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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애자 남성들이 게이 수퍼히어로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 Bryan Pierce
  • 입력 2016.05.11 07:18
  • 수정 2017.05.11 14:12

이번 달에 DC 코믹스는 '미드나이터' 코믹 북 시리즈를 종결한다. 이 시리즈를 주목해야 했던 이유는 게이 남성 주인공이 나오는 가장 최근의 주류 코믹 북이었기 때문이었다. (링크) 게이 남성으로서 나는 매체에 게이 캐릭터들이 나오는 것이 내게 중요한 이유를 페이스북에 적었다. 하지만 게이 캐릭터들이 사회 전체에, 특히 이성애자 남성에게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자랐던 90년대는 게이라는 것이 받아들여 지기 시작하던 때였다. 그렇지만 평등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 SNL에서 캐릭터가 게이일지도 모른다고 대놓고 말하는 농담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 지던 때였다. 나는 지금도 고등학교 때 나를 '팻'이라고 불렀던 사람들이 생각난다. 팻은 SNL에서 젠더가 불확실한 캐릭터였는데, 나는 체중이 많이 나갔고 외모가 중성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정치적 올바름을 지나치게 따진다고 나를 비판하기 전에, 정치적 올바름에 반대하는 운동에 대한 내 이야기를 들어 달라. 정치적 올바름을 악마로 만드는 운동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고, 요즘 들어 목소리가 커진 것 같다. 올해 공화당 유세에서 공통된 주제이기도 했다. 이 운동의 핵심은 인종 차별과 동성애 혐오 발언에 대한 반대를 잠재우려는 것이다. 그런 학대의 피해자를 산통 깨는 사람으로 만들려고 한다. 존 케이식은 "나는 우리가 그냥 진정제를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런 발언은 피해자에 대한 영향을 축소하려 하고, 이런 사람들이 너무 예민한 거라고 사람들을 설득시키려 한다. 슬프지만 이것은 가해자와 피해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걸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이렇게 대하는 것이다, 는 명확한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보낸다. 그들과 엮이지 말라, 그들처럼 되지 말라.

어렸을 때 나는 학교에 가면 계집애, 호모 등의 말을 들었다. 남자 아이들은 내가 자기와 너무 가깝게 앉았다고 생각하면 일부러 나를 밀쳤다. 정말 상처 받고 고립되고 혼란스러운 기분을 느꼈던 걸 기억한다. 나는 게이라는 게 뭔지조차 몰랐다. 나를 대놓고 거부하는 것이었고, 나는 내가 뭘 잘못했는지조차 몰랐다. 집에 와서 아버지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그 날의 분을 떠올리며 울었던 게 기억난다. 아버지가 나를 괴롭히는 아이들과 같은 생각이라는 것에는 나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아버지는 내가 호모처럼 굴지 않으면 학교의 남자 아이들이 나를 그렇게 부르지 않을 거라고 대놓고 말했다. 나한테는 아주 중요한 시점이었다. 만약 내가 바뀔 수 있었다면, 다르게 행동할 수 있었다면 난 아마 그렇게 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아직도 나는 내 행동이 뭐가 그렇게 다른지 잘 모르겠다. 내 목소리를 듣거나 나를 촬영한 영상을 보면 다른 걸 알 수는 있다. 만약 게이 얼굴, 게이 목소리란 게 있다면 나는 그걸 가지고 있다. 그걸 내 자신에게서 볼 수 있지만, 솔직히 내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아버지는 나란 사람은 받아 들여질 수 없다는 걸 내게 아주 분명히 보여주었다. 여러 해 동안 아버지는 내게서 게이를 없애보려고 온갖 부정적인 노력을 했다. 그 결과로 생긴 것은 내가 아버지를 두려워하고 억울하게 느끼게 된 것뿐이었다. 지금까지도 나는 그것 때문에 아버지와 아무런 관계도 유지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 나는 '더 마스크 유 리브 인'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우리가 남성적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사실은 거짓말이라는 내용이다. 남성들은 아주 어린 나이부터 자신 안의 조금이라도 여성적인 면은 거부하도록 교묘하게 키워진다. 여기에 폭력의 위협이 곁들여지는 경우도 많다. 남성이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아주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우울감과 슬픔은 종종 폭력과 분노로 드러난다.

게이 인권은 게이들만의 인권이 아니다. 평등을 위한 운동은 모두를 위한 것이다. 게이 인권의 부상과 함께 미국의 사회적 의식에 변화가 있었다. 게이라는 것에 대한 인식은 남성성의 거짓말을 퍼뜨리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도구 중 하나였다. 게이라는 것에 대한 오명을 제거하는 것은 자신을 보다 솔직하고 진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이성애자 남성들을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게이 인권 운동에 있어 최고로 좋았던 것은 '엘렌', '윌 & 그레이스' 같은 드라마가 주류 미국에게 게이라는 것은 괜찮다는 걸 알려준 것이다. '아는 사람을 미워하기는 힘들다'는 속담이 옳다는 증거다.

게이 남성 주인공이 등장하는 유일한 주류 코믹 북 시리즈가 사라져서 미국의 사회적 의식에 구멍이 남았다. 만약 주류 스튜디오들이 게이 주인공이 나오는 코믹 북을 만들지 않는다면 그건 독립 작가들의 몫으로 넘어간다. 솔직히 나는 내가 아티스트나 작가라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나는 앉아서 새로운 SF 이야기를 상상하길 즐기는 오타쿠일 뿐이다. 나는 내 이야기를 코믹 북 형태로 쓰기로 결정했다. 나는 이야기를 마음속으로 영화처럼 상상했기 때문이다. 나는 코믹 북 칸을 그리고 포토샵으로 어떤 모습인지 설명을 적은 다음 일러스트레이터를 고용해 내용을 채워넣게 했다.

나는 거대한 외계인 우주선이 지구에 추락하면 어떻게 될까 여러 해 동안 생각해 왔다. 우주선이 아주 크다면 행성을 죽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공룡들을 죽인 소행성이 돌덩어리가 아니라 미래에서 과거로 돌아온 우주선이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앗, 당신은 앉아서 이런 공상을 하지 않는다고?! 나는 2013년 10월에 이런 생각을 기반으로 인디고 닥스 그래픽 노블을 쓰기 시작했다.

게이 남성으로서 나는 게이 남성 주인공이 나오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 던 게 아니라 쓸 필요가 있었다. 주인공 닥스는 카세리아의 왕자다. 그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 우주선을 과거로 보내고, 10만 년 전에 도착한다. 그는 현재에 남아있는 남편 타이초와 떨어지게 된다. 불멸의 존재라 해도 10만 년은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져 있기엔 너무 긴 시간이다. 안타깝게도 닥스는 타이초와의 재회를 불과 몇 백 년 남겨두고 스콜피온 데스 로드에 의해 살해 당한다. 다행히 타이초는 닥스가 지구에 착륙하기 전에 다이아몬드 스타에서 소울 크리스털을 만들어 두었다. 소울 크리스털은 남색(indigo)인데, 그게 닥스의 영혼의 주파수의 색깔이기 때문이다. 닥스가 죽자 닥스의 소울 크리스털은 운명을 워프해서 닥스를 지구의 현재에 다시 되살린다. 그러나 닥스는 왕자였던 전생의 기억이 없고, 자신이 외계인이라는 것도 모른다. 닥스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을 때는 자신있고 강력한 왕자였지만, 지구에서 게이 남성으로 부활하자 그가 자신을 보는 방식이 바뀐다. 나는 사회가 그를 대하는 방식과 그래서 꺾이는 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닥스는 지구에 오기 전의 삶을 기억해야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다. 이 이야기를 쓰면서 나는 게이들이 경험하는 부정적인 것들을 많이 보여 주었지만, 더 나은 세상의 모습 역시 보여 주었다.

내가 인디고 닥스에서 만든 세상은 너무나 커서 그래픽 노블에 다 담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플레이하면서 인디고 닥스의 우주의 배경 이야기를 배울 수 있는 게임을 페이스북에 만들었다. 각 레벨을 통해 스콜피온 제국의 탄생, 스콜피온 전쟁, 인디고 닥스 우주를 배울 수 있다. 게임을 마치고 나면 그래픽 노블에 숨은 이스터 에그들을 더 즐길 수 있다.

사람들이 이걸 읽고 캐릭터와 이야기를 사랑하게 되길 바란다. 게이들이 영웅인 세상을 만드는 것은 게이라는 것에 대한 오명을 제거하는 또 하나의 발자국이었다. 그리고 모든 남성들이 자신의 인간성의 모든 면을 더 잘 받아들이게 해주는 일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Why Straight Men Should Care About Gay Superheroe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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