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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이 "주인 할머니 죄송합니다"라고 쓴 돈봉투를 남기고 숨졌다

현금 120만원이 담겨 있었다.

남원경찰서.
남원경찰서. ⓒ뉴스1

전북 남원의 한 주택에서 아버지(71)와 아들(37)이 ”(집)주인 할머니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쓴 봉투 안에 현금 120만원을 남긴 채 숨진 지 한달여 만에 발견됐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버지 A씨와 아들은 3일 오후 1시16분께 자택에서 나란히 누운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방 안에서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발견됐다.

뉴스1에 따르면, 경찰은 ”한달째 이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는 이웃 신고에 따라 집을 찾았다가 이들을 발견했다. 이에 비춰 경찰은 이들이 숨진 지 한달가량 지난 것으로 판단했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현장을 수습하던 경찰은 TV 선반 위에 놓인 봉투를 발견했다. 봉투에는 5만원권 16장과 1만원권 40장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봉투 겉면에는 ”주인 할머님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 글은 숨진 아들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남긴 돈을 놓고는 ”주인 할머니 죄송하다‘는 메시지에 비춰 밀린 월세를 남긴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실제 노컷뉴스는 ”월세 봉투 남기고 세상 떠난 부자”라는 제목을 달아 보도했다. 그러나 ‘월세 밀린 적 없다’는 집 주인과 A씨 큰아들 진술에 따라 경찰은 이들이 장례비용을 남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달리 전했다.

숨지기 전 A씨는 대장암으로 투병 중이었고 아들은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아들은 지난 2013년에는 남원시청에서 자활근로를 하며 가장 노릇을 하기도 했으나, 아버지를 간병하기 위해 6개월 만에 일을 그만뒀다. 이후로는 2인 가구 기준 월 최대 85만원의 기초생활수급비로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야 했다. 노컷뉴스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번번이 병원에 데려가는 아들을 주민들은 ‘둘도 없는 효자’로 기억했다고 전했다.

120만원은 이들 뜻에 따라 장례비용으로 쓰일 예정이라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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