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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밤 거리 여행 코스 3

  • 박수진
  • 입력 2016.05.15 13:41
  • 수정 2016.06.17 07:41

전주 여행은 낮에도 밤에도 좋다. 산책하기 좋은 밤마실 코스를 소개한다.

1. 한옥마을 해넘이

전주한옥마을 동쪽 언덕에 있는 오목대 아래 산책로에는 연인들과 친구들이 해 저무는 한옥마을 풍광을 감상하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든다. 해가 저물고 불그스레하던 하늘이 푸른빛으로 바뀌면서 가지런하게 선이 곱던 기와지붕은 실루엣만 남기고, 기와지붕 사이사이로 은은한 불빛이 퍼지며 고풍스러운 풍광을 선사했다. 사람들은 산책로를 걷거나 오목대 마루에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다.

오목대 아래 산책로에서 해넘이를 감상하던 태국인 핏차야 뭇(23·여)씨는 “해 질 녘 한옥마을 풍광이 태국과 달리 무척 아름답고 조용해서 좋다”며 “이야기로 듣던 남부시장 야시장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목대를 내려가 한옥마을로 접어들었다. ‘태조로’ 양쪽으로 늘어선 한옥들은 환하게 불을 밝혀 낮보다 더 고풍스러우면서 화사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거리에는 밤의 즐거움을 찾아 나선 이들이 수없이 오고 간다. 특히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젊은이들의 모습이 이채롭다. 위엄 있는 왕자와 왕비가 된 듯, 의젓한 양반과 수줍은 규수가 된 듯 발걸음을 옮긴다.

초코파이, 만두빵과 단팥빵, ‘문(문어)꼬치’ 등을 파는 상점에는 길게 줄을 서서 빨리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오목대 아래 산책로에서 바라본 한옥마을

2. 미디어 파사드 공연

조선 태조의 영정이 봉안된 경기전(慶基殿)은 조명이 꺼져 어둠에 묻혀 있었다. 하지만 담벼락 바깥에서는 밤의 여흥을 돋우는 공연이 진행돼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었다. 기타 선율에 맞춰 감미로운 노래가 밤공기를 채우고, 벤치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노래를 감상한다. 공연 장소 옆 화사한 꽃으로 꾸며진 산책로에서는 사극의 주인공이 된 듯 선남선녀들이 다양한 포즈로 사진을 찍는다.

전주 경기전 돌담길 야경

은은한 조명 속에서 성스러운 분위기를 더하는 전동성당을 지나 길을 건너면 옛 전주읍성의 남문인 풍남문(豊南門)이다. 풍남문에서는 매일 저녁 화려한 빛의 공연이 진행된다.

9시가 되자 너비 47m, 높이 16.2m의 풍남문을 스크린 삼아 빛으로 만든 문양이 번쩍거린다. 빛은 평화로운 한옥마을, 새와 물고기가 노니는 풍경을 만들어내고, 용상에 오르는 태조 이성계를 형상화한다. 또 화려한 부채춤과 비보잉, 발레 공연이 이어진다.

오는 7월 29일까지 목·금요일 밤 9시와 9시 30분에 각각 10분간 진행되는 미디어 파사드 ‘풍남문 빛의 옷을 입다’ 공연은 전주의 밤을 색다르게 하는 볼거리가 되고 있다.

풍남문 미디어 파사드 공연

한복 차림으로 친구들과 공연을 감상하던 대학생 신유찬(20)군은 “한복을 입고 한옥마을을 돌아다니는 것은 흔치 않은 특별한 경험”이라며 “길거리 음식이 다양하고, 음악 공연도 있어 무척 재미있다”고 말했다.

꽃밭에서 기념 촬영하는 관광객

3. 먹거리 천국, 남부시장 야시장

풍남문에서 남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남부시장으로 들어서면 시장의 좁은 통로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가만히 서 있어도 밀려갈 정도다. 매주 금·토요일 오후 6시부터 12시까지 열리는 야시장은 하루 평균 방문객이 1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시장 내부에 십자 모양으로 늘어선 판매대에서는 꼬치와 녹두전부터 비빔밥 구이, 술 넣은 아이스크림, 물방울떡, 초밥, 베트남 쌀국수, 필리핀 잡채인 ‘판싯’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먹거리가 군침을 흘리게 한다. 또 한쪽에서는 비누, 생활도자기, 소품, 액세서리가 판매된다.

먹거리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총각네스시’가 파는 소고기 불 초밥(1개 900원, 한판 6개 5천원)과 길라면(3천원)이다. 전주대 한식조리학과 선·후배가 운영하는 곳으로 초밥을 만들고, 불로 소고기를 굽고, 라면을 만드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이길연(26) ‘총각네스시’ 대표는 “젊은 사람이 열심히 한다면 어르신이나 오신 손님들이 좋게 봐주신다”며 “재료와 맛에 신경을 많이 쓴 것이 인기의 비결인 것 같다”고 밝혔다.

야시장에서 배를 잔뜩 채웠다면 2층에 있는 청년몰을 돌아볼 차례다. 청년몰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이 버려진 시장 공간에서 독특한 점포를 내며 눈길을 끈 곳이다. 2012년 5월에 개장해 지금은 전주 관광 필수 방문지가 됐다. 야시장이 열리는 시간에는 많은 상점이 문을 닫지만 청년몰의 분위기를 느끼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작품이나 소품을 구매하고, 추억의 장난감과 과자를 살 수 있다. 또 근사한 칵테일 바와 청년이 운영하는 술집에서 즐겁게 지낼 수 있다.

전북상인연합회 관계자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야시장을 찾는 인파가 부쩍 늘었다”며 “오는 5월 말까지 판매대 10개를 늘려 방문객이 더 다채롭게 음식과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부시장 야시장 풍경

*다 보려면 금요일에 가자

풍남문 미디어 파사드 공연과 남부시장 야시장이 열리는 날이 겹치는 금요일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낮에는 한옥마을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밤에는 여흥을 즐긴다. 해 질 무렵 오목대에 올라 산책로에서 해넘이를 감상한 후 ‘태조로’를 따라 걷는다. 다양한 먹거리가 있지만 남부시장 야시장을 위해 허기를 때울 정도만 먹도록 한다. 경기전 담벼락에서 공연을 보고 전동성당을 감상한 후 9시나 9시 30분에 맞춰 풍남문 미디어 파사드 공연을 본다. 이후 남부시장 야시장에서는 한 곳에서 많이 먹지 말고 적은 양을 주문해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문의 = 한옥마을 관광안내소 063-282-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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