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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을 멸종시킨 또 다른 이유가 밝혀졌다

  • 박세회
  • 입력 2016.04.20 14:14
  • 수정 2016.04.20 14:15

지금까지 공룡이 지구에서 사라진 원인 중 하나는 소행성 충돌일 거라고 추정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그보다 수천만 년 앞서 이미 공룡의 쇠퇴기가 시작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소행성 충돌의 가설은 이렇다. 6천600만 년 전 소행성이 현재의 멕시코만 지역에 충돌하면서 수백만t 분진이 태양을 가리자 단기간에 지구가 냉각되고 식물이 자생하지 못하는 환경이 됐으며 그 결과로 초식 공룡과 육식 공룡이 차례로 소멸했다는 것.

그러나 영국 브리스톨대와 레딩대 연구진은 소행성 충돌 한참 전에 이미 공룡이 멸종이라는 운명을 향해 가고 있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국 전문지 사이언스데일리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공룡의 거대한 '가계도'를 통해 시대별 공룡 종의 흥망성쇠를 분석했다.

그 결과 공룡은 2억2천만 년 전 트라이아스 후기 기존 종이 멸종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새로운 종이 생겨나는 전성기를 보냈지만, 1천4천만 년 전부터 정체되기 시작했다.

결국, 9천만 년 전 공룡은 신종 출현 속도가 멸종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장기 쇠퇴기에 진입했다. 이는 소행성 충돌로부터 2천400만 년 앞선 시기다.

연구진은 취약해진 공룡이 소행성 충돌이라는 재해 상황을 견뎌내지 못한 것으로 추정했다.

공동 저자인 크리스 벤디티 교수는 "종의 다양성이 부족했고 멸종되는 종이 새로운 종으로 대체되지 못했기에 (환경 변화에) 더 민감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결과적으로 소행성 충돌이 공룡의 운명에 점을 찍었다고 보지만, 이미 쇠퇴 궤도에 올랐기에 충돌이 없었더라도 결국에는 수백만 년간 종적으로 빈약한 상태로 지냈거나 한꺼번에 멸종했을 수 있었다고 벤디티 교수는 강조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같은 두 발로 걷는 육식 공룡인 수각류가 1억2천만 년 전 쇠퇴기로 접어들었고 600만 년 지나 초식공룡인 용각류가 그 뒤를 따랐으며 부리가 있는 초식동물인 조반류가 비슷한 시기에 쇠락했다.

다만 연구진은 공룡 멸종에는 지구 기후변화, 자원을 둘러싼 포유류와의 경쟁, 심지어 포유류가 공룡 알을 훔쳐먹는 일까지 등 많은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벤티티 교수는 "공룡의 쇠락은 충돌 전 포유류와 같은 다른 종이 번성할 여지를 남겨둠으로써 지구의 지배적인 동물이라는 자리를 넘겨주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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