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매체들이 영국 내에서 자행되고 있는 대규모 노예 거래의 실상을 보도했다.
영국의 일간지 '더 선'은 작년 네팔 지진 이후 텐트나 길거리로 내몰린 네팔의 어린이 95만 명 중 다수가 영국 가족들에 가정 노예로 팔리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더 선의 조사 결과 최하 10세의 네팔 소년 소녀들이 5,300파운드(약 880만원) 정도에 팔린다고 한다. 이들은 부유한 영국 가정에 팔려 요리와 청소를 한다.
알 자지라는 지난 24일 현재 영국의 암시장에서 노예 거래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으며 대부분이 섹스를 위한 어린 여성들이라고 보도했다.
영상 속에 등장하는 한 '슬레이브 마스터'(노예상)는 "일 년 반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한 노예 여성 세 명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성노예만 성행하는 것이 아니다. 알자지라는 10세에 고아가 되어 영국에 온 한 베트남 출신 남성이 노예 계약을 하던 당시의 상황을 보도했다.
"그들이 제 손가락을 잘라서 종이에 싸놓고는 서류에 사인하라고 했어요. 아마 사인을 하지 않았으면 죽였을 겁니다."
시골의 대마 농장에서 일했다는 그는 '하루에 2~3시간도 자지 못하고 일했다'며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었다'고 고백한다.
알자지라는 최저 임금의 절반도 받지 못하고 여권을 빼앗긴 채 비가 세는 작은 방에 여섯명이 함께 사는 산업형 노예도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추운 날씨에 영국의 기아와 볼보 자동의 판매점에서 자동차를 세차하는 일을 하고 있다.
영상에서 현대판 노예에 반대하는 운동가들은 일선 딜러들이 저지르는 일탈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기업들에게 자신들이 만든 자동차가 적법한 노동의 과정을 거쳐 판매되는지 확인할 의무가 있다는 것.
영상에 등장한 한 운동가는 말한다.
"볼보(를 비롯한 자동차 판매 업체들은)는 자기 차를 누가 세차하는지 조사해야 합니다."
기아 UK는 알자지라의 취재가 시작된 후 판매상들에게 법을 지킬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들은 어디서 오는가?
알자지라는 다양한 형태로 현지에서 노예를 공급하는 '밀수상'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잠행 취재에서 베트남의 한 노예상은 "영국으로 가고 싶어 하는 한 커플이 있다"며 "모든 서류작업을 포함해서 3만2천 달러(약 3천6백만 원) 밖에 안 한다"고 답했다. 그녀는 노예들을 러시아와 폴란드 그리고 프랑스를 통해 영국으로 데리고 가는 자세한 경로를 설명했다.
더 선에 따르면 영국의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은 경찰이 이 의혹을 수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 세상 어디에서도, 어떤 아이도 집에서 데려와 노예 상태로 강제 노동을 시켜서는 안 된다.” 메이가 더 선에 말했다.
네팔의 지진 같은 대형 재해는 이런 노예 거래가 증폭될 수 있는 위험요소 중 하나다.
지진 이전부터도 어린이 인신매매는 네팔에서 주요 관심사였지만, 재해 이후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다.
허핑턴포스트 UK는 작년에 고든 브라운이 자신의 허핑턴 블로그를 통해 7,000명에서 15,000명의 네팔 소녀 및 젊은 여성들이 인도 매춘 업소로 매매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허핑턴포스트 UK는 지진으로 모든 것을 잃은 절박한 부모들은 인신매매범들의 수법에 말려들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당시 전문가들의 경고를 보도했다.
“생계 수단을 잃고 생활 조건이 더욱 나빠지면 인신매매범들이 부모들에게 아이를 포기하라고 설득하기가 더 쉬워질 수 있다습니다. 그들은 부모들에게 아이의 삶이 더 나아질 거라고 믿게 만듭니다. 인신매매범들은 교육과 끼니, 더 나은 미래를 약속하지만, 현실에서 이 아이들 대부분은 끔찍한 착취와 학대를 겪게 됩니다.”
UNICEF의 네팔 대표 토무 호주미가 작년 6월 성명에서 밝힌 말이다.
허핑턴포스트 UK는 영국이 작년에 현대판 노예방지법을 통과시켜 아동 인신매매와의 싸움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이 법은 당국이 현대 노예제와 싸우는 도구가 되며, 생존자에게 적절한 자원을 주고 인신매매범들에게 ‘이 끔찍한 범죄에 걸맞는 가혹한 처벌’을 주도록 한다.
아래는 알자지라가 보도한 영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