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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츠' 1화 원작과 한국판, 이렇게 달랐다

동명의 미드를 리메이크한 한국판 '슈츠'가 첫 방송됐다.

  • 김태우
  • 입력 2018.04.26 15:50
  • 수정 2018.04.26 16:20

동명의 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KBS 2TV ‘슈츠’가 드디어 첫선을 보였다. 

ⓒKBS

‘슈츠‘는 대형 로펌에서 일하는 변호사가 대학을 중퇴한 건 물론 변호사 자격증도 없지만, 천재적인 기억력을 자랑하는 한 ‘변호사’를 후배로 받아들이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그간 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 혹평을 받은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에 ‘슈츠’ 원작의 팬들은 한국판 ‘슈츠’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건 물론, 원작의 매력까지 훼손할까 우려를 표했다. 그 여론을 인식한 듯 연출을 맡은 김진우 PD는 지난 23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흉내 내려 하지 말고, 해석하자고 생각했다. 지나치게 한국적으로 바꾸면 원작의 정서와 장점이 훼손될 수 있다. 반대로 흉내나 모방으로 가면 우리나라의 정서와 안 맞을 수 있다. 그 수위를 찾으려고 신경 썼다.”라고 말했다. 

제작진이 정한 선이 어딘지는 모르지만, 지난 25일 방송된 1화는 원작을 그대로 살렸다. 원작 속 주연 배우들의 옷차림부터 대사까지, 미국에서 방영된 ‘슈츠’를 그대로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시즌 1의 파일럿 방송을 10번 이상 본 입장으로서 한국판이 원작을 지나치게 모방했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그럼에도 차이점은 있었다. 1화에서 발견한 원작과 한국판의 차이를 정리해봤다. 

1. 오프닝 장면

원작

ⓒUSA NETWORK

원작은 ‘피어슨 하드먼’ 소속 변호사인 루이스 리트(릭 호프먼)가 분쟁 중인 고객사 직원들을 지나치며 로펌 대표인 제시카 피어슨(지나 토레스)에게 이번 일을 자신에게 맡겨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한국판

ⓒKBS

한국판은 ‘강&함’ 대표 변호사인 최강석(장동건)이 감옥에 있는 고연우(박형식)를 찾아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원작에서는 시즌 6 초반에 나오는 장면이다. 

2. 하비 스펙터와 최강석의 첫 등장

원작 

ⓒUSA NETWORK

하비 스펙터는 다른 대형 로펌 대표들과의 포커를 치는 장면에서 첫 등장 한다. 한 로펌 대표는 스펙터에게 영입 제안을 하고 스펙터는 제시카 피어슨을 떠날 수 없다며 단호하게 거절한다. 

한국판

최강석은 한 국회의원이 면도를 받는 동안 카드를 책상 위에 펼치며 조커가 자신에게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한다. 최강석은 국회의원을 로펌 고객으로 모시기 위해 내기를 걸고, 의원은 내기에서 질 경우 ‘강&함’ 이름으로 장학증서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한다. 

3. 마이크 로스와 고연우의 첫 등장

원작

ⓒUSA NETWORK

마이크 로스(패트릭 J. 아담스)는 로스쿨 입학 시험장에서 첫 등장한다. 천재적인 기억력을 사용해 대리시험을 치곤 하는 그는 종료 시간을 한참 남기고 시험을 마친다. 이 모습을 의아하게 여긴 감독관은 ”이전에 만난 적이 있냐”고 묻고 로스가 ”그런 적 없다”고 답하자 의문을 품은 채로 그의 시험지를 따로 빼둔다. 그 순간 로스는 기지를 발휘해 시험지 더미 속으로 자신의 시험지를 넣어두고 시험장을 무사히 빠져나간다. 

한국판

역시 한국 드라마답다. 재벌 2세의 등장이 빠질 수 없다. 고연우는 술집 웨이터로 일하는 친구의 부탁으로 한 재벌 2세(이이경)의 술자리를 찾고, 이 재벌은 고연우에게 천재적인 기억력이 있다는 사실을 듣고 내기를 건다. 문제를 맞히면 돈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에 고연우는 문제를 연이어 맞히다 재벌이 술에 마약으로 추정되는 액체를 섞자 분노하며 자리를 빠져나갔다. 

4. 마약 

원작

ⓒUSA NETWORK

마이크 로스는 마리화나를 즐겨 피운다. 마리화나 흡연이 문제가 될 것을 알면서도 끊지 못한다. 

한국판

고연우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마약을 끔찍이도 싫어한다. 재벌 2세가 마약을 술에 섞는 것을 경멸하는 표정으로 쳐다본 것이 그 증거다. 

5. 마약 배달하게 된 배경

원작

ⓒUSA NETWORK

마이크 로스는 할머니의 병원비를 벌기 위해 대마초가 든 가방을 전달해 달라는 친구의 부탁을 받아들이고, 얼떨결에 마약 구매자가 경찰인지 아닌지 확인하려는 마약상의 미끼가 된다. 현장에는 마약 거래범을 체포하려는 경찰이 은신해있었고, 로스는 기지를 발휘해 경찰의 눈을 피한다. 

한국판 

고연우 역시 할머니의 병원비를 벌기 위해 마약을 전달해 달라는 친구의 부탁을 받아들인다. 그 배경은 조금 다르다. 앞서 등장한 재벌 2세는 자신을 조롱한 고연우에게 앙심을 품고 그를 경찰에 마약거래범으로 신고하고, 고연우는 현장에 있던 경찰에 쫓기게 된다.

6. 면접 과정

원작

ⓒUSA NETWORK

하비 스펙터의 비서인 도나 폴슨(사라 래퍼티)은 면접자를 당황스럽게 할 질문을 한 뒤 반응을 살펴보라는 명을 받는다. 계속된 지루한 답변에 지쳐 있던 그는 마이크 로스의 답변에 감탄하며 좋은 후보가 나타났다고 스펙터에게 알린다. 스펙터는 어릴적부터 변호사가 되고 싶었지만 학장 딸의 대리시험을 봐주다 걸려 대학교를 중퇴당했다는 로스의 이야기에 놀라다가도 로스쿨 졸업장이 없어 고용할 수 없다고 답한다. 그러다 로스는 엄청난 기억력과 지식을 뽐내며 ”제게 자리를 주시면 저 하버드 출신들보다 훌륭한 변호사가 되겠다”고 자신한다. 스펙터는 그 자신감에 감탄하고 로스를 피어슨 하드먼에 고용한다.

한국판

ⓒKBS

비서인 홍다함(채정안)은 최강석에게 카이로스 조각상을 받아들고 모든 면접자에게 조각상의 정체를 묻는다. 면접자 사이에서 유일하게 정답을 맞힌 건 면접자 행세를 한 고연우였다. 고연우는 가방 속에 마리화나(*방송에서는 ‘허브’라고 불렀다)가 있는 것을 들키고 이런 일을 할 수밖에 없었던 자초지종을 최강석에게 설명한다. 그 순간, 고연우를 쫓던 경찰이 면접장에 들이닥치고, 최강석은 고연우에게 스스로를 변호해보라고 말한다. 경찰과의 논리 싸움에서 승리한 고연우는 경찰이 사라진 뒤에도 최강석을 설득하고, 결국 강&함의 신입 변호사로 고용되는 데 성공한다.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원작에서 마이크 로스는 경찰과 마주치지 않지만 고연우는 경찰과 대화까지 나눈다는 것이다. 

7. 레이첼 제인과 김지나의 첫 등장

원작

ⓒUSA NETWORK

레이첼 제인(메건 마클)은 피어슨 하드먼에서 가장 능력 있는 패러리걸(법률사무 보조원)로, 마이크 로스에게 피어슨 하드먼 사무실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첫 등장 한다.

한국판

ⓒKBS

이 장면에서도 역시 한국드라마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함의 패러리걸인 김지나(고성희)는 비오는 날 우산 없이 지하철역 출구에 서있는다. 그 순간 옆에 나타난 고연우는 자전거를 타고 떠나고, 김지나의 옷에 흙탕물을 잔뜩 튀긴다. ‘악연’이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8. 그 외 작은 차이점들 

ⓒUSA NETWORK/KBS

원작 속 하비 스펙터는 유명 농구 선수들을 변호해 그들의 사인이 새겨진 농구공을 사무실에 전시해둔다. 반면에 최강석의 사무실에는 야구 선수들의 사인이 담긴 야구 글러브와 배트 등이 전시되어 있다. 

ⓒUSA NETWORK/KBS

마이크 로스가 마리화나 담긴 가방을 전달하려 호텔 복도를 걸어가는 방향과 고연우가 걸어오는 방향도 다르다. 

또한, 하비 스펙터가 1화 초반 적대적 매수 건을 해결하기 위해 기업 대표에게 건네는 종이는 소방훈련 설명서였지만, 최강석이 건넨 건 앞서 국회의원에게 받은 장학증서였다.  

 ‘슈츠’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되며, 1화는 7.4%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로 동시간대 드라마 중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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