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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언론사 간담회에서 나온 박근혜 대통령의 9가지 속마음

  • 허완
  • 입력 2016.04.27 10:41
  • 수정 2016.04.27 10:50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46개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 간담회는 2시간 10분 동안 진행됐다. 취임 이래 박 대통령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소통’의 자리를 가진 것 자체가 흔치 않은 일이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정말 많은 말을 했다. 곳곳에서 감정도 드러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억울함을 내비치기도 했고,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왜 울컥했던 걸까? 미디어오늘이 공개한 원고지 210매 분량의 발언록 전문에는 박 대통령의 속마음이 잘 드러난다.

박 대통령의 말에서 드러난 속마음을 ‘번역’해봤다. (물론, 해석은 사람마다 조금 다를 수 있다.)

1. “대통령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어요.”

“사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국민과 국가에 대해서 무한한 책임을 지는 자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나라 체제가 대통령 중심제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사실은 지난 시절을 보면 대통령 중심제라고는 하지만 대통령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어요. 특히 국회하고의 관계에서 보면 되는 것도 없고 또 이건 꼭 좀 해야만 경제를 살릴 수 있겠다 호소도 하고 국회를 찾아가기도 하고 초청해서 말씀도 나눠보고 그래도 뭔가 되는 게 없이 쭉 지내왔기 때문에 그런 데하고 관계없는 법으로 되어야 되는 것하고, 관계없는 그런 행정부 안에서 할 수 있는 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만들어서 그런 쪽으로 성장 동력을 더 확충한다든지 또 외국에 나가서 수주하는 일을 돕고 정상외교나 이런 것을 통해서 뭔가 교류를 확대해서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든지 그런 쪽으로 계속 돌아다니면서 일을 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번역 = 제가 하자는대로만 하면 경제가 확 살아날 텐데 국회가 자꾸 안 도와줬습니다. 그래서 저는 할 수 없이 제가 할 수 있는 데까지 경제를 살리는 일을 열심히 했습니다.

2. “3당 체제를 민의가 만들어준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볼 적에도 이게 국회가 양당체제로 되어 있는데 서로 밀고 당기고 이러면서 되는 것도 없고 정말 무슨 식물국회라고 보도에도 봤지만 그런 식으로 쭉 가다 보니까 국민들 입장에서는 변화와 개혁이 있어야 되겠다 하는 그런 생각들을 하신 것 같아요. 그래서 양당체제에서 3당 체제를 민의가 만들어준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양당 체제하고는 달리 3당 체제에서는 뭔가 협력도 하고 또 견제할 건 하더라도 뭔가 되어야 되는 일은 이루어내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뭔가 변화를 일으킴으로써 민생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또 경제활성화에도 국회 차원에서도 뭔가 실질적으로 좀 힘이 돼주고, 그런 쪽으로 변화를 국민들이 바라신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번역 = 국민들은 이번 총선에서 정권을 심판한 게 아니라 ‘식물국회’를 심판한 것입니다. 국회가 저를 잘 좀 도와줘야 하지 않겠냐고 말이죠.

3. “국민들이 바라는 가장 중요한 것은 좀 민생 살리고...”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서 이런 시각, 저런 시각 다양한 분석이 있고, 또 이런 국정운영이 잘못됐다든지 이런 지적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분석을 저도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 민의를 좀 잘 받들어서, 결국은 선거 때도 다른 이야기가 거의 없었어요. 일자리 더 많이 만들겠다, 또 경제 살리겠다, 그런 이야기가 주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때. 그러니까 결국은 20대 국회에서 국민들이 바라는 가장 중요한 것은 좀 민생 살리고 일자리 좀 많이 만들고 그렇게 해서 다 좀 협력을 해서 그렇게 우리 삶이 좀 나아지게 해 달라, 그러니까는 그 이야기가 주로 된 캠페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번역 = 제가 잘못해서 총선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게 아니라 결국 국민들의 뜻은 민생을 살리라는 거 아닙니까?

4. “그러면 아무것도 안 되는 거거든요.”

“여소야대보다 사실 더 힘든 것은 같은, 여당과 정부는 어떻게 보면 수레의 두 바퀴 아니겠습니까? 어쨌든 계속 서로 협의를 해 가면서 같이 굴러가야 국정운영이 원활하게 되는데, 이 내부에서 그게 안 맞아가지고 계속 삐거덕거리고 이 바퀴는 이리 가는데 이 바퀴는 저리 가려고 그러고 저리 가고 그러면 아무것도 안 되는 거거든요. 그 점에 있어서 좀 미흡했다 하는 것도 이번 총선 민의에서 나온 결과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번역 = 여당이 대통령 말을 좀 들어야 국정운영이 잘 되는 건데 자꾸 안 들으니까 국민들이 새누리당을 선거에서 심판한 것입니다.

5. “그게 제 경험입니다.”

“그래서 정당이라는 것도 어떤 국가의 경제정책이나 안보정책이나 복지문제라든가 이런 데 대해서 어떤 가치를 그래도 큰 틀에서 같이 하는 사람이 모여서 국민의 선택을 받으면 그 방향으로 열심히 노력을 해서 나중에 책임지고 심판을 받고 이렇게 해야지, 계속 그냥 그 안에서 완전히 생각이 다른 사람끼리 합해서 이게 대타협이고 연정이고 같이 잘해 봐. 잘 되기는 뭐가 잘 되겠습니까? 내부에서 더 시끄러우면 되는 게 하나도 없어요. 저는 그게 더 국정에 어려움이 되지 않을까 그런 차원에서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이 와가지고 그러니까 같이 잘해 보자 하는 걸로 국정이 잘 될 수는 없다, 그게 제 경험입니다. 실제 그렇고요.”

번역 = 당 안에서 계파 갈등으로 계속 시끄러우면 되는 게 없다는 것을 제가 잘 알기 때문에 계파를 하나로 모아가지고… (?)

6. “너무 기가막혀 가지고 지금…”

“사실은 이런 문제들이 꿈은 많고 의욕도 많고 어떻게든지 해보려고 했는데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 게 거의 안됐어요, 사실은요. 그러니까 그냥 혼자 가만히 있으면 너무 기가 막혀 가지고 마음이 아프고 내가 좀 국민들 더 만족스러운 삶을 마련해주기 위해서 내가 대통령까지 하려고 했고, 열심히 밤잠 안자고 이렇게 고민해서 왔는데 대통령 돼도 뭐 할 수 있는 게 없구나, 결국은. 그냥 그렇게 해 보고 싶은 거를 못하고 있는 거죠, 지금.”

번역 = 저는 밤잠 안자고 이렇게 국민들을 위해서 고민하고 있는데 국회가 저를 안 도와주니까 기가 막힙니다.

7. “한이 남을 것 같아요.”

“그리고 나중에 임기를 마치면 저도 엄청난 한이 남을 것 같아요. 뭔가 잘 국민들한테 그런 희망을 안기고 그만둬야지, 너무 할 일을 못하고 막혀가지고, 그리고 이렇게 하고 싶다고 대통령이 그렇게 애원하고 몇 년을 갖다가 호소하고 하면 “그래 해 봐라. 그리고 책임져 봐라” 이렇게 할 수도 있는 것 아닐까요? 하지도 못하게 하고 책임져 봐라 그러면 이거 할 수 있어야 자기가 책임을 지든지 말든지 하지, “그래 해봐” 그렇게 놓고서 나중에 안 되면 “하라고 도와줬는데도 안 되지 않았느냐” 이렇게 잘못해서 욕을 먹는다면 한은 없겠어요. 그런데 손도 못 대보고 이건 어떻게 하느냐, 내가 이러려고 하는 건 아닌데, 그런 마음의 아픔이 상당히 많이 있고요.”

번역 = 나중에 국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은 일을 참 못했다’고 하면 그건 제 탓이 아니라 이렇게 애원하는 저를 외면한 국회 탓입니다.

8. “그동안 재정이 150억원 정도 들어갔고…”

“그동안 6월까지 이게 지금으로서는 마무리가 된다면 그동안 재정이 150억원 정도 들어갔고, 또 그것을 정리해서 서류를 만들어서 죽 해 나가려면 거기에 보태서 재정이 들어가겠죠. 인건비도 거기에서 한 50억 정도 썼다고 알고 있습니다. 지금 이렇게 하고 있는 와중인데 이것을 연장하느냐 하는 그런 문제가 나와서 그 부분은 또 국민 세금이 많이 들어가는 문제이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국회에서 이런 저런 것을 종합적으로 잘 협의하고 그렇게 해서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번역 = 세월호특위 활동기한 연장 여부를 국회가 논의할 텐데 (진상규명 활동이 잘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세금을 이렇게 많이 썼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9. ”비애같은 거를 많이 느꼈어요”

“그럴 때 많은 후보들이 그때는 제가 하는 일을, 나쁜 일이 아니니까 국가를 위해서 하는 이런 일들이나 이런 것을 적극 도와주고 협력하고 다 그런 마음으로 있었고, 마음으로 있었는지는 제가 안 봐서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렇게 얘기를 했고, 그래서 그때 죽을 둥 살 둥 하면서 선거를 치렀고 많은 사람들이 당선이 됐는데, 당선 되고 나서는 그다음에 자기 정치한다고 또 이렇게 갈라서게 된 거죠. 제가 어떻게 한 것보다도 그것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 ‘나는 내 정치를 하겠다’ 그래서 그 방향으로 가니까 그걸 말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라 마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면 선거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되고 나서는 그 길을 간다고 하면 그것 어떻게 합니까. 자기 자유이지. 그러나 제 마음은 그렇게 같이 어렵게 당선도 되고, 또 그때 도와주겠다고 하고 이랬으면 이렇게 어려운 시절에 힘이 돼 주고 또 그렇게 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 사람 사이에의 관계라는 것이다 신뢰가 바탕이 되고 또 그 가치가 서로 맞아서 일을 해 나가는 건데 그게 바뀌어가지고 오히려 대통령이라는 사람을 더 힘들게 만들고, 막 이렇게 될 때 제 마음은 허탈하다고 할까, 어떻게 보면 굉장히 비애같은 거를 많이 느꼈어요. 그런 정치를 하면 안 되지 않냐, 또 국민 앞에 이제는 선거를 국민 앞에 이렇게 이렇게 하겠다고 했으면 그런 신념을 가지고 국민한테 약속한 대로 그렇게 하고 사람 관계를 신뢰를 가지고 가야지, 자기정치 한다고 막 대통령을 더 힘들게 만들고 하나도 도와주지는 않고 그런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제가 느꼈던 평소의 비애같은 것, 허탈함 같은 것, 그런 것을 그때 전반적으로 얘기를 한 거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번역 = 배신하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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