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김부겸, 3번 도전 끝에 31년 만에 '대구 야당 의원'이 되다

  • 허완
  • 입력 2016.04.13 21:06
ⓒ연합뉴스

삼 세 판 끝에 얻은 눈물겨운 승리.

대구 수성갑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는 13일 당선이 확정됐다는 소식에도 환호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좀처럼 넘기 어려워 보였던 지역주의 벽이 조금은 허물어진 것 같아 기쁘기는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정통 야당이랄 수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대구에서 국회의원을 배출한 것은 31년 만이다.

1985년 중선거구제 아래 치러진 제12대 총선에서 신한민주당 소속 유성환, 신도환 등 2명이 당선했다.

지금처럼 한 지역구에서 한 명만 뽑는 소선거구제로 치른 총선(1971년)을 기준으로 하면 대구에서 정통 야당의원이 나온 건 무려 45년 만이다.

그만큼 대구는 최근 한 세대 동안 이른바 보수 성향의 정당과 정치인들이 선거를 싹쓸이했다.

여당 텃밭이자 정권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에서 김부겸 후보 당선이 큰 의미를 갖는 이유다.

게다가 김 후보의 승리는 단순히 지역주의를 허물었다는 상징성을 넘어 앞으로 대권 구도에도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2012년 1월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뽑혀 TK 출신으로는 40년 만에 첫 선출직 야권 지도부가 된 그는 지역주의 타파, 경쟁의 정치를 기치로 내세우며 19대 총선에 대구행을 선택한다.

수성갑 지역구에서 새누리당 이한구 후보와 맞붙어 고배를 마셨으나 39.9%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직전 선거인 18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없었을 만큼 새누리당 강세 지역인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과였다.

내친김에 2년 뒤인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도전해 40.3%라는 높은 득표율을 보였지만 역시 새누리당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

경기도 군포에서 세 번이나 국회의원에 당선한 관록의 정치인이었지만 연이은 패배는 그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다시 돌아갈 곳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2번씩이나 시민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을 자책하기도 여러 번이었다.

그러나 '삼 세 판'이란 말을 떠올린 그는 이내 신발 끈을 다시 조여 매고 19대 총선을 준비했다.

뒤돌아보지 않고 오로지 주민만 바라보며 진심을 알리고 비전을 제시했다.

그렇게 2년이 지나며 주민들은 서서히 그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줬다.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손꼽혀 온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시종일관 우세를 점할 만큼 어느새 탄탄한 지지층이 형성됐다.

김부겸 당선은 이처럼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를 꺾었다는 점에서 그가 단숨에 야권 대권 주자 반열에 올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지역주의 극복에 몸을 던지며 새누리당 아성인 험지 중 험지에서 4선 의원이 됐다는 점에서도 야권 대권 주자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야당 인사 중 누가 여당의 아성에서 이처럼 높은 지지를 얻을 수 있겠느냐"며 "김부겸 당선인은 지역주의를 극복한 야당의 대표 지도자로 발돋움할 것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2016총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