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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가 전염병의 확산을 촉진하고 있다

ⓒPaulo Whitaker / Reuters

지카가 뉴스를 뒤덮고 있다. 지카는 물론 위험하지만, 나름의 한계가 있으며 잘 억제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현재 퍼진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의의를 갖고 있다. 새로운 감염원이 빠른 속도로 전세계를 위협하는, 중대한 새로운 경향의 전형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흔히 쓰이는 '이번은 다르다'는 말은 거의 언제나 틀리다. 그러나 우리의 현대적 상황은 예전의 그 어느 시대와도 명백히 다르다. 인간들은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독점하고 있으며, 우리는 반려동물, 식물들을 지니고 여행한다. 이러한 유례없는 이동성은 지구의 모든 곳까지 확장된다. 게다가 지금은 기후가 빠르게 변하는 시기다. 종들의 이주와 세계적 기후 변화는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현재는 이런 요소들이 즉각적인 세계 여행을 통해 확산될 수 있는 최초의 시기다.

이러한 조합의 결과는 이미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예를 들어 지카가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 전역에 퍼진 속도는 지극히 빨랐다. 지카가 대륙에서 대륙으로 엄청난 속도로 번졌기 때문에 WHO는 올해 초에 지카를 국제적 비상 사태로 선포했다. 에볼라나 SARS 등 최근의 다른 전염병에 대해서도 국제적 우려가 일었던 것과 비슷하다.

WHO는 전염병들이 그 어느 때보다 대규모로 일어나 빨리 퍼진다고 지적한다. 한두 세대 전만해도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전염병은 최소 40가지가 넘는다. 예를 들면 지카는 1950년대에 처음 발견되었으며, 당시에는 적도 근처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좁은 지역에만 제한되어 있었다. 원숭이들이 주요 숙주였다. 갑자기 2013년에 폴리네시아에서 인간에게 나타났다. 그 이후 비행기를 통해 아메리카 대륙에 옮겨간 것으로 보이는데, 2013년에 브라질에서 발병했다. 현재 아메리카 대륙과 카리브해 전역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적응력도 좋은 바이러스라, 모기가 옮길 수 있으며 어머니에서 아이로, 성적 접촉으로 또는 수혈로도 옮을 수 있다.

치쿤군야 바이러스도 새로운 위협이다. 치쿤군야는 갑자기 열이 나며 관절 부위가 아픈 특성을 갖는다. 사망률은 낮지만 만성 장애를 일으킬 위험이 높으며, 심한 장애를 남길 수도 있다. 1952년에 처음 발견되었을 때는 아프리카 서부 일부 지역에 국한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아프리카, 인도, 아시아에 널리 퍼져 수백만 명이 감염되었다. 최근에는 카리브해와 남아메리카에도 나타났고, 미국에서도 수백 명의 감염 사례가 발견되었다.

이 모든 것들이 새로운 적의 예다. 그러나 주요 기성 바이러스들의 확산도 기후와 세계 여행의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뎅기열은 서기 200년쯤 전에 중국에서 처음 묘사된 모기가 옮기는 바이러스다. 수세기 동안 산발적으로 유행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세계 2차대전 이후 극적으로 늘어, 이제는 태평양과 아메리카에서 유아 사망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 최근에 미국에서도 뎅기열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매년 수천만 명이 뎅기열의 영향을 받는다. 심지어 오래된 집요한 재앙 말라리아도 토지 사용, 인구 성장, 도시화, 이주 변화, 여행 등 사회경제적 요소 때문에 더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여행을 통한 질병 확산 자체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중세 시대에 림프절 페스트가 중국에서부터 무역선을 통해 유럽으로 오자, 곧 14세기 동안 유럽에서 잇따른 발병으로 인구의 3분의 1 가량이 사망한 엄청난 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끔찍한 결과조차 전염병의 한도는 아니다. 12,000년 전 북 아메리카 대륙에는 매머드, 검치호, 큰 늘보 등 대형 포유류들이 많았다. 이들은 갑자기 전부 사라졌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초 질병 hyper-disease'은 유력한 이론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아메리카의 토착 대형 포유류들이 아시아에서 아메리카로 이주한 인간이나 인간이 데려온 동물이 우연히 옮긴 새로운 병에 대한 면역을 갖고 있지 않았을 거라 믿는다. 사실 유행병에 의한 멸종은 희귀한 사례가 아닐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전세계 양서류들은 호상균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이 병원균 때문에 멸종한 양서류도 몇 종 있다.

우리의 현실이 이렇다면 적절한 대응은 무엇일까? 기후에 열성적인 사람들은 돈이 많이 드는 탄소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논란이 되곤 하는 이런 해결책들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초라한 자원을 돈이 적게 들면서도 효과가 좋은 방법에 배분해야 한다.

최고의 방법은 전염병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다. 모기장, 전염병 지역 고인 물 제거, 치료와 백신 연구, 매개 곤충이나 다른 중개 숙주 동물의 생식 주기 이해 등이 바로 그것이다. 기후에 대해 우려한다면 전염병 대처와 정복을 중요시해야 한다. 이는 인간의 건강과 복지, 그리고 적절한 지구 관리의 진정한 공통분모이기 때문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Climate Change and the Migration of Infectious Diseas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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