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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 극단적 선택하도록 부추긴 한국인 대학생이 미국에서 기소됐다

현재 한국에 머물고 있다.

남자친구를 극단적 선택으로 내몬 한국인 대학생이 기소됐다. 

미국 보스턴 서퍽 카운티 지방 검찰청은 28일(현지시각) 보스턴칼리지(Boston College) 학생이었던 한국인 유씨(21)를 추적 중이라고 발표했다. 혐의는 과실치사.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 5월 남자친구인 필리핀계 미국인 대학생 A씨가 보스턴의 한 주차장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부추긴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같은 대학에 다니고 있었고 18개월간 교제했다.

A씨와 유씨
A씨와 유씨 ⓒSuffolk District Attorney’s Office

유씨와 A씨는 사건이 발생하기 전 두 달에 걸쳐 7만50000건이 넘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그중 4만7000건은 유씨가 보낸 것으로, ”죽어버리라”, ”네가 죽으면 나나 네 가족은 물론이고 세상은 더 나아질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검찰과 현지 형사들은 유씨가 A씨를 정신적, 육체적, 언어적으로 학대해왔다며 A씨가 사망하기 직전 그 빈도가 더 잦아졌다고 밝혔다. 유씨의 학대 정황은 양측 지인들에 의해 목격됐을 뿐만 아니라 A씨의 일기장에도 상세히 서술되어 있었다. 검찰에 의하면 유씨는 A씨가 우울증과 자살 충동으로 힘들어하고 있었던 점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A씨를 자살로 내몰았다. 

A씨는 자신의 졸업식을 단 한 시간 반 앞두고 사망했다. 유씨는 A씨의 휴대전화를 추적해 그의 위치를 감시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사건 현장에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뉴저지에 사는 A씨의 가족도 A씨가 졸업장을 받는 모습을 보기 위해 보스턴에 와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 사건은 5년 전 남자친구를 자살하도록 부추긴 혐의로 징역 15개월 형을 받은 미셸 카터 사건과 비슷하다. 카터는 당시 남자친구인 콘래드 로이에게 극단적 행동을 하도록 재촉하는 내용의 문자를 반복해 보냈고 로이는 결국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미셸 카터
미셸 카터 ⓒASSOCIATED PRESS

미셸 카터 사건 이후 매사추세츠 주의회는 다른 이에게 자살을 부추길 경우 최대 5년 형을 살게 하는 ‘콘래드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롤린스 검사는 유씨 사건과 미셸 카터 사건이 유사하면서도 “180도 다르다”라면서 ”유씨는 A씨의 상태를 인지하고도 그의 의지와 양심, 정신에 공격을 퍼부었다”라고 설명했다. 

롤린스 검사는 유씨가 현재 한국에서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다. 보스턴칼리지 대변인에 따르면 유씨는 경제학 전공으로 2020년 5월 졸업 예정이었으나 A씨가 목숨을 끊은 지 3개월 만인 지난 8월 휴학을 신청했다.

현지 검찰 측은 ”자신을 유씨의 대변인이라고 밝힌 사람을 통해 유씨가 자발적으로 미국에 돌아올 계획인지 확인하고 있다”라면서 ”유씨가 자발적으로 돌아오지 않을 경우 강제로라도 송환될 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태우 에디터: taewoo.kim@huffpost.kr

본인이나 주변 사람을 위해 도움이 필요한 경우 다음 전화번호로 24시간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자살예방핫라인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생명의 전화 홈페이지(클릭)에서 우울 및 스트레스 척도를 자가진단 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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