의 경우는 1년에 남북 정상회담을 40번 한 적도 있다. )

지금부터 남북정상이 전화로 대화하고, 필요하면 수시로 직접 만나는 시대로 전환한다. 나는 언제나 한국의 외교력은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에 비례한다고 주장해 왔다. 말 그대로 남북 셔틀 정상회담시대의 시작이다.

넷째, 동결 입구부터 비핵화 출구까지는 멀고 복잡하고 때로는 길을 잃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대화의 문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가야할 길을 가기 전에 모두 예측하기는 어렵다.

통일도 과정이고, 평화도 과정이고, 북핵 해결도 과정이다. 주어진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야 한다. 지혜를 모아서 함께 가자.

*필자의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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