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가 일어나고, 인종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폭력이 일어나고, 종교 집단 전체에 대한 편견이 불거지는 지금, 전세계의 지도자들의 공감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지만 유권자들은 타인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후보를 칭찬하면서도, 그게 늘 투표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뉴욕 타임스는 여론 조사에서 공감이 별로 영향을 갖지 못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유권자들이 ‘나 같은 사람들의 필요와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진다고 믿는 후보가 패배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기 때문에, 유권자들은 ‘공감은 지도자에게 있어 대단한 자질이 아니다’고 믿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밝혔다.

중상, 거짓말, 여성 혐오, 인종 차별, 끝없는 자기 자랑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를 보면 과연 그런 것 같기도 하다. 트럼프보다 공감력이 떨어지는 후보는 상상하기 힘들다.

반면 버니 샌더스의 지지자들은 샌더스가 공감과 연민에 기반한 유세를 한다고 칭찬하고, 샌더스가 기자 회견 중 기절한 남자를 도와주러 달려가는 영상은 바이럴로 퍼졌다. 그러나 샌더스가 후보가 될 확률은 현재로선 낮다. 마찬가지로 오하이오 주지사 존 케이식은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이야기를 한 지지자를 포옹한 것으로 찬사를 받았지만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에 비해 한참 뒤처진다.

하지만 공감은 리더십에 있어 중요한 자질이 아닌 걸까? 사회 과학자들끼리도 의견이 갈린다.

예일 대학교의 심리학자 폴 블룸 박사는 공감이 지도자에게 있어 ‘과대평가’되는 자질이라고 주장하는 입장이다. 공감이 이타주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해도, 편향될 수 있으며 반드시 도덕적 의사 결정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주장이다.

블룸과 동료들은 자원자 중 중동 테러리즘 희생자들에게 가장 큰 공감을 표현한 사람들이 군사 행동을 지지하는 확률도 더 높았다고 한다.

공감은 우리가 친근하지 않은 집단을 돕기 보다, 감정 이입의 대상인 한 사람을 돕는 쪽으로 발현되는 가능성이 크다는 다른 연구도 있었다.

아주 다른 생각을 가진 심리학자들도 있다. 스탠포드 대학교의 연민과 이타주의 연구와 교육 센터의 엠마 세팔라 박사는 트럼프와 같은 정치인들은 공감 결여를 통해 우리의 감정을 조종하고, 공포와 분노를 이용해 우리의 표를 얻는다고 했다.

“우리를 다른 사람들 – 테러리스트, 이민자, 진보주의자 – 과 맞붙여서 우리와 그들이 적이라는 기분을 갖게 하는 것이다. 아이러닉하게도, 그러면 내집단, 함께라는 느낌, 연결과 소속감이 생긴다. … 다른 집단들에 대한 광범위한 발언을 함으로써 그들은 내집단 의식을 불러일으켜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준다.” 세팔라가 허핑턴 포스트에 한 말이다.

세상이 이젠 안전하지 않다는 말로 유권자들의 공포를 이용하는 트럼프의 테러 관련 발언을 보자.

Do you all remember how beautiful and safe a place Brussels was. Not anymore, it is from a different world! U.S. must be vigilant and smart!

— Donald J. Trump (@realDonaldTrump) 22 March 2016

브뤼셀이 얼마나 아름답고 안전한 곳이었는지 다들 기억하는가. 이젠 다른 세상이 되어버렸다! 미국은 경계하며 영리하게 행동해야 한다!

“이런 정치인들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게 아니라 불안과 공포를 부채질한다. 연구에 의하면 불안을 조장하는 것이 정치인으로선 자신들의 생각을 주입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불안으로 인해 유권자들은 애매모호한 정보에 의해 더 큰 위협을 느끼고 반이민 태도를 취하게 될 수 있다는 2014년 연구가 있었다.

트럼프의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먹힐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좋지 않을 수 있다. 사람들이 투표 전에 후보의 공감 능력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자신감, 높은 자존감, 우월함, 권위가 있는 사람들이 좋은 지도자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나르시시즘이라고도 하는 이런 특징을 지닌 사람들에겐 큰 맹점이 있다.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타인들과 함께 일을 잘 하지 못하고, 지나친 자신감 때문에 실수를 한다.”

“가장 좋은 지도자들은 감성 지능이 높고 가치를 추구하는 접근을 하는 사람들이다. 겸손함, 연민, 신뢰성, 공감을 지닌 사람들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How Important Is It For Politicians To Have Empathy?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