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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말리는 승부 끝에 '피닉제' 이인제 꺾은 김종민의 잠 못드는 밤

  • 허완
  • 입력 2016.04.13 23:35
ⓒ연합뉴스

20대 총선 최고의 명승부 중 하나가 충남 논산·계룡·금산 선거구에서 펼쳐졌다.

7선에 도전한 새누리당 이인제 후보의 아성을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당선인이 무너뜨리며 '불사조 킬러'로 화려하게 비상했다.

이인제 후보의 이름에 불사조를 뜻하는 '피닉스'를 합성해 별칭으로 부르기 시작한 건 지난 19대 총선 때부터다.

당시 출구조사에서 2위로 뒤쳐졌던 이인제 후보는 막상 뚜껑을 열자 초반부터 막판까지 뚝심을 발휘하며 2천여표차로 민주통합당 김종민 후보를 제치며 6선에 성공했다.

당적을 수차례 바꾸고 위기 때마다 끈질긴 정치 생명력을 발휘해온 것을 본 누리꾼이 '피닉제'라는 별명을 붙였다.

4년을 와신상담한 김종민 후보와 이 후보가 재격돌한 13일 저녁부터 이튿날 새벽까지의 개표 현황은 격투기에 버금가는 스포츠 중계를 방불케 했다.

13일 오후 6시께 발표된 지상파 TV 3사 출구 조사에선 이인제 후보가 1% 포인트 차로 우세를 보였다.

논산시외버스터미널 3층 이인제 후보 선거사무소에 모인 지지자들은 안도하면서도 예상 밖 초박빙 양상에 다소 당황한 듯한 모습이었다.

비슷한 시각 이곳에서 불과 150m 떨어진 건물 3층에 마련된 김종민 후보 선거사무소는 고무된 듯한 분위기였다. "해볼 만하다"는 외침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실제 개표가 시작되면서 두 후보는 피 말리는 접전을 벌였다.

본격적으로 투표함이 열린 오후 9∼10시께엔 이인제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 나갔다. 이 후보의 표밭인 계룡과 금산 일부 지역의 개표가 먼저 이뤄지면서 표 차이도 점점 벌어졌다.

분위기가 미묘하게 바뀐 건 오후 11시께다. 김종민 당선인이 강세를 보인 논산 지역의 표가 무섭게 쌓이기 시작했다.

이후 분 단위로 바뀌는 개표율에 따라 순위는 엎치락뒤치락했다. 수십∼수백표 차이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김 당선인이 승기를 잡은 건 날이 바뀐 14일 0시 40분께 이후다.

미개표 상태였던 논산 일부 지역 '민심'이 김 당선인에게 쏠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두 후보 지지자의 환호와 탄식은 150m를 사이에 두고 서로 바뀌었다.

자정 넘어 당선인이 대부분 확정된 다른 선거구와 달리 최종 승자를 쉽게 점치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밤새 개표 방송을 지켜보던 네티즌도 두 사람의 이름을 검색해보며 관심을 보였다.

개표율이 80%를 넘긴 오전 1시께 큰 환호성이 터진 건 김종민 선거사무소였다.

1위에 이름을 올린 김 당선인이 모습을 보이자 지지자들은 그의 이름을 외치며 승리를 확신했다. 20여분 전만 해도 30∼40표에 불과하던 이인제 후보와의 격차도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후 1시간 뒤인 오전 2시께 김 당선인은 지지자의 박수 속에서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최종 승리를 선언했다.

개표가 99.9% 진행된 14일 오전 3시 기준, 두 사람의 운명을 가른 건 1천여 표에 불과했다. 출구 조사와는 정반대로 김 당선인이 1% 포인트 앞서는 수치다.

김 당선인은 "한표 한표가 얼마나 소중한지, 얼마나 중요한지 새겼다"며 "한 표의 의미를 4년 내내 잊지 않고 좋은 정치, 충직한 정치를 하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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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인제 #더불어민주당 #2016총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