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대한체육회 발언을 비판했다.
허지웅은 19일 인스타그램으로 ”대한체육회가 체육계 학폭 문제에 대한 대책을 내놨다. 그리고 청소년기 일탈을 두고 평생 체육계 진입을 막는 건 가혹하다는 의견을 밝혔다”면서 ”과잉처벌이 능사는 아닙니다만, 우리 사회에서 그간 과잉처벌이 능사가 아니라는 말이 보호했던 게 언제나 과소한 처벌조차 받아본 적이 없는 대상뿐이었다는 사실은 슬프고 무겁다”고 밝혔다.
허지웅은 이어 ”며칠 전 학교, 군대, 직장, 그리고 결국 가정으로 수렴하는 닫힌 세계에 관해 말씀드렸다. 이 닫힌 세계들은 일종의 섬과 같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어느 섬의 누군가가 고통을 호소할 때 그 절박함을 언뜻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섬이 내가 아는 세계의 전부인 이들에게 어떤 고통은 죽음과도 같습니다. 섬 밖을 상상할 수 있는 여유와 평정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섬을 관리하는 자들은 이미 오래전에 그런 고통을 겪었거나 목격했습니다. 다만 그걸 그리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조리가 아니라 필요악이고, 그걸 삼켜서 극복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극복한 게 아니라 폭력에 순응하고 방관했던 최초의 순간, 섬의 일부가 되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면서 허지웅은 ”섬들 사이에 다리가 놓이면 더 이상 섬이 아니다. 그런 섬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겨낸 게 아니라 일부가 되었을 뿐이라는 걸 깨닫지 못하는 어른들의 섬은 다리가 놓이기 전에 먼저 가라앉을 것”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최근 대한체육회는 `학폭` 논란이 불거진 흥국생명 이재영, 이다영 선수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 질타를 받았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7일 국회에 ‘체육 선수 학폭(학교 폭력) 등 가혹 행위 관련 추진 방향’이라는 제목으로 제출한 답변서에서 “청소년 학폭 및 가혹 행위는 근절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청소년기에 무심코 저지른 행동에 대해 평생 체육계 진입을 막는 것은 가혹한 부분도 일부 있을 수 있다”고 밝혀 비판을 받았다.
비판이 이어지자 대한체육회는 입장문을 내고 “답변서 취지는 학교폭력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징벌 및 규제를 우선으로 실시하되, 가해자가 청소년인 점을 감안해 올바른 자세로 사회를 살아갈 수 있도록 병행하는 프로그램 마련이 제도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인혜 에디터 : inhye.lee@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