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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이 14년 동안 게이 연예인으로서 받아온 고통을 털어놓다

  • 박세회
  • 입력 2016.04.25 12:24
  • 수정 2016.04.25 12:37

홍석천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커밍아웃하고 방송에서 퇴출당한 이후의 삶에 대해 올린 장문의 글이 여러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게다가 홍석천 씨의 이 글에 수많은 이들이 더욱 감동적인 댓글을 달고 있다.

홍석천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2 pm 찬성과의 한 컷.

그는 오늘(25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음식점을 시작한 지 어느새 14년 째다 커밍아웃하고 방송에서 퇴출당한 2년째, 이러다가 사람 바보 될 수도 있겠고 가족을 지키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에 시작한 레스토랑. 참 우여곡절 많았다'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그가 '연예인+커밍아웃한 게이+음식점 사장'으로서 겪어온 우여곡절을 정리하면 이렇다.

1. '연예인가게 얼마 못 가겠지. 게이 새끼가 뭘 하겠어'라는 비난.

2. 건달 형님들이 직원들 때리고 '똑바로 하라'며 행패를 부림.

3. 술 취한 사람이 가게 불 지르겠다고 난리 침.

4. 접시 안에 다른 그릇 파편 넣고는 '이빨 부러질뻔했다'며 돈 몇백 달라고 함.

5. 연예인가게가 이래도 되느냐며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협박.

6. 4억 넘게 들여 7년 넘게 열심히 운영하던 가게에서 단 한 푼도 보상 못 받고 쫓겨남.

7. 동네 최고 요지로 만든 게 누군데 이러느냐며 하소연하자 연예인이 이래도 되냐며 기자 부르겠다고 협박. -홍석천 페이스북(4월 25일)

글만 읽어봐도 세상에서 가장 공격당하기 쉬운 존재중 하나로 살아온 듯한 그는 그러나 여기서 글을 맺지 않았다. 그는 뒤이어 이렇게 썼다.

"난 그래도 굴하지 않았다. 다시 시작했다. 메인상권이 아님 어떠랴. 사람들 다니지 않는 골목이라도 좋았다. 그냥 싼 땅 사서 쫓겨날 걱정 없이 내가 하고픈 음식해가면서 그렇게 살고 싶다. 이 땅의 자영업자들은 다 내 마음을 알 것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지양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람들이 나한테 왜 프랜차이즈 시작 안 하느냐 묻는다. 나도 충분히 대표님 소리 들어가며 가맹점 사업 할 수 있다. 근데 지금처럼 본사만 배부른 이런 구조의 체인 사업은 지양한다.

그 이유는 이렇다.

"만약 내가 체인사업을 한다면 젊은 청년의 꿈을 짓밟지 않는 모델. 명퇴한 후 4인 가족 기준으로 책임지는 가장이 될 수 있는 충분히 새로운 모델로 하고 싶다."

그는 다른 사람들을 응원했다.

"암튼 식당 사업하는 모든 분 힘드시죠? 기운내십쇼. 지금 진짜 다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 겁니다. 그래도 더 연구하고 노력하면 희망은 있을 겁니다. 기운내세여."

이 글 아래는 홍석천 씨를 향한 애정이 어린 응원의 댓글들이 달렸다. 그러나 아마 이 댓글을 단 사람들이 더 큰 힘을 받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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