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때 알았던 사람을 잃었을 때

가끔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변할 때가 있다. 여전히 당신의 삶에 있지만, 당신이 기억하는 식으로, 혹은 예전에 알았던 식으로는 아니다. 병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정신 질환이나 치매가 그렇다. 치매에 걸린 사람은 우리 곁에 남아 있지만, 우리가 알던 사람이 아니다. 서로를 묶어주던 유대, 공유한 기억, 심지어 성격조차 사라진다.

변화가 충격적일 때도 있다. 내게 상담한 사람 중 한 명은 자신의 어머니가 인종 분리를 시행하는 남부에서 친구들을 잃고 가족들과 소원해지면서까지 시민 평등권 운동 활동을 했다고 자랑스러워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그녀에게 자기가 사춘기 때 백인만 다니는 교회에 수치를 주고 인종 통합 예배를 드리게 만들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곤 했다. 그런데 치매에 걸리고 나자 인종 차별적 욕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런 말을 들은 딸은 충격을 받았을 뿐 아니라, 어머니의 믿음을 의심하게 되었다. 어머니는 내가 믿었던 대로 진보적인 사람이 맞았을까?

다른 질병도 비슷한 상실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외상성 뇌손상을 입으면 정신 기능의 전반적인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정신 질환, 알코올 중독, 마약 사용에 빠져드는 사람들을 보며 비통해 하기도 한다.

우리가 알고 사랑했던 사람이 달라질 경우, 긍정적인 변화도 비탄을 낳을 수 있다. 내가 만난 트리스탄에게는 형제의 개종이 그런 경우였다. 자신의 믿음보다 더 강렬한 신앙이긴 했지만, 그는 처음에는 형제가 신앙을 갖게 된 것을 기뻐했다. 그러나 곧 '거듭난 기독교인'이 된 형제와 공감하기가 어려워졌다. 더 이상 함께 맥주를 마시려 하지도 않았고 언제나 가족들에게 전도를 하려 했다.

애비게일의 남편은 오랫동안 알코올 중독과 싸워왔다. 그래서 결혼이 파탄의 위기도 맞았기 때문에, 남편이 알코올 중독자 갱생회(AA)에 들어갔을 때 애비게일은 그 사실을 처음에는 자랑스러워 했다. 하지만 애비게일은 ‘사람들, 장소들, 했던 일들’이 그립다고 한다. 특히 함께 나갔던 펍의 다트 클럽이 그립다. 남편은 술을 마시지 않기 위해서 그 곳을 피한다. 12월 31일이면 그들은 교회 지하에서 AA 지부가 여는 알코올이 없는 파티에 간다. 물론 애비는 남편이 자랑스럽고 술을 마시지 않으려는 남편의 노력을 지원한다. 예전 생활에서 그리운 것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2) 우리가 아직 잃지 않은 사람을 잃었을 때

시한부 진단을 받은 사람에 대해 느끼는 비통함이 있다. 'Anticipatory grief'라고도 부르는데, 친구, 가족, 간호자 등 주위 사람들이 결국 찾아올 죽음을 예상하며 겪는 슬픔이다. 건강을 상실할 것이라는 예측은 환자 본인뿐 아니라 주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비통함을 불러일으킨다. 우리가 상정하고 있던 한 세계를 잃어버린 것이다. 우리의 계획, 생각, 미래에 대한 감각, 안전에 대한 감각이 도전에 직면한다. 우리가 오늘 알게 된 미래는 우리가 예전에 상상했던 미래가 아니다. 크레이그는 아내가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함께 여행을 하고, 어쩌면 토스카나로 이사를 하자는 은퇴 뒤의 계획은 산산조각이 났다. 병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우리는 그때마다 또 다시 상실감과 비통함을 느낀다.

3) 예전의 나를 잃었을 때

아침에 손주들의 학교 버스를 기다리다가 옆집 아이가 자기 엄마에게 불평하는 걸 들었다. 유치원에는 어제도 갔다는 것이었다. 엄마는 참을성 있게 이제는 일주일에 두 번이 아니라 다섯 번씩 가야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는 실망한 표정으로 눈물이 고인 채 엄마를 바라보았다. 모든 게 다 달라지잖아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모든 것이 다 달라진다.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변화가 있는 반면, 당신에게 깊은 영향을 미치는 변화도 있다.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생각해 보라. 몇 년 동안 기다려 왔던 일일 수 있고, 무척 기쁠 것이다. 하지만 이제 인생이 달라진다는 것도 알고 있다. 앞으로 약 20년 동안은 당신의 자유는 제한될 것이다. 그리고 그보다 짧은 기간 동안은 당신의 수면도 제한된다.

아무리 긍정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인생의 모든 변화에는 숨은 부정적인 면이 있다. 시험을 통과하고 운전 면허를 받았을 때의 짜릿함은 큰 의미를 가진다. 성취이자 성숙의 상징으로, 새로운 자유와 모험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나이나 장애가 생겨서 운전 면허와 면허가 상징하는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 때의 고통과 비통함도 있다.

*기억하라: 비통함은 늘 죽음 때문에 드는 것은 아니고, 애착과 분리 때문이다.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겪지 않고도 강력한 고통을 경험하곤 한다. 알아보기 힘든 상실의 경우에 우리의 비탄은 남의 눈에는 띄지 않을 때도 많다. 하지만 애착을 느꼈던 모든 대상, 장소, 사람의 상실을 비통해 할 수 있다. 그 대상은 무엇이든 가능하다. 슬픔에 대처하기 위해 친구, 카운셀러, 협력 단체 등이 필요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먼저 당신의 비통함을 인지해야 한다. 당신의 감정의 정당함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기분이 나아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런 상황에서 애닳아 해본 사람은 당신만이 아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뉴로쉘 대학교 노인학 연구자 Kenneth J. Doka, PhD.의 책 'Grief Is a Journey'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

*허핑턴포스트US의 The 3 Kinds Of Grief Nobody Talks About을 번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