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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연합에 '관제데모' 지시한 허현준 청와대 행정관의 놀라운 과거

  • 원성윤
  • 입력 2016.04.25 13:58
  • 수정 2016.04.25 13:59
ⓒ한겨레

어버이연합의 관제데모 사주 의혹을 받고 있는 허현준 청와대 선임행정관(47·2급)의 이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지금은 '종북'을 입에 달고 사는 그는 정작 대학시절은 물론 사회에 나와서도 지금과는 거리가 먼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57)은 4월24일 경향신문 기자와 만나 “(허 행정관이) 어버이연합은 보수단체고, 종북세력 척결에 항상 앞장섰으니깐, ‘일본대사관에 가시는 것보다는 아예 종북들, 정대협에 종북들 섞여 있지 않습니까, 거기 가서 (집회)하시는 게 낫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어버이연합 사무실 전경

그는 마치 '반북'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던 것처럼 느껴지지만, 대학시절엔 그렇지 않았다.

오마이뉴스 2004년12월3일 보도에 따르면 "1994년 전북대 총학생회장과 전북총련 의장을 지냈다. 범청학련 남측본부 부의장로 활동하면서 '남·북·해외 공동연석회의'를 성사시켰던 그는 범청학련사건과 서울대 범민족대회사건으로 두차례 구속됐다"고 전했다.

그랬던 그를 잘 나타내주는 일화가 있다. 바로 '커피와 콜라'다.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혁명가는 미제의 산물을 사용해선 안 된다. 우리부터 커피와 콜라를 마시지 말자’는 분위기가 있었다. 나도 한동안 마시지 않았다.” (중앙일보, 2012년8월22일)

이처럼 구속되고 난 뒤 사회에 나오고서도 그는 자신의 뿌리인 통일운동에 대한 신념을 완전히 버리지 않았다. 오마이뉴스 003년 6월18일 보도에 따르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통일맞이,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등 통일운동 관련 시민·사회단체를 대상으로 각각 광어, 돔(도미) 모듬회 10∼15인분씩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업이 잘 돼 6·15 남북공동선언 4주년 때에는 더 많은 단체에 싱싱한 생선회를 전해줬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통일운동을 하는 단체도, 북한인권운동을 하는 단체 모두 그는 다 마음 속에 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 2003년 6월18일 보도에 따르면 "그는 아직도 통일운동과 북한인권운동쪽을 잊지 못해 늘 언저리를 기웃거린다"며 "‘통일맞이’ 회원으로 각종 행사에 참여하기도 하고, 어려운 처지의 탈북자들과도 자주 만나 술잔을 기울인다"고 전했다.

그런 그가 '종북 타도' 모드로 수면 위에 본격적으로 드러난 건 2012년 4·11 총선 무렵이었다. 그는 '시대정신'이라는 보수단체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었다. 경향신문 4월24일 보도에 따르면 통합진보당 공천을 놓고 NL(민족해방)과 PD(민중민주) 계열 간 내홍이 격화되자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산하 지하혁명조직 일부가 2000년 이후 (통합진보당 전신인) 민주노동당을 장악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2012년6월7일 뉴스천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는 주사파의 국회 입성에 대해 “이들이 행정권력을 장악하게 되면 국가기밀이 외부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결국, '종북 타파'를 부르짖던 그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에 들어가 '화려한 변신'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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