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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의 졸업사진 촬영 현장이 여러 번 보도된 이유

  • 김현유
  • 입력 2016.05.11 12:18
  • 수정 2016.05.11 12:44

캠퍼스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인 5월이다. 많은 대학 캠퍼스 내에서 졸업사진을 촬영하는 시기이기도 해 졸업 사진을 촬영하는 대학생들의 사진이 자주 보도되고 있다.

4일 뉴스1은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이 졸업사진을 찍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보도했다.

이어 9일에는 국민일보, 한국경제신문 그리고 통신사인 연합뉴스가 이 학교 학생들의 졸업사진 촬영 현장을 보도했다. 10일에는 조선일보, 위키트리 그리고 미주 한국일보가 연합뉴스의 사진으로 같은 모습을 보도했다.

네이버, 다음 그리고 구글 등에 '졸업사진'을 검색하고 뉴스 결과만 확인하면 연예 기사를 제외하고는 이 학교 학생들의 사진이 뜨는 것을 볼 수 있다. 타 대학의 학생들이 졸업사진을 촬영한다는 내용을 다룬 기사는 여러 페이지를 넘겨서야 찾아볼 수 있었고 그마저도 단 한 건에 불과했다.

왜 이렇게 많은 언론사들이 유독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의 졸업사진 촬영 현장을 보도한 것일까? 여기에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유명한 대학이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잘 알려져 있고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학교이다.

그러나 이화여대의 근처에 위치해 있고, 역시 잘 알려진 대학이며 비슷한 시기에 설립된 연세대학교의 졸업사진 촬영 현장 사진은 그 어느 매체도 보도하지 않았다. 그 어느 학교보다도 잘 알려진 서울대학교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성균관대학교의 사진 역시 마찬가지다.

그 이유는 두 번째 이유와 같은데, 바로 사진 속에 들어 있는 이들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다.

지난 4월 25일 뉴스1은 대전대학교 학생들의 졸업사진 촬영 현장을 공개했다. 대전대학교는 남녀 공학임에도 사진 속에 나온 것은 '화장을 받는' 여학생들의 모습이었다.

9일 이 매체가 이화여대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이와 유사하다. '강풍에 헤어스타일이 구겨지는', '치맛자락을 붙잡아야 하는' 여학생들의 모습이었다.

졸업사진을 위해 화장을 받거나, 강풍에 헤어스타일이 구겨지고 바지자락을 붙잡는 남학생들의 모습보다는 여학생들의 모습이 기사로 담기 자연스러웠던 모양이다.

마지막으로 이 학교가 '이화여자대학교'이기 때문이다. 이 학교에 대해서는 독자들의 반응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지난 1999년 '군가산점 폐지와 관련한 헌법재판소 청원'과 관련해 첫 사이버 테러를 당했고, 2002년에는 '양심적 병역거부 지지 선언' 기자회견으로 인해 네티즌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이후 이 학교에 대한 '온라인 공격'은 계속됐고 2011년에는 이례적으로 대학이 악플을 남긴 네티즌들을 고소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화여대와 관련된 기사에는 폭력적인 내용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9일 다음에 올라간 연합뉴스의 기사에는 389개의 댓글이 달렸고, 아래는 그 중 일부이다. 현재 이 기사는 삭제됐다.

아마 내년 5월이 되어도 이런 상황은 반복될 것이다. 대학 캠퍼스는 아름다워지고, 학생들은 졸업사진을 찍고, 언론사의 카메라는 이화여대를 촬영하고 그걸 본 사람들은 악플을 다는 풍경이다. 또 어쩌면 그 이후의 5월에도, 또 그 이후의 5월에도 반복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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