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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봉사활동 뒤 '부담 주고 싶지 않다' 떠났던 소록도 수녀의 근황(사진)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이 추진되고 있는 80대 오스트리아 수녀가 11년 만에 한국 소록도로 돌아왔다.

전남 고흥군과 소록도성당은 15일 한센인 전문치료 시설인 소록도병원에서 40여년 동안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펼치고 홀연히 귀국했던 오스트리아인 수녀 마리안느 스퇴거(82)가 돌아왔다고 밝혔다.

소록도 한센인들의 천사로 유명한 마리안느(Marianne Stor) 수녀(왼쪽)가 15일 박형철 소록도병원장으로부터 환영 꽃바구니를 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40년간 소록도에서 봉사하면서 ‘할매수녀‘로 불렸던 마리안느 수녀는 10년 전 고국인 오스트리아로 돌아갔지만 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 기념식에 초청돼 소록도를 찾았다.

마리안느 수녀는 다음달 17일 열리는 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 기념식에 초대됐다. 그는 외부 활동을 삼간 채 한동안 소록도에 머물다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최근까지 암 투병을 해왔으나 최근 상태가 호전돼 한국에 올 수 있었다. 소록도성당 김연준 신부는 “연로하고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묵상하며 계시다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것 같다”고 전했다.

마리안느 수녀와 함께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될 예정인 오스트리아인 수녀 마가렛 피사렛(81)은 건강이 나빠 오지 못했다.

이들은 1960년대 초 인스브룩에서 간호대학을 졸업한 뒤 20대 때 소록도에 들어와 40여년 동안 사랑과 봉사를 실천했다. 한센인들은 다정하고 검소했던 이들을 ‘할매 수녀’라 부르며 친근하게 대했다.

이들은 초기 천막 생활을 하며 누구도 다가서려 하지 않는 한센인들을 따뜻하게 보살폈다. 평생을 소록도에 바친 이들은 70대에 이른 지난 2005년 11월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편지를 남기고 훌쩍 떠나버렸다. 이들은 편지에서 “제대로 일할 수 없을 때가 오면 본국으로 돌아가겠다던 약속을 지키겠다. 부족한 외국인한테 큰 사랑과 존경을 베풀어 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마음을 전했다.

전남 고흥군은 국립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40여 년간 소록도에 머물며 한센인들을 돌봤던 마리안느 스퇴거(82.사진 뒷줄 오른쪽)와 마가렛 피사렛(81·사진 뒷줄 왼쪽)수녀에 대한 노벨평화상 추천을 추진한다고 1월 14일 밝혔다. 사진은 1970년 소록도병원에서 찍었던 당시 사진.

소록도에선 두 수녀의 숭고한 인류애를 기리는 선양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받은 지원금으로 지은 결핵병동을 기념관으로 만들어 사진과 편지 등을 전시할 계획이다. 이들의 행적을 재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들이 머물렀던 사택은 병사성당·치료유적 등과 더불어 문화재 지정을 신청하기로 했다.

고흥군도 “두 수녀가 절망의 섬을 희망의 섬으로 바꾸었다”며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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