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오늘. 장국영이 사망했다. 2003년 4월 1일. 오후 7시 6분.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24층에서 투신해 46년간의 생을 마감한 그는 “마음이 피곤하여 더 이상 세상을 사랑할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
벌써 13년 전의 일이지만, 그날 이후 4월 1일이 오면 장국영의 팬들은 그의 대사들을 곱씹어본다. “잊으려고 노력할수록 더욱 선명하게 기억난다. 그녀는 전에 늘 말했었다. 갖지 못하더라도 잊지는 말자고.”(<동사서독>) “세상에 발 없는 새가 있다더군. 날아다니다가 지치면 바람 속에서 쉰대. 딱 한 번 땅에 내려앉는 데, 그건 바로 죽을 때지.”(<아비정전>), “우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해피투게더>). 그처럼 장국영의 죽음은 동시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고, 많은 사람이 아직도 그때의 상실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장국영의 13주기를 맞이해 13년 전, 이맘때 홍콩의 모습을 다시 찾아보았다. 그때는 중국반환 후 침체되었던 홍콩 경제가 “2차대전 이후 최악”이라고 할 만큼 심각했던 상황이었다. 게다가 사스가 홍콩을 덮쳐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그리고 장국영이 죽었다. 그를 사랑했던 팬이라면 13년 전, 장국영을 떠나보낸 홍콩의 모습에서 당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지도 모른다.