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3사의 20대 총선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대로라면 '새누리당 과반 실패', '민주당의 선방', '국민의당 선전'으로 선거 결과를 요약할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기억할 게 있다. 출구조사는 한 번도 정확히 결과를 예측한 적이 없다는 것.
지상파 방송사 3사는 1996년 15대 총선부터 출구조사를 실시해왔다.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투입했지만, 5번 모두 정확한 결과 예측에 실패했다.
19대 총선의 경우를 보자.
출구조사
- 새누리당 131~147석(KBS), 130~153석(MBC), 126~151석(SBS)
- 민주통합당 131~147석(KBS), 128~148석(MBC), 128~150석(SBS)
개표결과
- 새누리당 152석
- 민주통합당 127석
18대 총선은?
출구조사
- 한나라당 155~178(KBS), 154~178석(MBC), 162~181석(SBS)
- 통합민주당 75~93석(KBS), 67~89석(MBC), 68~85석(SBS)
개표결과
- 한나라당 153석
- 통합민주당 81석
그보다 앞선 세 번의 출구조사도 결과를 예측하지 못한 건 마찬가지였다.
15대 총선에선 여당인 신한국당이 과반인 175석을 차지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39석을 얻어 큰 격차를 보였다. KBS와 SBS가 공동 출구조사를 벌인 16대 총선(2000년)에서는 21개 지역구의 당선자를 잘못 예측했다. 2004년(17대) 총선 역시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과 야당인 한나라당의 의석을 각각 170석과 100석으로 내다봤지만, 실제로는 152석 대 121석으로 차이가 컸다. (조선일보 4월13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전문기자로 일했던 신창운 전 기자는 2012년 총선 이후, 출구조사에 대해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출구조사의 한계와 무용론이 거세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많은 돈을 들여 틀리는 조사를 계속해야 하는냐는 회의론도 나올 것이다.
그러나 남들보다 빨리, 그것도 독점적으로 선거 결과를 입수 보도하고 싶은 유혹을 떨칠 수 있겠는가. 투표일 오후부터 심야 시간에 이르기까지 국민들의 이목을 잡아둘 수 있고, 게다가 막대한 광고 물량까지 확보할 수 있는데 어떻게 출구조사를 그만 둘 수 있겠는가. 문제는 늘 그렇듯이 출구조사의 실패를 통해 어떤 교훈을 얻고 또 어떤 개선방안을 도출해 다음 선거 때 활용하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