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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직원도 꿈꾸기 힘들었던 '검사장 주식'

ⓒ연합뉴스

현직 검사장의 주식 대박 논란의 중심에 있는 넥슨의 비상장 주식은 10여년 전 거래가 거의 안돼 직원들도 구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진경준 검사장이 120여억원의 차액을 챙긴 넥슨의 비상상 주식 1만주는 큰 혜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넥슨 전 직원들에 따르면 넥슨은 진 검사장이 주식을 매입한 2005년 당시 직원들에게 대규모의 자사주를 나눠준 경우가 없었고 자사주 취득 기회는 사내 핵심 인재에게만 한정됐다.

설령 자사주를 주더라도 진 검사장의 소유분과는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작은 양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넥슨을 다녔던 한 IT업계 관계자는 "2004∼2005년 사내에 상장과 (직원 대상) 자사주 배분에 관한 논의가 있었지만 결국 모두 무산됐다. 이때는 '창업 공신'이 아니고서는 자사주를 가진 사례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넥슨은 이후 성과 보상에 관한 불만이 커지자 2006년 이후 팀원·팀장급에게 자사주를 나눠주기 시작했지만 1인당 배당량이 50∼400주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전 넥슨 직원은 "2000년대 후반 회사 기여도가 높은 이들에게 상여금과 별도로 자사주를 나눠줬다. 팀장급이 최대 수백 주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넥슨은 2011년 12월 일본 증시에 상장했다. 상장을 앞둔 IT(정보기술) 업체는 직원들에게 대거 자사주 매입 기회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지만, 넥슨은 그렇지 않았다.

한 모바일 게임 업체의 관계자는 "국내 IT 업계 기준으로 볼 때 넥슨은 직원에게 주식을 굉장히 잘 안 챙겨주는 편이었다. 김정주 대표가 회사 지분에 대한 애착이 크고 자사주 배분을 통한 '돈 잔치'를 부정적으로 본다고 들었는데 이런 보수적 성향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진 검사장의 넥슨 지분은 2011년 일본 상장 당시 0.23%로 넥슨의 주요 인사들과 비교해도 작지 않은 수준이다.

진 검사장의 지분은 넥슨의 최고 인기 게임 중 하나인 '카트라이더'를 만든 정영석 당시 신규개발2본부장(0.28%)이나 강영태 전 넥슨 아메리카 최고운영책임자(0.26%)와 비슷한 규모였다. 그의 지분은 권준모 전 넥슨코리아대표(0.18%)나 박지원 현 넥슨코리아대표(0.12%)보다 많았다.

진 검사장은 김정주 대표(현 넥슨지주회사 NXC 회장)와 서울대 동기로 친한 사이였으며, 평검사 시절인 2005년 다른 대학 친구였던 컨설턴트 출신 박모씨(전 NXC 감사)의 소개로 비상장 주식을 샀다.

진 검사장에게 지분을 넘긴 사람은 당시 미국 이민을 한 것으로 알려진 넥슨 미국 법인의 전 대표 이모씨다. 매매가는 주당 4만원으로 전해졌으며 넥슨 주식의 당시 거래가인 10만∼15만원보다 너무 낮은 가격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유명 게임 업체의 한 관계자는 "헐값 매매 의혹은 논외로 쳐도 회사와 무관한 외부인이 이 정도 지분을 가진 건 이례적"이라며 "아무리 창업주와 친분이 있다고 해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주식 매입과 관련해 진 검사장이나 박씨가 김정주 대표와 특별한 소통이 있었는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넥슨은 지금껏 이 사안에 대해 "개인간의 합법적 주식 거래인 만큼 더 확인할 바가 없다"며 말을 아껴왔다.

진 검사장은 검사장 승진 이후인 작년 보유 지분을 126억여원에 처분해 120억원이 넘는 투자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넥슨 주식 매매와 관련해 논란이 일자 2일 법무부에 사표를 내면서 "해당 주식은 액면가(500원)보다 훨씬 비싼 주당 수만원에 매입했고 매입 자금은 기존에 갖고 있던 돈이었다. 그 내용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다 신고했으며, 심사 결과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진 검사장은 이에 관해 현재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진 검사장은 2005년 당시 매매를 제안한 박 전 NXC 감사와 또다른 '외부인'인 김상헌 현 네이버 대표(당시 대기업 변호사)와 함께 '공동 투자' 형태로 넥슨 주식을 샀다. 이 3명은 애초 서울대 동문으로서 친분이 있고 모두 같은 양의 넥슨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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