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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혐에 맞선 여성들 '소비 총파업'이 준비되고 있다

7월1일 시작된다.

ⓒ트위터 갈무리

‘우리가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

지난 3월8일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등장했던 스페인 여성 동맹파업의 구호가 한국에서 다시 등장했다. 매월 첫째 주 일요일마다 여성들이 소비와 지출을 중단하겠다는 ‘#여성소비총파업’ 해시태그 운동이 위 문구를 표어로 내걸면서다.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탈코르셋 운동’에 더해 ‘총파업’ 운동까지 다양한 여권 신장 운동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성소비총파업’ 트위터 계정은 그간 여러 기업에서 일삼았던 여성혐오적 광고를 지적하고, 여성 소비자의 영향력을 드러내자는 취지로 지난 19일 만들어졌다. 공식 트위터 계정을 보면, 이들은 오는 7월1일부터 매월 첫째 일요일마다 문화생활이나 외식, 쇼핑 등 모든 소비와 지출을 중단할 예정이다. 주최 쪽은 “다양한 영역에서 주 소비층을 구성하는 여성이 정해진 날짜에 맞춰 함께 소비 행동을 ‘파업’함으로써 여성 소비자의 영향력과 중요성을 드러내기 위해서”라고 운동의 취지를 설명했다. 소비총파업 하루 전인 매월 첫째 토요일에는 ‘#38적금인증’ 운동도 함께 진행한다. 세계여성의날인 3월8일을 기념한다는 의미에서 3800원, 3만8000원 등의 적금을 붓는 방식이다.

‘여성소비총파업’ 운동은 여성을 수동적 소비자로만 여기는 인식에 정면 도전한다. 이들이 내세운 총파업 표어 가운데 ‘노동의 주체는 소비의 주체, 우리는 주체다’ ‘여자가 소비하는데, 결정은 남자가?’ 등의 문구가 등장하는 것도 이런 문제의식 탓이다. 실제 기업들의 여성혐오적 광고에 대한 문제제기는 끊임없이 이뤄졌다. ‘남성에게 가방을 선물받기 위해 스스로를 가꿔야 한다’는 등 여성을 수동적 존재로 묘사한 광고나,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등의 문구로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한 화장품 광고 등이 대표적이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여성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에도 여성혐오적 광고나 콘텐츠가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불법촬영 수사에 대한 의견 표명부터 탈코르셋, 소비총파업 운동까지 다양한 여성운동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여성소비총파업’에 대한 호의적인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만든 ‘#여성소비총파업’ 공식 포스터는 지난 20일 게시된 지 닷새 만에 3천번 이상 리트위트됐고, ‘#7월1일 여성소비총파업’ 등의 해시태그를 이용한 소비총파업 동참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 ‘bo***’(@han******)는 “#여성소비총파업 지지하고 참여할 것이다. 언젠가 육아를 비롯해 모든 노동을 한날한시에 놓는 여성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길 기원한다”고 했다. 트위터 이용자 ‘응**’(@wh*****)은 “#여성소비총파업은 탈코르셋 운동과도 연결된다. 특히 이날엔 메이크업이나 옷과 관련한 것은 아예 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주최 쪽이 내건 ‘우리가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는 표어는 1975년 아이슬란드에서 벌어진 ‘여성총파업’과 지난 3월8일 스페인 여성 동맹파업에서 따온 구호다. 아이슬란드 여성총파업 당시 여성 노동자 90%가 직장에 가지 않거나 가사노동?육아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성평등을 요구해 남녀고용평등법 제정을 이끌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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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여혐 #탈코르셋 #여성소비총파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