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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쉬운 상대가 아니다

트럼프는 멕시코 인, 무슬림, 여성들에 대해 거리낌없이 직설적이고, 애매하지 않고, 인종 차별적인 말을 사용한다. 하지만 그런 단어들 대부분을 버리는 대신 반복함으로써, 그는 공공 담론의 수준을 모두의 감각이 둔해지는 선까지 끌어내렸다. 그는 자신의 무지를 자랑스러워 하며, 그의 지지자들 상당수는 바로 그것 때문에 그를 좋아한다. 그들은 트럼프의 무지를 약점이 아닌 자산으로 본다. 그가 정치나 사실로 인해 타락하지 않았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ASSOCIATED PRESS

깨달아야 할 것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라는 인간 레킹 볼은 점점 더 세게 몰아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트럼프가 다음으로 파괴하러 덤비는 대상은 1992년 이래 민주당과 워싱턴 전체의 핵심 심볼이자 중앙 구조였던 클린턴 가족이다.

트럼프가 수치상으로는 불리하긴 하다. 사실 현대 주요 대선 후보 중 최악이다. 현재 대부분의 소수자들, 일반적인 여성들, 전체적으로 볼 때 미국인들 전부는 그를 욕하고 두려워한다.

그러나 대중이 정치, 워싱턴, 의회, 연방 정부에 대해 역겨움을 느끼는 지금, 힐러리 클린턴은 과거 정치의 마지막 대표자로서 노출되어 있다.

이것은 지독히 불공평한 일이다. 여성이 대선에 당선되는 것은 버락 오바마의 2008년 당선에 못지 않은 혁명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와 유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고, 2008년에 그랬듯 클린턴은 좋지 않은 시기에 좋지 않은 입장에 서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TV 시청자들이 드라마 '웨스트 윙'에 열광한 것은 별로 오래 전이 아니다. '웨스트 윙'은 백악관을 존중했는데, 이러한 전통적 시각은 리처드 닉슨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살아남았다.

그러나 지금 미국 대통령이 등장하는 가장 인기있는 드라마는 'VEEP'와 '하우스 오브 카드'다. 여기에 등장하는 대통령은 입이 험한 냉소가, 혹은 1인 독재를 추구하는 살인자다.

우리가 생각해 왔던 대선 유세라는 것을 파괴한 리얼리티 쇼 스타 트럼프가 여기서 등장한다. 그리고 그가 여기서 멈출 거라 생각할 이유는 없다.

필라델피아에 온 나는 레드 오울 태번의 MSNBC 세트에서 빠른 투표 결과 뉴스를 보았다. 신성한 독립 기념관의 바로 맞은 편에 있는 곳이다.

고전적인 교육을 받은 건국의 아버지들은 2세기도 더 전에 저 멋진 건물에서 박식함과 문장력을 활용해 자치 정부, 정의, 자유의 가장 심오한 쟁점에 대해 깊고 진지하게 파고들었다.

그리고 화요일 밤, 트럼프에게 그 날의 가장 크고 중요한 승리를 안겨 준 곳은 펜실베이니아였다.

승리를 거둔 트럼프와 그의 방법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정치 담론의 예의와 체면의 규칙이라는 게 정말 하찮다는 걸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는 모든 규칙을 무시했다. 화요일 밤 승리 성명에서 그는 이런 상소리를 했다. "만약 힐러리가 남자였다면 표의 5%는 못 얻었을 것이다."

방송 앵커들이 자신들의 품위를 잃지 않으며 이 말을 분석하려고 애쓰는 걸 지켜보면 재미있지 않고 슬프다. 하지만 그들은 분석했다.

트럼프는 멕시코 인, 무슬림, 여성들에 대해 거리낌없이 직설적이고, 애매하지 않고, 인종 차별적인 말을 사용한다.

하지만 그런 단어들 대부분을 버리는 대신 반복함으로써, 그는 공공 담론의 수준을 모두의 감각이 둔해지는 선까지 끌어내렸다.

그는 자신의 무지를 자랑스러워 하며, 그의 지지자들 상당수는 바로 그것 때문에 그를 좋아한다. 그들은 트럼프의 무지를 약점이 아닌 자산으로 본다. 그가 정치나 사실로 인해 타락하지 않았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그는 광고에 돈을 별로 쓰지 않았다. 수십 억 달러 어치의 '공짜 매체' 뉴스 보도에 의존했다. "이런 일은 전례가 없다. 그는 어떻게 하면 관심을 끄는지 알기 때문에 다 공짜로 얻는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정치 커뮤니케이션 교수 캐슬린 홀 제이미슨의 말이다.

그에겐 유세 체계랄 게 없다. '체계'는 거의 그의 생각, 느낌, 트윗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이슈에 대한 상세한 위치가 없는 것이 역설적으로 철저한 검토에서 그를 자유롭게 했다. 기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부족함을 지적하는 것뿐이지만, 계속 지적만 반복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평생 논란을 불러 일으키는 맨해튼의 공인이자 TV 스타로 살았던 그는 다른 유명인의 약점을 감각적으로 재빨리 파악하고 치명적인 공격을 한다. 그는 공격의 과정 자체를 메시지로 만들었다.

트위터는 완벽한 도구고, 140자는 완벽한 길이다. 트위터 역시 실체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제한하고 그의 공격을 날카롭게 만든다.

"트윗을 어떻게 분석하나? 예전에 나는 정치 토론과 광고, 정치적 수사의 디테일을 연구했다. 트럼프에겐 그게 불가능하다." 제이미슨이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그래서 트럼프가 클린턴에게 쉬운 상대인가 하면 그렇지 않다. 정반대가 될 수 있다.

클린턴-트럼프의 경쟁이 된다면, 수십 년, 어쩌면 수세기 이래 가장 추잡하고 부정적인 대선이 될 것이 분명하다.

선거인단 지도가 어떻게 보이든 간에, 그런 종류의 선거는 트럼프의 영역이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 US에 게재된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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