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가 감사 업무를 해줄 '재능기부자'를 모집했다. 쉽게 말해, 감사를 공짜로 해줄 공인회계사 급 인재를 구하고 있다는 거다. 대한체육회는 4월19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정말' 다음과 같이 공고를 냈다.
[대한체육회 감사업무 재능기부자 모집]ㅇ응모자격 : 공인회계사또는 세무사분야에서3년이상근무경력 또는 국가및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국영기업체,투자기관등에서3년이상감사업무경력ㅇ응모기간:4월 15-29일
— 대한체육회 (@Korea_Olympic) 2016년 4월 19일
이 트윗을 접한 네티즌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력자를 재능기부로 모집하는 것도 문제지만, 대한체육회의 재정 상태를 들여다보는 '감사' 업무를 무보수로 모집한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온다. 트위터에서는 1500회 이상 리트윗을 하며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대한체육회 홈페이지 가보니까 활동에 따른 소정의 활동 수당과 출장 여비 지급으로 되어있는데... 잡코리아 기준 경력 3년 회계 감사의 구인은 연봉 2500정도.
— 타래님 (@K1r1H1Me) 2016년 4월 19일
세금 다 때면 200정도 일테니 대한체육회가 제시한 하루 6시간 23일 기준으로 대한체육회는 시간당 1만 4000원 이상을 지급하지 않는 이상....
— 타래님 (@K1r1H1Me) 2016년 4월 19일
대한체육회 재능기부 논란은 화내는 분들에게 공감이 잘 안 가는 걸... 이게 신입 인턴 모집이면 인력착취 소지가 있지만 '3년차 이상 경력자'를 저런 식으로 뽑겠다는 것은 걍 바보짓 아닌가. 그 사람들이 사회 초년생도 아니고 무시하면 떙인데...
— 펀치형 냥냥씨 (@NyaNyaNyangC) 2016년 4월 19일
뭐 '기부'니까 희망사항이 뭐가 됐든 자기들 맘이긴 한데, 제일 큰 문제는 '기부'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기부해야 할 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
대한체육회의 '감사업무'가 기부를 받아서 해야 할 일인가? pic.twitter.com/rrQBSdaJ6v
— LawBeast/포춘하모니_발매중 (@LawBeast) 2016년 4월 19일
다른데도 아니고 대한체육회였어? 역시.. 해본놈이 하는거다.
— LASOIF :: 라슈 (@lasoif01) 2016년 4월 19일
저 대한체육회 감사 재능기부 올해예산 다 말아먹고 돈없으니까 저러는거 아닌가 ㅋㅋㅋ
— 밤참 (@Bamcharm) 2016년 4월 19일
재능기부랑 무급노동이랑 구분못하는 사람들 너무 많다.....대한체육회 무급노동하면 사회 공익에 무슨 도움이 있나? 니네 시금 전혀 안받고 운영하니?
— Dummy (@totLonden) 2016년 4월 19일
근데 저 감사업무 재능기부 너무 이상한 것이. 대한 체육회 예산 연초에 전부 집행되어서 운용되고 있을텐데?
— 덕노인 eprit (@fun_eprit) 2016년 4월 19일
대한체육회는 최근 들어 간부들의 도덕적 해이와 기금 유용으로 검찰을 수사를 받아오고 있다. 경향신문 2월17일 보도에 따르면 "대한수영연맹의 공인 수영장과 공인 업체를 계약·관리하는 과정에서 국고보조금을 일부 빼돌린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또 동아일보 2월18일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대한체육회 임원들이 신축 공사 단가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문화체육관광부 보조금을 횡령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라고 한 바 있다.
심지어 동아일보에 따르면 "대한수영연맹 고위 간부가 업체에서 받은 뒷돈이나 국가보조금을 빼돌린 돈을 국내 카지노 등에서 도박 자금으로 사용한 혐의가 포착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대한체육회는 이런 반응에 대해 개의치 않는 반응이다. 국민일보 4월19일 보도에 따르면 대한체육회 담당자는 “재능기부이지만 수당이나 간단한 실비 정도는 지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19일 오후 1시반 현재) 아직 재능기부를 하겠다고 지원한 사람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