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신화’, ‘문재인 영입인재 2호’.
4·13 총선에서 관록있는 경제 관료를 누르고 여당 텃밭인 경기 성남분당갑에 입성한 김병관(사진·43)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를 수식하는 말은 화려하다. 넥슨과 엔에이치엔(NHN)을 거쳐 게임 개발업체인 ‘웹젠’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 당선자는 20대 국회 출마자 가운데 재산이 가장 많은 것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정작 그 자신은 여러 차례 “공장 노동자의 아들”로 자신을 설명한다. 28일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도 그는 “제가 잘나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더불어 살 줄 아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왔다”며 좀처럼 ‘자기 어필’을 하지 않았다.
그의 수수함도 화제다. 선거캠프 관계자 말을 들어보면, 막상 선거운동을 하려고 보니 양복은 단 두 벌이고 넥타이도 마땅한 게 없어 급하게 넥타이를 주문했다고 한다.
그는 ‘새로움’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았다. 김 당선자는 “35년 동안 1번만 찍었다는 분들이 내 손을 꼭 쥐면서 이번엔 당신을 찍어주겠다고 하더라”며 “사회에서 열심히 일했으니 정치권에 가서도 열심히 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들을 많이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청년’과 ‘기업’을 동시에 안다는 것도 강점이다. 그는 “정치권에 정보기술(IT)이나 실물경제를 잘 아는 분들이 적어서, 저 스스로 월급 노동자로, 청년 기업가로 일하며 겪어온 어려움들을 여의도에서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앞으로 경제 수권정당의 틀을 갖추는 데 기여해달라는 당의 요청에 부응하려 한다”고 말했다.
마음에 둔 ‘1호 법안’도 기업가로서의 고민을 담은 ‘창업날개법’(가칭)이다. 법인의 금융권 대출시 대표이사가 연대보증을 서게 하는 ‘대표이사 연대보증제’ 폐지를 비롯해, 기업가들이 사업에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점들을 담을 예정이다. 정보기술 분야 전문가인 만큼 첫 상임위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강하게 점쳐지지만 그는 “아직 마음을 결정하지 못했다”며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살리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어디든 가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