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커피우유, 우유일까 커피일까?

첫째, 우유에는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칼슘이 들어 있지만, 카페인은 칼슘 흡수를 방해한다. 둘째, 우유에는 불면증을 예방하는 트립토판이 풍부한데, 카페인은 각성효과를 준다. 셋째, 우유에는 면역력을 높여주는 면역글로불린, 라이소자임, 락토페린이 들어 있지만, 카페인은 이뇨작용을 일으켜 탈수와 면역력 저하에 영향을 준다.

  • 비온뒤
  • 입력 2016.04.28 07:29
  • 수정 2017.04.29 14:12

어린 시절, 커피를 마시는 어른들이 부러웠다. 달콤쌉싸래한 향은 달고나 같고, 베이지빛 액체는 카라멜 같았다. 향만으론 짐작할 수 없는 그 맛이 궁금했다. 그래서 커피우유가 나왔을 때는 쾌재를 불렀다. 드디어 나도 커피를 마시는구나! 분명 우유팩에 '커피맛향'이라고 쓰여 있었지만 '커피는 향으로 마신다'는 안성기 아저씨의 말에 동의했다.

그런데 요즘 커피우유가 정체성을 잃고 있다. '스누피 더진한커피우유'의 어마무시한 카페인량이 회자되면서부터다. 우유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커피에 버금가는 카페인이 들어 있다는 소문이자자하다. 에너지음료(레드볼 250㎖에 62.5mg 카페인 함유)와 비교해도 3배가 넘는 수준이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보니 '커피우유'라는 명칭도 애매하다. 대체 커피우유는 우유일까, 커피일까?

커피라고 쓰고, 우유라고 부른다

실제로 제조사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커피제품은 '음료'와 '가공우유'로 구분된다. 육안으로 봤을 때 네모진 우유곽에 들어 있는 것은 가공우유, 아닌 것은 음료라고 보면 된다. 물론 음료라고 해서 성인만 마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유라고 어린이・청소년만 겨냥한 상품도 아니다.

대용량 커피우유는 한때 출근길 직장인이나 피곤한 학생들에게 최고 인기상품이었다. 양이 많아 요기도 되고, 커피향까지 나니 왠지 피곤이 가시는 느낌이었다. 거기다 '우유'라는 점에서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든든했다.

그런데 이제 커피우유를 우유로 보면 안 되겠다. 커피우유에도 커피와 비등한 카페인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비온뒤가 편의점 조사와 제조사 문의로 알아본 결과, 아래 8개 가공유에는 평균 86mg의 카페인이 들어 있었다. 그밖에 음료로 구분되는 아카페라, 프린치카페, 스페셜티, 카페라떼, 커핑로드, 바리스타 컵 시리즈 등에는 최소 62mg에서 최대 150mg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었다.

아래 도표는 '커피우유' 8개의 용량 대비 카페인량 순이다. 역시 GS25 PB상품인 스누피 더진한커피우유가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은 바나나우유로 유명한 빙그레-커피맛 우유, 남양-커피에몽, 매일-우유 속에 카페돌체, 우유 속에 모카치노, 서울우유-커피포리200・CU PB HEY ROO 커피우유, 서울우유 커피맛 순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커피우유의 '우유 효과'는 무의미하다.

첫째, 우유에는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칼슘이 들어 있지만, 카페인은 칼슘 흡수를 방해한다. 둘째, 우유에는 불면증을 예방하는 트립토판이 풍부한데, 카페인은 각성효과를 준다. 셋째, 우유에는 면역력을 높여주는 면역글로불린, 라이소자임, 락토페린이 들어 있지만, 카페인은 이뇨작용을 일으켜 탈수와 면역력 저하에 영향을 준다.

역으로 생각하면, 커피만 먹었을 때 더 자극되었을 요소들을 우유가 조금은 완화해준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커피우유를 마시고 우유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커피우유도 커피나 에너지음료를 마시는 것과 다르지 않다. 커피우유를 먹고 불면증, 신경과민, 위산과다, 역류성 식도염, 소화장애, 눈밑 경련, 피로를 느낀다면 카페인을 줄이라는 신호다.

나이와 몸 상태에 맞는 카페인량을 지키고, 물을 많이 마시자.

카페인 1일 권장 섭취량은 성인 400mg, 임산부 300mg, 청소년(50kg 기준) 125mg, 어린이 1kg당 2.5mg이다. 따라서 성인도 스누피 더진한커피우유는 하루 1팩 이상 마시지 않는 게 좋다. 청소년들은 스누피 더진한커피우유를 절반만 마셔야 하며, CU의 HEY ROO 커피우유는 하루 1팩, 2~5위 제품들은 하루 1팩 반, 서울우유 제품은 하루 2팩까지 괜찮다.

어린이는 '몸무게 × 2.5'로 카페인 권장량을 계산해야 한다. 몸무게가 40kg 나가는 어린이는 100mg, 35kg인 어린이는 하루 87.5mg, 30kg인 어린이는 75mg, 20kg인 어린이는 50mg의 카페인 섭취가 가능하다. 그러나 초콜릿, 과자 등을 같이 즐긴다면 하루 권장량은 금세 넘기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지금까지 커피우유를 우유로만 여겼다면 생각을 바꾸자.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이나 어린이, 청소년은 되도록 카페인 함량이 적은 것을 골라 마시는 것이 좋다. 또 위 8개 제품이 아니더라도 우유팩을 살펴 열량과 함께 표기된 카페인함량을 꼭 따져보길 바란다.

* 이 글은 의학전문채널 <비온뒤> 홈페이지(aftertherain.kr)에 게재된 글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커피우유 #커피 #우유 #카페인 #라이프스타일 #강문희 #비온뒤 #건강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