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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알레르기가 심한 건 너무 씻어서일 수 있다

알레르기의 계절이 왔다. 외출하면 눈이 가렵고, 콧물이 나고, 머리가 풍선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알레르기에 강한 사람도 밖에 오래 있으면 알레르기성 반응을 보이게 된다.

알레르기란 무엇이며, 왜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

알레르기는 우리 면역 체계의 결함이다. 면역 체계는 위협이 될 수 있는 바이러스와 해로운 박테리아 등의 병원체를 인식하고 파괴한다. 병원체와 달리 알레르겐은 몸에는 무해하나 면역 체계의 반응을 이끌어 내는 물질들이다. 알레르겐이 감지되면 면역 체계는 'IgE'(면역글로불린)라 불리는 항체들을 배출한다. 이 항체는 세포들에게 히스타민을 분비하라는 신호가 되는데, 히스타민은 전형적인 알레르기 반응의 성가신 증상들을 일으키는 신경 전달 물질이다. 쌕쌕거림, 눈물, 콧물, 기침 등의 증상이 일어난다.

특히 봄은 꽃가루가 날리기 때문에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겐 힘든 계절이다. 지구 온난화는 꽃가루 알레르기를 널리 퍼뜨렸고 더 오래 가게 만들었다. 겨울이 짧고 기온이 높기 때문에 꽃가루 철이 더 길어졌고, 그래서 사람들이 더 오랫동안, 더 심하게 알레르기를 겪는다. 게다가 아직 알레르기로 고생한 적이 없는 사람들을 더 많이 노출시키고, 더 민감하게 만든다.

알레르기가 늘어나고 있는가?

2015년에 버니지아 주립 대학교 의대의 토마스 플래츠-밀스는 최근 50년 동안 천식, 거초열, 땅콩 알레르기가 널리 퍼졌음을 지적하고, 소아 천식이 점점 늘었으며 음식 알레르기가 '극적'으로 증가했음을 밝혔다. 알레르기는 선진국에 더 흔하며, 특히 도시에 더 많다. 이는 산업화된 라이프스타일에 알레르기를 증가시킨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들이 20세기에 겪은 엄청난 변화들을 생각하면, 구체적인 원인 하나를 꼽기란 힘들다. 여러 요인들이 거론된 바 있다. 위생 상태 변화, 야외 활동 감소, 소규모 가족, 가축에 대한 노출 소멸 등이 어린 시절에 박테리아에 노출되는 것을 크게 줄였다. 항생제와 항균성 제품 사용이 늘어난 것도 노출을 줄였다. 야외 활동 감소는 곧 육체적 활동 감소를 의미하며, 실내 알레르겐에 더 많이 노출되고 체구는 더 커졌다.

1989년에 처음 등장한 '위생 가설'은 점점 자라나 알레르기만이 아닌 다른 여러 장애를 아우르게 되었다. 이것은 어린 시절에 무해한 박테리아에 노출되는 것이 줄어들어 알레르기 반응이 늘어났다는 이론이다. 형제 자매가 많은 아이들이 천식에 걸릴 확률이 더 낮다는 관찰에서 나온 이론으로, 연구자들은 이것이 박테리아에 노출이 더 많이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 몸 안에 공존하는 모든 박테리아들을 인간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한다. 우리 몸의 세포보다 약 3배 많은 것으로 추정되며, 이중 대다수는 무해할 뿐 아니라 우리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중요한 신경 전달 물질의 전구체인 화학 물질이 모이는 것을 조절하여 우리의 기분과 정신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장내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주어 마르거나 비만이 되는 등의 표현형에도 영향을 준다.

과학자들은 쥐 모델을 사용해 알레르기가 있는 쥐의 장내 미생물을 건강한 쥐의 몸으로 옮기면 건강한 쥐도 음식 알레르기가 생긴다는 것을 보였다. 장내 미생물과 알레르기의 상관 관계를 입증한 것이다. 음식에 대한 내성은 유아기에 면역 체계와 장내 미생물의 상호 작용으로 생겨난다. 그러므로 마이크로바이옴의 초기 발달은 알레르기 등의 질환 소인에 근본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알레르기가 늘어나고 있는 산업화된 국가들에서는 출생 후 장내 군체 형성이 지연되며, 마이크로바이옴의 다양성이 떨어지며, 유아 장내 박테리아 종류가 적은 것이 관찰된다.

세 가지 주요 원인을 꼽을 수 있다. (1) 자연 분만과 제왕절개(자연 분만 과정에서 산도에 있는 공생 박테리아에 노출되는 유익한 효과가 제왕절개에는 없다) (2) 모유 수유와 분유 (3) 항생제에 더 빨리 노출됨. 제왕절개, 분유, 항생제와 항균 제품 사용 모두 선진국에서 증가했다. 이는 유아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발달에 영향을 준다. 이들과 알레르기 위험의 관련을 살핀 연구에서 확실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으나, 건강한 사람과 천식 및 알레르기 환자의 마이크로바이옴의 차이는 초기에 박테리아에 노출되는 것이 이런 증상을 막을 수도 있다는 징후를 보여준다.

과보호라는 게 있을까?

우리가 손을 씻지 말고 더럽게 살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가정에서 항균 제품(비누, 세탁용 세제, 주방 세정제 등)을 지나치게 사용하는 경향과 관련이 있기는 하다. 이런 제품은 주의해서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표면을 닦을 때는 식초 등 자연 대체품을 사용하는 게 더 좋다. 우리 건강에 좋은 미생물을 죽이지 않으면서 주방을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녀들의 보호에 힘쓰는 것만큼이나 어릴 때 병원체에 노출되는 것이 면역 체계를 강하게 만들고 더 큰 위험을 인식하는 훈련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한편 백신은 온갖 증상없이 면역 체계를 자극해 준다는 걸 알아두라). 전세계적으로 중수도 용수 재활용 등을 하면 지구와 우리 건강에 도움이 된다. 식수가 조경과 농업에 사용되는 것을 막고, 중요한 박테리아를 토양과 환경에 보존하기 때문이다.

*본 기사는 허핑턴포스트 US의 'Allergies: Can Too Much Hygiene Actually Harm Us?'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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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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