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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격전지] (6) 영남은 정말 디비질 수 있을까?

  • 원성윤
  • 입력 2016.04.10 08:58
  • 수정 2016.04.12 19:19

[업데이트 오후 4시16분]

새누리는 이번 총선에서 영남에서의 의석 석권에 조금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이른바 박근혜 대통령 측근이었던 '진박' 후보들을 내세운 것도 이런 자신감의 표출이었다. 그러나 김무성 대표발 '공천파동'을 겪으며 영남의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 부산, 경남에서 더민주와 무소속 후보들이 선전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 역시 심상찮다. 새누리에서 쫓겨나가다시피 탈당한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은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은데다 '더민주' 당적을 갖고 3번째 도전(총선 및 지방선거 포함)하는 김부겸 후보(대구 수성구갑)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더블스코어'로 압도한다는 여론조사까지 나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새누리는 영남권 의석 65석 가운데 10~13석을 더민주 혹은 정의당 및 무소속 후보에게 내줘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지 모른다.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 말, 국정동력을 얻기 위해 진박 후보들을 내세웠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 연출되고 만 것이다.

새누리, 부산 3석 잃을 수 있다 : '낙동강벨트' 싹쓸이는 불가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더민주는 부산, 경남이 취약지역이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가 부산 사상의 지역구를 가지고 있었지만, 본인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그나마 더민주 당적을 가지고 있던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은 새누리당으로 당을 옮겨버렸다. 2명의 현역 의원마저 없어진 상황이라 부산에서의 당선은 기대하기 어려운 게 아니냐는 여론이 비등했다. 경남에서도 16석 가운데 민홍철 더민주 의원(김해시 갑)을 제외하곤 더민주 의원은 전무했다. 때문에 이번 총선은 더욱 어렵게 본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막상 붙어보자 여론이 달랐다. 부산과 경남 모두 균열이 시작됐다.

당장 부산만 하더라도 부산 18석 가운데 새누리가 3석(부산 사상, 북강서갑, 연제)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신문 4월8일 보도에서 "새누리당이 3석을 잃게 되면 사실상 부산 울산 경남(PK) 승부에서 패배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8일 낮 부산 사상구의 한 주택가에서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하는 구의원 6명이 삼보일배를 하며 읍소하고 있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가 떠난 부산 사상은 새누리 공천에서 탈락한 무소속 장제원 후보 우세 속에 배재정 더민주 후보가 막판 추격을 하고 있다. 문화일보가 4월4일 보도에 따르면 장제원 무소속 후보(43.4%), 손수조 새누리 후보(22.3%), 배재정 더민주 후보(21.5%)인 것으로 조사됐다.

장재원 무소속 후보

배재정 더민주 후보(오른쪽)

그러나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제신문 4월7일 보도(4월3일 조사)에 따르면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렸던 무소속 장 후보가 33.1%로 여전히 1위였지만, 더민주 배 후보가 26.1%를 얻어 오차범위(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 내로 근접했다"고 해 개표일에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특히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는 배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으며 배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부산 연제구는 초접전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국제신문은 4월8일 보도에서 "지난달 19일께부터 지난 7일까지 3차례에 걸친 조사에서 새누리당 김희정,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후보는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며 "더민주 김 후보는 조사 때마다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새누리당 김 후보와 추격과 역전을 반복했다"고 전했다.

낙동강벨트로 주목을 받는 부산 북·강서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박민식(왼쪽)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

현역 의원인 새누리당 박민식 후보(부산 북·강서갑)와 더민주 전재수 후보는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재수 후보는 이번이 3번째 도전이다. 초반 기세가 좋았던 전 후보는 김무성 대표의 지원 유세(4월4일) 이후 역전을 허용했다. 이 때문에 투표함을 열기까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경남에서도 새누리가 4석을 잃게 될 지 모른다

3일 KBS창원방송총국에서 열린 경남 창원성산 후보자 토론회에서 노회찬 정의당 후보, 강기윤 새누리당 후보, 이재환 국민의당 후보가 토론회 시작전 손을 잡고 있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선 노회찬 정의당 후보가 강기윤 새누리당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조선일보 4월4일 보도에 따르면 "정의당 노회찬 후보(39.9%)가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29.1%)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경남 창원성산은 17·18대 총선 당시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열린우리당 및 통합민주당(현 더민주) 후보와 단일화 없이도 당선된 지역이다.

4·13 총선 격전지인 경남 김해을 새누리당 이만기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30일 김해 경남매일이 주최한 후보초청 토론회에 함께 참석해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해을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란 타이틀을 지닌 더민주 김경수 후보가 천하장사 출신 이만기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있다. YTN 4월6일 보도에 따르면 " 김경수 후보가 49.7%로, 이만기 후보 35.2%로 나타났고 경남신문 4월4일 보도에 따르면 김경수 후보가 44.3%로, 이만기 후보 37.0%로 김 후보가 우위를 보이는 추세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경남 김해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홍태용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후보가 시내 유세현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김해갑에서도 현역인 민홍철 더민주 후보가 앞서고 있다. 경남신문 4월4일 보도에 따르면 "민홍철 더민주 후보(37.2%)가 홍태용 새누리당 후보(30.0%)를 앞서 있다"고 밝혔다. 경남신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서가 강한 이 지역구는 특히 6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야당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며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보수성향의 표심이 강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5일 오전 경남 함안군 가야시장에서 밀양·의령·함안·창녕에 출마한 무소속 조해진 후보(오른쪽)의 유세 지원에 나선 무소속 유승민 후보(가운데)가 유권자와 인사나누고 있다.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는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 때 원내수석부대표로 활동하며 친 유승민계로 분류된 뒤 낙천돼 무소속 출마한 조해진 의원이 새누리당 엄용수 후보와 지지율 격차를 좁히며 따라붙고 있다. 4월6일 연합뉴스TV 보도에 따르면 "새누리당 엄용수 후보는 36.4%, 무소속 조해진 후보는 33.9%였다"며 초접전 양상임을 보여줬다.

국제신문 4월5일 보도에 따르면 유승민 후보는 지난 4월 5일 경남 함안군 칠원읍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열린 조해진 후보 지원 유세에서 "조해진 후보는 밀양·창녕 국회의원을 8년간 하면서 누구보다 지역발전에 앞섰고 개혁적인 사람이었다"며 "깨끗하고 당당하게 일한죄밖에 없는데 이런 사람이 공천을 못 받았다"고 새누리당 공천과정을 비판했다.

대구 : 12석 가운데 6석이 '흔들'

대구의 전체 의석수는 12석이다. 4년 전인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전석을 얻었다. 그러나 이번 만큼 다르다. 최악의 경우 새누리는 12석 가운데 6석 밖에 못건질 수도 있다. 이데일리 3월30일 보도에 따르면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류성걸(동갑) 의원은 진박 정종섭 새누리당 후보에, 권은희(북갑) 의원 역시 정태옥 새누리당 후보에 오차범위내 접전 양상을 보이며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민주에서 탈당한 홍의락(북구을), 더민주 김부겸(수성갑) 후보의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에서 탈당한 무소속 주호영 후보(대구 수성구을)도 여성 정치신인인 새누리당 소속 이인선 후보를 앞서고 있다.

그밖에 새누리당 공천과정에 반발하며 탈당한 강길부 후보(울산 울주군)와 김태환 후보(구미시을)가 무소속으로 뛰면서 '친정' 후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진박 후보들의 탈락, 박근혜 정부 임기말 '레임덕' 초래할 수도

유용화 정치평론가는 4월1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대구뿐 아니라 부산·경남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아 새누리당 이탈 의석수가 10석 정도 될 것으로 본다. 특히 진박 후보들이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경우 박근혜 정부가 남은 임기에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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