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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을 빈다" : 도널드 트럼프, 한반도 전쟁은 '그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말하다

  • 허완
  • 입력 2016.04.03 13:47
  • 수정 2016.04.03 13:48
U.S. Republican presidential candidate Donald Trump speaks at a campaign rally in De Pere, Wisconsin, United States, March 30, 2016.     REUTERS/Jim Young
U.S. Republican presidential candidate Donald Trump speaks at a campaign rally in De Pere, Wisconsin, United States, March 30, 2016. REUTERS/Jim Young ⓒJim Young / Reuters

미국 대선 경선의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북한이 전쟁을 벌이더라도 한국과 일본 등 이 지역 국가들의 문제일 뿐이라며 '미국 불개입'을 시사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가디언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위스콘신 주 밀워키와 로스차일드에서 유세하던 도중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주변 문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는 로스차일드 유세에서 연설하면서 핵으로 무장한 북한과 일본 사이에 분쟁이 일어난다면 "끔찍한 일이겠지만, 그들이 한다면 그들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행운을 빈다, 좋은 시간 되기를, 여러분(Good luck. Enjoy yourself, folks)"이라고 비꼬면서 "우리는 국가부채가 19조 달러(약 2경2천조원)이고 곧 21조 달러가 되려는 상황에서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반도 주변 분쟁에 대한 불개입을 시사한 트럼프의 이런 언급은 미국이 해당국에서 벌어지는 무력충돌 상황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한국, 일본과 각각 체결한 상호방위조약에 배치되는 발언으로 한반도 외교에 대한 무지를 보여준 것으로도 해석된다.

트럼프는 또 북한의 김정은을 겨냥해 "미치광이를 막으려고" 주한미군 2만8천명을 두고 있다는 데 불만을 표시했다.

최근 논란을 일으킨 '한일 핵무장론' 발언과 관련해서도 "그들(한국과 일본)이 (핵무기로) 무장하지 않는 편을 바라지만 (미군 주둔으로) 엄청난 돈을 계속 잃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어 "솔직히 말해 그들 스스로 북한과 대응해 스스로를 지키도록 할 수 있다. 그들은 꽤 빨리 (북한을) 없애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기도 했다.

앞서 밀워키 유세에서도 트럼프는 "일본이 핵을 가지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그들(한국과 일본)이 스스로를 지키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그들이 언젠가 핵무기를 가지게 되다는 의미라면 어쨌든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발언들은 전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핵 안보 정상회의에서 자신을 공격한 데에 맞대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의 '한일 핵무장론'에 대해 "외교나 핵 정책, 한반도, 세계 전반에 무지한 것으로 (핵무장 용인의) 위험성을 모르는 사람이 백악관에 들어와서는 안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또 트럼프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대해서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2일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나토에 대해 "한물갔다"고 표현한 그는 이날 위스콘신주 유세에서도 나토의 동맹국들이 더 큰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면서 나토가 와해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한 WP에 미국의 경제 여건이 매우 위험해 "극심한 경기침체"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억만장자인 트럼프는 "우리는 경제 거품, 금융 거품 위에 앉아 있다"며 현재는 주식시장에 투자하기 매우 나쁜 시기라고도 덧붙였다.

이는 많은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과는 상반되는 것이라고 WP는 지적했다.

높은 실업률과 과대평가된 증시 때문에 또 다른 경기침체가 온다는 것이 트럼프의 설명이다.

트럼프는 현재 미국의 공식 실업률은 5%지만 통계를 신뢰할 수 없다면서 실제는 이보다 훨씬 높은 20%대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무역협정을 미국에 유리하게 바꿔 19조 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국가부채를 8년 안에, 즉 재선 임기까지 다 갚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불리한 모든 무역 협정을 다시 협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의 무역에서 연간 5천50억 달러의 적자가 나고 있으며 다른 모든 나라로부터도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주장은 미국이 무역전쟁을 벌이게 될 경우 미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많은 경제학자들의 전망과 정반대다.

이밖에 트럼프는 출마 결정에 대해 누구에게 이야기했느냐는 질문에 "나 자신에게"라고 답했다. 그는 NBC 방송의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 출연하던 2014년 여름에 출마 의사가 강해졌다고 털어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는 힘을 존중하는 사람"이라면서 "나는 푸틴과 잘 지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법관 후보로 판사 10∼12명의 명단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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