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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게이 에로틱 만화의 대가 '타가메 겐고로'가 일반 잡지에 동성결혼에 관한 만화 '아우의 남편'을 연재하는 이유

  • 김도훈
  • 입력 2016.05.02 07:09
  • 수정 2016.05.04 11:45

타가메 겐고로는 남성들의 성애를 매우 하드하게 그린 만화와 일러스트로 잘 알려진 게이 에로틱 아트의 거장이다. 그가 2014년 9월 일반적인 잡지인 '월간 액션'에 '아우의 남편'(弟の夫)을 연재하기 시작한 것은 큰 화제였다. '아우의 남편'은 주인공의 쌍둥이 남동생이 죽은 후, 그의 캐나다인 남편이 일본을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는 가족 만화다.

게이뿐만 아니라 스트레이트 사이에서도 주목받은 이 작품은 2015년 11월 제19회 문화청미디어예술제 만화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아우의 남편'은 한국에서도 정식으로 발매됐다.

연재를 시작한 지 약 1년 반, 허핑턴포스트는 타가메 겐고로를 만나서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들어봤다.

-'아우의 남편'이 매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연재를 시작할 때 1권의 평가가 나쁘면 상하 2권으로 연재를 종료할 생각이었습니다. 평판이 좋아서 좀 더 오래 연재할 것입니다. 스스로 '최소한 이것만은 하자'고 생각하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담아내게 되어서 기쁩니다.

-동성애자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한 여러 소재를 적극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1권은 이 작품이 2권에서 끝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그렸기 때문에 이런 이슈를 꽤 담았습니다. 2권에서는 좀 더 편안하게 전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생의 남편. 1권

-이 작품을 그리려면 게이에 대해 이성애자들이 느끼는 감정을 이해해야 할 텐데요, 게이인 겐고로씨에게는 어려운 부분이 아니었나요?

-지금까지 게이에 대한 이성애자들의 반응을 겪어본 적이 있으니까요. 주인공의 딸이 캐나다인 마이크에게 "어느 쪽이 남편이고 어느 쪽이 부인이야?"라고 묻자 "둘 다 남편이야"라고 대답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것도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게이가 아닌 친구들 앞에서 파트너를 '남편'이라고 부르면 "그럼 당신이 부인이야?"라고들 묻거든요. 아, 이성애자들은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싶었죠.

-동생의 남편인 캐나다인 마이크는 매우 상냥하고 자유로운 사람입니다. 이건 겐고로 씨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게이인가요?

=이상적인 것은 아니지만, 게이로서의 자긍심을 이해하면서도 거기에 치우치지는 않는 인물이라는 느낌이네요. 실제로 제가 해외에서 만난 게이들은 인권 문제를 그렇게 과격하게 주장하는 건 아니지만 말할 때는 제대로 이해를 하고 말을 합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그런 사람들이 모델입니다.

-'게이 프라이드'를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는 것이군요.

=먼저 아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생각입니다. 이걸 읽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조금씩 더 생각을 하면 좋겠습니다. 동성애 인권 문제 자체를 계몽하려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무의식적으로 편견을 갖고있는 사람들이 줄어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성소수자 지인이 없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유사체험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성소수자 인권 문제가 자신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 바로 옆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이해해주면 좋겠어요. 그것이 출발점입니다.

-이 작품을 통해 성소수자를 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의 전면에 성소수자 인권을 내세우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게이를 그린다는 것은 성소수자를 가시화하는 것이므로 필연적으로 정치적 의미를 갖게 됩니다.

-겐고로씨는 원래 게이 만화와 게이 에로틱 아트 부문에서 큰 명성을 갖고 있습니다. 게이들 사이에서 겐고로씨의 작품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일반 잡지에 연재한다는 사실은 놀라웠습니다. 계기는 뭐였나요.

=10년 전인가 만화 평론가 오오 쇼헤이에게 "게이 잡지 이외에도 연재할 의지는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가 몇 년 전 담당 편집자에게 전해져서 만나게 되었지요. '만화 액션'과 '월간 액션'에는 개성있는 작품이 많았고, 그중 제가 좋아하는 작품이 2편 있었습니다. 그런데 2 작품 모두 담당 편집자가 진행했더군요. 이 사람이라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연재하기로 결정을 했는데, 편집자도 저도 당시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작품을 할지 생각은 없었습니다. 가장 곤란했던 것은, 제 작품의 주요한 특징이 일반 잡지에서는 전혀 사용할 수 없는 것이었죠. 특기는 사용할 수 없지만 제 개성은 내지 않으면 안 되는 거였죠. 그러다 해외의 동성결혼 이슈가 일본에서도 활발하게 보도되는 걸 보고, 이걸 주제로 하면 읽힐 만한 작품이 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뷰 후편은 추후에 이어집니다.

허핑턴포스트JP의 ゲイアートの巨匠・田亀源五郎さんは、なぜ漫画「弟の夫」を描いたのか。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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