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대선 전에 안철수 대표가 반드시 풀어야 할 3가지 문제

  • 박세회
  • 입력 2016.04.14 08:17
  • 수정 2016.04.14 09:48

국민의당이 어제(13일) 치른 20대 총선에서 38석을 확보했다. 새누리와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122, 123석씩 사이좋게 나눠 가진 틈바구니에서 캐스팅 보트를 꽉 움켜지고 있는 상황이라 이 38석의 의미는 더욱 크다.

자연스럽게 이 38석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선일보는 14일 교섭단체(20석)를 훌쩍 넘기는 기대 이상의 성과와 자신의 지역구에서의 승리로'차기 대선 주자로서 입지를 확실히 다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뉴스1은 이번 선거에서 안대표가 "새누리당 과반 저지, 20년만에 3당 체제 재편, 차기 대선주자 재점화라는 '3중 관문'을 무사히 통과했다"고 썼다.

그러나 호남의 세찬 격려 속에 대권을 향하고 있는 안철수 대표 앞에는 헤쳐 나가야 할 몇몇 과제가 있다.

야권 분열에 책임이 있다?

그는 이미 야권 분열론은 반쯤 돌파한 것으로 보인다. 총선 전부터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에게는 '야권을 분열시켜 새누리가 과대 정당이 되는 길을 열어줬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현 대표 역시 총선 전 연일 이런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자신은 당선되지 못하면서 그러나 다른 야권 후보의 표를 갉아서 새누리당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줄 수는 있는 (국민의당)후보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SBS뉴스 문재인 인터뷰(3월 30일)

그러나 선거의 결과만 보면 안 대표가 더는 이런 비난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야권 분열'에 가장 큰 책임감을 느꼈는지 총선 결과가 나온 이후 곧바로 이 문제를 언급했다.

"우려했던 바와 같은 야권 분열에 따른 야권의 패배는 없었다. 오히려 2012년 총선·대선에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던 합리적 보수 유권자가 상당히 이탈해 우리를 지지했다." -MBN 안철수(4월 14일)

“저희가 새누리당 지지율을 빼 와서 더민주가…(잘 나왔다.)”

특히 그는 이번에 오히려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을 도왔다고 해석할 여지를 남겼다. 한겨레의 보도에 의하면 개표방송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들이 우세한 지역을 보자 안 대표는 “저희가 새누리당 지지율을 빼 와서 더민주가…(잘 나왔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대선 경쟁이 시작되면 야권내의 후보 단일화 압력이 거세질 것이고, 안 후보는 다시 한 번 이를 돌파해야 할 것이다.

당내 권력을 얼마나 확실히 잡을 것인가?

총선이 끝나고 나면 또 다른 혼란이 기다리고 있다. 당 대표를 누가 잡느냐, 권한이 막강한 원내대표 자리는 누가 차지하느냐 등이다.

이번 총선에서 호남의 상당한 지지를 확인한 국민의당은 대선을 노리는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와 호남 세력의 구심점인 천정배 공동대표, 당직을 내려놓고 총선에 불출마한 김한길 의원의 '3두 체제'가 어떻게 재편될 지 관심이다. -뉴스1(4월 13일)

그리고 국민의당엔 안 대표를 넘볼 만한 '호남 스타'들이 즐비하다. 특히 이번 총선에선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호남 3인방이 모두 생환했다. 이 세 후보의 선수를 합치면 14선(천 6선, 박·정 각 4선)이다. 게다가 모두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을 지냈다. 언제든지 판세를 뒤엎을 수 있는 인물들이다.

안 후보가 전국구에서의 인지도는 높지만 총 25석의 지역구 자리 중 23석을 호남에서 얻는 국민의 당이기에 호남에서 강세를 보인 후보를 중심으로 당권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총선 후 있을 국민의당의 전당대회가 분수령이 될 것이다.

새누리당 vs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세력은 전통적인 야권 지지자부터 새누리당에 지친 여권 지지자까지 다른 당에 비해 복잡하다. 그런 이유에서 안 대표가 총선 이후 38석을 힘을 가지고 총구의 방향을 어느 쪽으로 돌리느냐에 따라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가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아직 안 후보는 총구를 새누리 쪽으로 겨누고 있는 듯 보인다.

더팩트에 따르면 그는 총선 전날이 12일 그는 '국민의당에 투표하는 것은 새누리당을 돕는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우린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을 상대로 국가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한국일보에 따르면 국민의당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은 "민생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당과도 협력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박근혜 정부가 오만과 독선으로 했던 일에 대해서는 더민주와 협력할 경우가 많다고 본다"고 밝혔다.

창당 두 달 만에 38석 확보. 이 승리는 찬란하지만, 아직 안 후보의 대권 행보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조금 남았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안철수 #문재인 #김종인 #대선 #20대총선 #국민의당 #정치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