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영국 여왕과 총리의 '외교적 결례' 발언이 카메라에 포착되다 (동영상)

  • 허완
  • 입력 2016.05.12 05:58
  • 수정 2016.05.12 06:14
Britain's Queen Elizabeth speaks to Commander Lucy D'Orsi during a garden party at Buckingham Palace in London, in this still image taken from video, Britain, May 10, 2016.  REUTERS/ROYAL POOL via Reuters TV.  ATTENTION EDITORS -  UNITED KINGDOM OUT. NO COMMERCIAL OR EDITORIAL SALES IN UNITED KINGDOM.  TPX IMAGES OF THE DAY
Britain's Queen Elizabeth speaks to Commander Lucy D'Orsi during a garden party at Buckingham Palace in London, in this still image taken from video, Britain, May 10, 2016. REUTERS/ROYAL POOL via Reuters TV. ATTENTION EDITORS - UNITED KINGDOM OUT. NO COMMERCIAL OR EDITORIAL SALES IN UNITED KINGDOM. TPX IMAGES OF THE DAY ⓒReuters TV / Reuters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90세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여왕과 총리가 다른 나라에 외교적 결례가 되는 발언을 한 것이 TV 카메라에 생생하게 포착돼 구설에 올랐다.

10일(현지시간) BBC 방송가디언 등에 따르면 평소 입이 무거운 것으로 유명한 엘리자베스 여왕은 중국 정부에 대해 부주의하게 발언했다.

여왕은 이날 가든파티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방문했을 때 경호를 맡았다는 경찰 간부를 소개받자 "운이 나빴네요"라고 말했다.

이 간부는 "아셨는지 모르겠지만, 제겐 아주 힘든 시간이었습니다"라며 여왕에게 당시의 고충을 토로하자 여왕은 "나도 그랬다"며 동의를 표했다.

Queen overheard calling Chinese officials 'very rude' - BBC News

특히 여왕은 "그들(중국 대표단)이 영국 대사에게 매우 무례했다"고 말했으며, 이에 이 간부는 "매우 무례했고 비외교적이었다"고 답했다.

이런 발언이 카메라에 담겨 보도되자 버킹엄 궁은 성명을 내고 "여왕의 개인적인 대화에 대해 코멘트 하지 않는다"며 "중국의 국빈 방문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만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이와 관련, "시 주석의 성공적인 국빈 방문으로 양국관계가 황금시대로 진입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 사건이 양국관계에까지 불똥이 튀지 않도록 차단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시 주석의 작년 10월 국빈방문은 매우 성공적이었고 양국 실무진들이 이를 위해 큰 노력을 했다"며 "시 주석의 방문을 통해 양국관계는 황금시대라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루 대변인은 TV 카메라를 통해 중국 관리의 무례한 언행이 비판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그런 상황이 발생했는지는 들어보지 못했다"며 애써 답변을 피해갔다.

그는 "양국이 시 주석 방문의 성과를 양국관계의 실질적인 발전으로 이어나가길 희망하며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ameron calls Nigeria and Afghanistan 'corrupt' - ITV News

아울러 캐머런 총리는 버킹엄 궁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여왕에게 12일 런던에서 열리는 반부패 정상회담에 대해 이야기하며 "나이지리아와 아프가니스탄 같은 환상적으로 부패한 나라의 지도자들이 영국에 온다"며 "두 나라는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부패한 나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여왕이 답하기 전 저스틴 웰비 성공회 캔터베리 대주교가 끼어들어 "한 대통령은 부패하지 않았다. 그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받았다.

언론들은 웰비 대주교가 말한 대통령은 지난해 말 취임해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무함마드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을 언급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부하리 대통령은 반부패 정상회담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캐머런 총리가 이런 발언을 하는 모습은 ITV가 촬영해 공개했다.

BBC는 국제투명성기구가 지난해 발표한 부패인식지수에서 아프가니스탄이 166위, 나이지리아는 136위를 기록해 캐머런 총리의 발언이 사실이 아닌 것은 아니라며 '정직한 외교상 실수(truthful gaffe)'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부하리 대통령은 이날 런던에서 열린 반부패 행사에서 한 연설에서 "그 누구로부터 사과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요구하는 건 (영국이 가져간) 자산들의 반환"이라고 응수했다.

다만 그는 "부패는 근절하기 어려운 괴물이다" "나이지리아 부패는 고질적이고 체계적이다" 등의 발언을 한 뒤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중에 나이지리아가 "환상적으로 부패한가"라는 질문을 받자 "그렇다"고 답변해 캐머런의 발언에 동의했다.

아프간 대사관은 캐머런의 발언에 그런 정의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캐머런 총리는 2014년에도 여왕과의 사적인 대화를 공개해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당시 유엔 총회에 참석한 캐머런 총리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과 대화하면서 여왕에게 스코틀랜드의 독립 투표가 무산됐다는 소식을 알리자 "여왕이 정말 좋아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데이비드 캐머런 #중국 #나이지리아 #아프가니스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