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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를 극복하는 7가지 방법 | 월터 랭글리 '슬픔은 끝이 없고'

'아픈 만큼 성장한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지요? 아픔이 너무 많고, 그 아픔까지 상품화가 되는 요즘 세상에선 이 좋은 말조차 왠지 식상한 위로로 들릴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신치료에서는 '아픈 만큼 성장한다'라는 것을 실제로 보여주는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외상 후 성장 Post-Traumatic Growth, PTG입니다. 외상 사건을 겪고 트라우마를 입었더라도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정신적 성장을 얻게 되는 것을 뜻합니다.

  • 김선현
  • 입력 2016.05.13 10:41
  • 수정 2017.05.14 14:12

월터 랭글리 | 슬픔은 끝이 없고 | 1894년

누구에게나 예상하지 못한 크고 작은 시련이 닥쳐올 수 있습니다. 여기 바다를 배경으로 한 여인이 얼굴을 감싼 채 깊은 슬픔에 빠져서 흐느끼고 있습니다. 제목으로 미루어볼 때 힘든 일들이 몇 가지 연이어 온 것 같습니다. 생생한 인물묘사와 배경을 통해서도 힘겨운 삶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아프고 힘든 일들은 한꺼번에 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젊은 여인에게도 그런 모양입니다. 그 옆에서 할머니는 애통한 표정으로 말없이 조용히 그녀의 등을 토닥여주고 있습니다. 인생의 많은 어려움들을 경험한 분 같습니다. 그러나 이 그림을 보면 많은 말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가끔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도 침묵으로 표현하는 마음의 언어가 더 가슴에 와 닿을 때가 있지요. 해가 지면 다시 뜨기 마련입니다.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은 슬픔과 아픔이 우리의 마음을 힘들게 하지만, 이 밤이 지나면 동트는 새벽이 올 것입니다. 어둠이 내려앉은 막막한 시간 동안 조용히 옆에 앉아서 기다려주는 것, 손을 잡아주고 안아주는 것이 가장 큰 힘과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월터 랭글리 | 배를 기다리며 | 1885년

'아픈 만큼 성장한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지요? 아픔이 너무 많고, 그 아픔까지 상품화가 되는 요즘 세상에선 이 좋은 말조차 왠지 식상한 위로로 들릴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신치료에서는 '아픈 만큼 성장한다'라는 것을 실제로 보여주는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외상 후 성장 Post-Traumatic Growth, PTG입니다. 외상 사건을 겪고 트라우마를 입었더라도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정신적 성장을 얻게 되는 것을 뜻합니다. 단지 트라우마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의 초월적 변화를 경험하는 주관적이고 긍정적인 심리 변화이죠.

첫째,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과 마음의 고통을 함께 나눌 것. 상처받은 마음을 숨기지 말고, 가까운 사람이나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감정을 털어놓고 도움을 받으세요. 그 과정에서 내가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알게 되고, 외롭지 않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둘째, 두려운 기억을 피하지 말 것. 고통스러운 기억은 억누를수록 더욱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오히려 더 좋았던 기억을 되살리고, 나는 잘 해나갈 수 있다고 믿으세요. 그리고 고통스러운 기억에 대한 해결책을 생각해보세요. 점차 고통은 줄어들고 무언가 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셋째, 일상적인 생활을 계속해나가려고 노력할 것. 자신이 맡은 일을 계속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등 일상의 경험들이 고통으로 얼룩진 기억들을 희미하게 만들 것입니다.

넷째, 술과 담배로 잊으려고 하지 말 것. 고통스러운 기억을 잊는데 술과 담배가 일시적으로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그 기억을 더 증폭시킵니다. 그래서 자꾸만 술과 담배를 반복하게 되고 결국은 건강을 해치게 됩니다.

다섯째, 규칙적으로 운동을 할 것. 적당한 신체적 활동은 긴장과 불안을 줄입니다.

여섯째, 뒤집어 생각해볼 것. 이른바 '역설적 사고'입니다. 불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희망을 찾아내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위기危機란 위험(危)과 기회(機)를 합친 말이다'라는 생각은 역설적 사고에 해당합니다.

일곱째, 마음의 고통이 심하다면 조기에 전문가 도움을 받을 것. 혼자서 끙끙대기보다는 가까운 의료기관이나 센터를 방문하여 상담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충격이 심하면 정신장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전문적 도움을 받아 이를 조기에 예방해야 합니다.

우리가 오해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트라우마를 극복해야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 행복해져야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가기가 쉽진 않지만 그 아픔에 파묻혀 지낸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늘 행복해지기 위해, 긍정적 정서를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이 글은 필자의 저서 <누구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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